몇 달 전부터 알뜰 통신사의 요금제로 바꾼 후에 전자책 구독 서비스인 '밀리의
서재'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어서, 재미있는 책들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도서관 전자책 서비스도 좋지만, 없는 책이 많아서, 좀 아쉬웠습니다. 밀리의
서재에서 최근에 읽은 책들은,
EBS 다큐멘터리 자본주의,
자본주의 사용설명서,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등이 있습니다. 읽은 기록들을 살펴보니, 대략 두 권의 비소설을 읽는 동안, 소설과
같은 문학 작품을 한 권 정도 읽었던 것 같습니다.
밀리의 서재에서 읽어볼 책들을 찾아 헤매다 우연하게 발견한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이라는 작품을 접했습니다. 작가 이름이 차인표입니다. 맞습니다.
유명한 배우, 차인표씨입니다. 저는 배우 차인표에 대해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소위 바른 생활 사나이라고 알려졌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 책 표지가 참 아름답고,
제목이 조금 낭만적(?)입니다. 마치 헤르만 헤세의 한 작품이나 황순원의 소나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1931년 일제 강점기, 백두산 기슭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저는 대략 20여년 전에 회사 사람들과 함께 중국을 통해 백두산 여행을 하였습니다.
그 때 보았던 신비한 느낌이 영롱한 문장으로 정말 잘 그려져 있습니다.
천둥소리를 내며 하얀 물을 쏟아 내는 폭포 위를 날아 우산대처럼 하늘로 길게
뻗은 이깔나무 숲을 지나니, 끝없이 펼쳐진 노란 들꽃밭이 나타납니다. ...
억새밭이 끝나는 그곳에 작은 언덕이 봉긋 솟아있네요.
백두산 자락에서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끼 제비의 시각으로 하늘에서 마을
사람들의 삶을 바라봅니다. 이야기를 구수하고, 따뜻하게 풀어내는 작가의 솜씨가
보통이 아닙니다.
이야기를 읽다 보면, 호랑이 마을의 촌장님 댁, 너른 억새밭, 잘가요 언덕의
꿀밤나무가 눈에 선하게 잡힙니다. 그리고 '오세요 종' 소리가 "땡~ 땡~" 멀리서 들리며, 때로는
차가운 백두산 안개 속에서 미세한 호랑이 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4D 영화관에 온
것처럼 말이죠.
작가는 1997년 한국에 오셨던 훈 할머니를 보고, 그 형편없는 시절을 버텨 낸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이야기를 쓰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무려 10년에 걸쳐서
원고를 붙잡고서, 백두산을 직접 탐방하고, 사실을 검증하며, 그리고 위안부
할머니들이 살고 계시는 '나눔의 집'에 가보고, 다듬고 또 다듬어 세상에 선보인
작품입니다.
잔인하고, 폭력적인 시대였지만, 백두산의 천지처럼 맑은 영혼을 가진 우리 나라와
일본 젊은이들이 무도한 시대에 맞서 서툰 사랑을 지켜내려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런 사랑은 오래 가지 못합니다. 호랑이 마을의 순이를 비롯한 수많은
젊은 여성들이 일본군 위안부로 '물건처럼' 끌려갔기 때문입니다.
파렴치한 죄를 널리 알리고 죄인들을 응징하겠다는 작가의 첫 마음은, 용서와
화해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바뀌어갑니다.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가해자들이 진정한 반성과 사과, 용서를 구함으로써, 할머니들과 그들 사이에
진정한 용서와 화해가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라고요.
잔인하고, 아프고, 시린 이야기를 이렇게 아름다운 문장들에 담아서 선사해준
작가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아주 즐겨서 듣는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저는 가끔씩 다이나믹 레인지가 크고
정교한 클래식 음악을 듣고 싶을 때, 또는 차분하고 안정적인 음악에 빠지고 싶을
때, 아니면 위안을 주는 선율을 찾고 싶을 때 93.1Mhz (수도권 기준) KBS 클래식
FM을 듣습니다.
밤 10시에 방송하는 『당신의 밤과 음악』은 밤의 어두움과 고요함에 푹 빠질 수
있는 차분한 음악들이 주로 나옵니다. 선곡되는 음악들도 좋지만, 맨 처음 오프닝
시그널 음악도 참 매력적입니다. 바순의 서정적인 연주가 신디사이저 전자 피아노
음색의 반주를 배경으로, 음악을 들으면서도, 마치 가을 밤의 정적으로 빠져드는
느낌을 가져다줍니다.
그 음악은 캐나다의 바순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빌 더글라스(Bill Douglas)의
찬가(Hymn)입니다. 이름이 찬가이다보니 종교적인 찬송을 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종교적인 곡은 아니라고 합니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버전은 전자 피아노
반주도 담백한 화성과 리듬을 가지고 있어서, 어떤 면에서는 밤의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인터넷에서 더 찾아보면, 조금 더 클래식 음악의 특성에 맞게 편곡된 연주가
있습니다. 전자 피아노 대신 어쿠스틱 피아노가 나오고, 반주가 더 다이나믹하며,
화성도 약간 더 현대적입니다.
합창과 플룻이 들어간 반면, 정적인 반주를 유지하다 보니, 유니즌이 많이 나오고,
약간 공허하게 들릴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적절히 위의 전자 피아노 버전과
클래식 편곡(?) 버전, 그리고 합창과 플룻이 들어간 버전을 결합하여 좀 더 편곡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빌 더글라스의 찬가 들어보시지요.
PDF 전자책은 Airtable로 만들어진 버전과 달리, 계속 업데이트가 되지 않습니다.
Airtable은 제가 조금씩이라도 업데이트를 하면, 모두가 최신의 내용을 같이 볼 수
있지만, PDF 전자책은 현재의 버전이 계속 유지가 됩니다.
시중에 있는 경영지도사 2차 시험 기출문제 풀이집 가운데, 가장 방대하고 상세한
분량을 담고 있으며, 문제마다 관련 단원(주제) 태그가 붙어 있어, 관련 단원의
학습과 병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2차 시험 준비하시는 분들에게는 이 한 권으로
다른 기출문제 풀이를 찾아 헤매실 필요가 없도록 구성했습니다.
주어진 총 예산은 1,000만원이다. 교육 프로그램의 종류가 4가지가 있는데, 제일
비싼 것 A는 100만원, 그 다음 B가 60만원, 그 다음 C가 30만원, 가장 가벼운
프로그램 D는 20만원이다. 예산 1,000만원을 다 쓰는 범위 내에서 각 프로그램을 몇
회 씩 운영해야 할 지 계획을 세워라.
단, 모든 프로그램은 모두 연간 2회 이상 운영해야 하고, 가장 비싼 프로그램은
최대 3회 이내에서 운영할 수 있고, 가장 가벼운 프로그램도 최대 30회 이내에서
운영해야 한다.
문제 분해
이런 문제가 전형적인 최적화 문제입니다. 즉, 목표치가 주어지고, 목표치와 몇
가지 제약 조건에 맞추어서 주어진 자원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의 문제이지요. 엑셀,
구글 시트, 리브레오피스의 캘크의 "해 찾기(solver)" 기능으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목표: 연간 예산 총액 1,000만원에 맞추기
변수: A, B, C, D 프로그램의 운영 횟수 (각각 a, b, c, d라고 하겠습니다.)
제약 조건:
a, b, c, d는 모두 정수(integer)이다.
a, b, c, d는 모두 2 이상이다.
a는 3 이하이다.
d는 30 이하이다.
방정식: 100a + 60b + 30c + 20d = 1000 을 만족하는 미지수 a, b, c, d를
구하라.
미지수가 여러 개인 다항식이기 때문에 일차 방정식이지만 해가 여러 개
존재한다.
따라서, 주어진 목표값에 이르기 위한 입력값을 여러 가지로 변화시켜보는
목표 탐색 기법을 써야 한다.
엑셀의 해 찾기에 대입
엑셀 (2024년 8월 28일 현재, Microsoft 365 기준)의 '해 찾기'에 이 문제를 넣기
위해 아래와 같은 표를 만들었습니다.
목표 셀에 커서를 놓은 상태에서, 엑셀의 해 찾기를 실행합니다.
제일 위에 E7이라고 지정한 것이 목표 셀입니다. 바로 밑에서 목표 지정값으로
10,000,000원을 주었습니다.
중간에 변수들의 범위를 지정합니다. 운영 횟수, 즉 D3 ~ D6가 변수
부분입니다.
마지막으로, 특별히 제약 조건이 무엇인지 지정합니다. 예를 들면, 변수는 모두
정수이고, 2 이상이고 등 총 4가지 제약 조건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해 찾기를 실행하면, 아래와 같은 계산 결과가 나옵니다.
이런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해 찾기를 실행하거나, 제약 조건을 더
추가해서 실행하면 다른 해를 찾아줍니다.
사상 최장의 열대야 기록을 깼다는 2024년 여름의 끝자락에서 지독하게 추운 겨울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었다. 혼자 살아가지 않는 우리 모두에게 돌봄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리고, 그것의 무게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다. 끝이 보이지 않은 긴 터널을 지나가는 명주와 준성의 삶은 반전은 커녕 더욱 진흙탕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왜 외면하지 않고, 돌봄을 택한 어떤 사람에게는 삶이 이렇게 힘든 것인가.
치매 걸린 어머니를 간병하며 연금으로 근근히 살아가는 명주도, 아버지를 돌보며 젊은 시절을 송두리째 보냈지만 오히려 더 궁지에 몰린 준성도, 요양원에서 도망쳐나온 할머니도, 증평댁과 여행을 꿈꾸며 온기를 전했던 진천할아버지의 인생도 모두 소중하다. 지금껏 아버지를 돌보며 살았던 그의 인생은 무엇이었는지 준성이 묻는다. 벼량 끝에 몰려 뉴스에 나올 만한 결정을 한 그들에게 누가 돌을 던지겠는가?
신도, 국가도, 의료 기술도, 법에서도 도와주지 않는 엉망진창인 삶의 위기에 빠진 이웃들이 어떻게 어떻게 손을 잡았다. 그들의 선택이 어떤 결말을 가져올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바닥으로 꺼져가는 인생에서 두 손을 잡고 바다에 빠지지 않으려는 그들의 몸짓에 책을 읽는 사람도 소심한 희망을 가져본다. 각자도생의 시대, 누군가는 잔혹한 현실에서 삶의 무게를 오롯이 혼자 짊어지고 간다.
온라인 설문지를 만들다보면, 한 질문에 대해 복수 응답이 가능하도록 문항을
만드는 경우가 자주 발생합니다. 예를 들면, "지금 먹고 싶은 과일을 모두
선택하세요."라고 하면, 선택한 과일의 갯수가 0개가 될 수도 있고, 1개가 될 수도
있고, 그보다 많을 수도 있습니다.
1. 체크박스를 이용한 복수 선택 문항
이런 설문지를 만들 때, 보통은 복수 선택형 체크박스(checkbox)를
사용합니다.
이렇게 문항을 만들면 결과 데이터를 담는 스프레드시트(구글 시트 또는 엑셀 등)의
한 개의 셀에 여러 개 과일 이름이 한꺼번에 들어갑니다. 예를 들면, 셀 하나에
"사과, 수박" 이렇게 값이 들어갑니다. 설문 응답자가 여러 명일 때에, 전체 응답자
중에 "사과"라는 응답이 몇 개 나왔는지 카운트하려면 매우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 텍스트 구분자(이 경우 쉼표)를 기준으로 컬럼을 잘라준 다음, 데이터
분석을 하는 방법이 있고, 그렇지 않으면, 셀 안에 있는 텍스트들을 분석하는 다소
복잡한 수식을 만들어야 합니다.
위의 그림에서 총3명의 응답을 분석해보면 사과가 2회, 딸기가 1회, 수박이 2회,
포도가 1회 나왔습니다. 과일 이름이 셀 단위로 분리되지 않았으므로, 셀 안에 있는
특정 단어를 카운트하기 위해서
3명 응답 전체의 텍스트 길이를 구합니다.
=sumproduct(len(b$2:b$4) ...
A10 셀에 있는 "포도"라는 단어가 몇 번 나왔는지 카운트하기 위해 "포도"를
제거한 전체 텍스트 길이를 구합니다.
이제 지난 18년간 기출 문제와 그 예시 답안을 모두 담은 데이터베이스를 공개해도
될 것 같습니다. 경영지도사 시험 문제가 공식적으로 공개된 것은
2013년부터입니다. 그래서 그 이전 자료는 응시자들의 기억에 의해 복원된
문제들입니다. 그렇게 복원된 문제들을 여러 곳에서 찾아서, 예시 답안을 작성하고,
그것을 소위 "DB화" 하였습니다.
제가 시험 준비를 하면서 수험생으로서 아쉬웠던 점이 있었습니다. 즉, 기출 문제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아서, 내가 공부하는 주제에 맞추어, 이 분야에서는
어떤 기출 문제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것에 대한 답안은 어떤 관점으로 정리하면
좋을지 바로 참조할 수 있는 곳이 없었습니다.
몇몇 학원가에서 제공하는 기출문제 풀이는 최근 몇 년에 집중되어 있었는데,
그것도 "DB화" 되어있지 않아서, 공부하는 장(챕터)에 맞추어, 관련 문제를 전부
열람하고, 풀어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문제와 문제 풀이를 (한글, 워드, 구글
독스같은) 워드프로세서에 정리해나갔는데, 주제별, 과목별, 연도별로 정리가 잘 안
되니, 활용도가 낮고, 공부하기가 불편했습니다.
대안을 찾다가, 문제와 답을 (엑셀, 구글 시트 같은) 스프레드시트로 옮기려고
했는데, 답안이 길고, 서식이 있는 리치 텍스트(rich text)여서 스프레드시트로
정리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형식의 데이터를 수용할 수 있고,
다양한 조건으로 조회(쿼리)가 가능한 데이터베이스로 옮기는 게 좋겠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기출문제 풀이 데이터베이스 구성
결론적으로, 로우코드 데이터베이스인 에어테이블(Airtable)에 정리를 하고, DB
구조도 몇 번 변경을 하면서 가장 적합한 형태로 바꾸어갔습니다. 18년간 문제를
모두 정리하다보니 총 324문제가 되더군요. 이것들의 답안을 정리하는 데에 엄청난
시간이 걸렸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수험 교재 세 권, 그리고 국가법령정보센터, 노동OK, 한국어/영어
위키피디아, 각종 블로그 아티클, 대학 강의 자료 등을 참조하고, 그래도 답을
쓰기가 애매한 경우는, 생성형 AI(제미나이, 챗GPT,
끌로드,
코파일럿 등)의
도움을 받아서 답안을 정리하였습니다. 또 문제별로 키워드를 자동 추출하기 위해
에어테이블의
AI 필드의 도움을 좀 받았으나, 제가 쓰는 요금제로 쓸 수 있는 용량이 정해져 결국에는
노가다(?) 작업으로 거의 진행했습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구성
아무리 에어테이블이 쉽게 만들어놨다고 하지만, 데이터베이스 날 것의 테이블들은
일반적인 사용자가 접근하면 어디에서 무엇을 해야 할 지 감이 안 옵니다. 그래서
사용자 인터페이스 화면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고려한 솔루션은 에어테이블 자체
인터페이스 디자이너(Interface Designer), 소프터(Softr),
노로코(Noloco)였습니다.
노로코는 기능이 세세하고 막강하여, 트라이얼 기간동안 몇 번 감탄하며 UI를
만들어봤는데, 트라이얼 기간이 끝나니, 요금이 너무 비쌌습니다. 소프터는
한국에서는 가장 알려진 도구인데, 이상하게 저하고는 잘 안 맞았는지, 제가 원하는
인터페이스를 도저히 만들 수가 없었습니다. 인터페이스 디자이너는 기능 면에서
가장 떨어지지만, 에어테이블에 네이티브하게 붙어 있어서 가장 간편하고
안정적(?)입니다.
현재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간단하게 문제 목록을 목록형으로 과목별로 조회하는
것이 주된 기능입니다. 조회할 때 기본적으로 필터, 검색, 정렬, 그룹핑을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습니다. 문제 목록이 목록형으로 나오는 것이 별로 맘에 안 들면,
카드 형식으로 나오는 메뉴도 추가했습니다. 그러다가, 이왕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된
것, 주제별로 어떤 분야에서 문제가 많이 나왔는지 빈도 분석 차트도 넣어봤습니다.
이것도 처음에는 그냥 몇 개 고정형 차트로 보여주다가, 출제연도를 선택해가면서
약간은 인터액티브하게 다이나믹한 차트로 변경시켜놓았습니다.
사용자 의견 반영 실시간 업데이트
마지막으로, 종이책도 아니고 전자책(ebook)도 아닌 클라우드 기반의 시스템 장점을
살려, 사용자의 의견 제출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문제 풀이 과정에 오류, 오타,
개선점을 발견한 경우, [의견 보내기] 버튼을 눌러서 수정 의견을 내면, 제가
접수하여 오류를 재빠르게 수정합니다. 제출된 의견은 고유 티켓 번호가 붙어서 추적 관리되고, 그 결과를 알려드립니다.
그렇게 해서 기존의 출판물과 달리, 사용자
의견을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품질이 좋아지고, 항상 최신 버전이 유지되는 기출문제
시스템이 됩니다.
패키징과 판매
에어테이블의 큰 단점은 소프트웨어를 패키징하여 판매하는 방법이 상당히 어렵다는
것입니다. 한 기업 내에서 엔터프라이즈용으로 사용할 때에는 접근 권한을
조정하면서 데이터와 접근 메뉴를 사용자들에게 배분하면 되는데, 일반
소비자용으로 판매하는 것은 생각할 문제가 매우 많습니다. 판매할 대상이 데이터
자체인지, 데이터베이스 구조인지, 그것의 인터페이스인지, 또는 그런 것들의
결합인지에 따라 다른 접근법을 취해야 합니다. 몇 가지 복잡한 방법들도 있지만,
결국에 찾다가 찾다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접근 권한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스마트스토어의 상품 분류를 어떻게 하느냐부터 시작해서 애매하고
잘 맞지 않은 부분이 많았지만, 현재는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상태입니다.
판매 가격
무료로 공개해볼까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닌데, 그래도 제가 여기에 투자한 시간에
대한 보상, 그리고 이 제품(프로그램)을 쓰는 사람들이 잠재적으로 얻게 되는
이득과 가치가 어느 정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이게 단순히 기출문제
풀이집을 전자책이나 종이책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 시스템이기
때문에, 개인 맞춤형(?)으로 문제들을 재구성할 수 있고, 프로그램에 새로운 기능이
업그레이드되거나, 결함이 제거되거나, 내용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됩니다. 그런
것들을 고려하여, 적당한 가격을 붙였습니다. 구독형은 아니고, 그냥 일회성 구매만
하면 됩니다.
지난 2024년 7월 6일 토요일에
경영지도사 2차 시험(인적자원관리 분야)을 보았습니다. 1차 시험은
양성과정이라는 제도가 있어서 2024년 5월에 다행히 무난하게 통과하였습니다. 양성과정 결과 보고, 뒤늦게 교재 구입하고, 공부를 시작했는데, 절대적으로 공부
양이 부족했었습니다. 게다가 개인적인 몇 가지 일들이 시험을 1-2주 앞두고 닥치는
바람에 힘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험은 힘들고, 내년을 기약해야 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ㅠㅠ. (시험 결과는 2024년 10월에 발표됩니다.)
제가 그동안 Airtable이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데이터로 구축해놓은 기출 문제 분석
자료의 일부를 공유합니다. 시험 문제는 인터넷을 통해 구할 수 있는 모든 소스(Q-Net 기출문제 포함)를 총동원해 2007년부터 2024년 금년도 문제까지 총 324문제(18년 * 18문제)를
대상으로 합니다. 내년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각 과목별 문제들을 출제 분야별로 나눴습니다. 출제 분야는 일단 제가 공부했던
교재의 장(chapter)을 매치시켰습니다. 어떤 문제의 경우, 해당 과목 교재에 없는
경우도 있고, 다른 과목 교재에 답이 있는 경우도 있으며, 또, 2개 이상의 장에
걸쳐있는 문제도 있습니다. 따라서 총 문제수와 총 빈도수의 총합은 맞지 않습니다.
문제의 주제 분류가 애매해서, 제가 약간은 주관적으로 주제를 매치시킨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100% 정확한 분석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세 개 과목의 모든 문제에 대해 문항별 배점까지 가중치로 준 다음, 지난 18년간 가장 많이 출제된 영역을 분석해보았습니다. 가장 누적 배점이 높았던 영역은 조직행동론의 "동기(총 420점)" 부분이었습니다. 이어서 인사 평가(350점), 임금 관리(300점, 임금관리 II와 합산시 360점), 리더십(290점) 순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노사관계론에서는 여러 영역에서 골고루 문제가 출제되었다고 보아도 될 것 같습니다.
2. 인사관리
인사관리 분야에서 지난 18년간 가장 많이 출제된 영역은, "평가(evaluation,
assessment)" 영역으로 총 17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다양한 인사 평가 방법 및
특징, 평가의 오류 등 다양한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직무관리(15문제), 임금관리 I(관련 두 개의 챕터를 합할 경우 17문제로 최다
출제), 모집과 선발(11문제), 유지 및 이직관리(10문제) 순으로 출제가 많이
되었습니다.
3. 조직행동론
조직행동론에서는 압도적으로 "동기(motivation)" 분야의 문제가
다수(24문제)였습니다. 동기 관련 이론들이 워낙 많고, 암기할 요소도 정말
많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리더십(15문제), 업무 집단과 팀(14문제), 조직문화와
조직 구조(13문제), 권력/갈등/협상(12문제) 순이었습니다.
4. 노사관계론
노사관계론은 저에게 제일 공부하기 어려운 과목이었습니다. 법률에서 사용하는
표현 방식이 아직도 익숙하지가 않아서, 사용된 단어(즉 워딩)를 그대로 암기하는
방식이 낯설었습니다. 제일 많이 출제된 분야는 바로, "협력적 노사관계"로
13문제였습니다. 다시 말해 근로자가 경영에 참가하는 여러 가지 방식에 대한
문제들이죠. 이어서, 임금(11문제), 단체협약(11문제), 쟁의행위(11문제), 대립적
노사관계(10문제) 순이었습니다. "임금"은 인사관리 과목과 노사관계론을 합쳐서
생각해보면 인사관리에서 17문제 + 노사관계론에서 11문제가 되어 임금 관련 문제는
28문제로, 경영지도사 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단일 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눈 떠보니 선진국』을 읽고 나서 같은 작가가 쓴 『박태웅의 AI 강의』도 꼭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생성형 AI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대학원에서 신경망 배울 때 좀 더 관심을 가지고 팠어야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때는 소위 인공지능의 겨울이었던 시기여서, 인공지능이 이렇게 느닷없이
성능이 좋아지고, 능력을 갖추게 되리라고 예상을 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서점에 가보아도, 챗GPT에 대한 책들이 넘쳐납니다. 많은 책들이 이것을 어떻게
잘 활용하여, 나의 업무 생산성을 극적으로 높일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좀
더 부정적으로 표현하면, 그럴듯한 콘텐츠를 빠르게 만들어서
인터넷 세상을 오염시키는 방법에 대한 글과 영상들은 이미 넘쳐납니다.
그런 와중에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더 나아가 인공일반지능(AGI)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거시적인 영향과 파급 효과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보고,
이면에 숨어있는 위험을 인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책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박태웅의 AI 강의』는
이해하기 쉽게 쓰여져 있지만, 진지하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전체 다섯 개의 장(1강~5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장 핵심적인 것은 저는 3강,
열려버린 판도라의 상자였다고 느꼈습니다. 오픈AI의 샘 알트먼은
"인공일반지능이 만약에 고장나면 무엇인가 다른 조치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특정 회사가 이런 AI를 소유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말했지만, 정작
요즘 오픈AI의 행보는 갈수록 "클로즈드" AI로 향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 결과가
나오는지 설명할 수 없는 요즘의 AI는 원하지 않는 결과(편향되었거나,
차별적이거나, 허위이거나, 개인 정보를 침해하거나 등)가 나왔을 때, 그것을
고치는 방법도 근본적으로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극단적으로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스카이넷이 인간을 공격하게 되는 상황까지는
상상하지 않더라도, 현재의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인해 판도라의 상자가 이미
열렸고, 이것에 대해 전사회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어떤 미래가 올 지
알 수가 없습니다.
소셜 미디어(인스타그램)를 사용하는 정도와 미국 소녀들의 자살률 증가가 높은
상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메타의 과학자들은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에 의해 우리는 필터 버블(filter bubble)과 에코 체임버(echo
chamber)에 빠져 있을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정치적인 극단주의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거대 기업에 의해 움직이는 소셜 미디어의 부작용에도
우리는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생성형 인공지능의 부작용에
대해 지금부터 고민하고 대처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2020년 구글에서 인공지능 윤리를 연구하다 해고당한 팀닛 게브루(Timnit
Gebru)가 쓴 논문, <확률적 앵무새의 위험에 대하여: 언어 모델은 너무 커져도
좋을까?>에서 지적한 네 가지 위험성이 있습니다. 심리학자 개리 마커스도
비슷한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첫째, 거대 언어 모델을 운영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재정적 비용과, 매우 많은
양의 전기, 탄소, 물이 소비됩니다. 그리고 지구상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지역에
가장 크게 타격을 줍니다.
둘째, 이 언어 모델 안에 어떤 편견과 왜곡이 들어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
모델에는 인터넷에서 영향력이 작은 국가와 민족의 내용은 누락되고, 부유한
국가의 관행은 더 많이 반영되어 모델이 생성한 답이 동질화될 수
있습니다.
셋째, 연구의 기회 비용입니다. 그럴 듯한 답을 내놓는 거대 언어 모델에
대부분의 연구비가 집중되어, 더 필수적이고 중요한 과제에 자원과 예산이
배분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네 번째는 잘 알려진 환각(hallucination)의 문제입니다. 인공지능이 생성하는
허위 정보, 가짜 뉴스, 딥 페이크를 구분하고, 방지하기 위한 장치가 뚜렷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다섯 번째, 책에서는 오리지널의 실종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텍스트를 기반으로
그럴듯하게 생성된 이미지들이 인터넷 세상을 도배하고, 인공지능이 생성한
그럴듯한 글들이 꽉차게 되면, 이제 인공지능은 더 이상 학습할 오리지널
데이터가 부족해지게 됩니다. 그렇게 했을 때, 인공지능의 성능은 점점 더
나빠진다고 합니다. 인터넷 세상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콘텐츠가 넘쳐나는 열린
세상이 아니라, 유사한 이미지와 자가 복사된 글들로 채워지는 닫힌 세계, 근친
교배로 다양성이 상실되는 세계가 될지도 모릅니다.
여섯 번째, 차별의 재생산입니다. 논란이 되어 폐기되었던 아마존의 인공지능
채용 시스템, 골드만 삭스의 인공지능 신용평가 시스템, 컴퓨터 비전의 발전에
혁혁한 기여를 하고 있는 이미지넷 등이 예로 언급되었습니다. 이런 시스템에
내재한 성차별, 인종차별, 기타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차별적 패턴을
인공지능이 학습하여 차별은 확산되고 재생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럽 연합은 2019년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 가이드라인」을 만들었고, 미국은
「알고리듬 책무법안 2022」, 우리 나라는 「AI(인공지능)산업 육성 및 신뢰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신뢰할 수 있고, 위험하지
않은 인공지능을 위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지혜를 모아서 사회적인 합의와
대책을 잘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와튼 스쿨의 조직심리학 교수인 애덤 그랜트(Adam Grant)는 내가 매우 좋아하는 저자이다. 그의 책 『오리지널스』를 읽고 느꼈던 충격과 감동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그가 쓴 다른 책들도 모두 읽어보아야 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오래되었다. 최근에 나온 『기브앤테이크』나 『히든 포텐셜』을 읽어보기 전에, 먼저 나왔던 『싱크 어게인』을 읽어보았다.
역시 풍부한 생각할 거리들을 제공해주었고,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믿음, 선입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무엇이 실수였을까 회상해보게 되었다.
네 가지 마인드셋이 나온다.
앞으로 내 믿음이 위험해질 때 과도한 설교에 의존하는 '①전도사'나, 남의 잘못만 따지고 드는 '②검사', 상대를 설득해서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정치 공작에 뛰어드는 '③정치인'의 방식으로는 내 자신의 업데이트와 상대방이 있는 설득, 협상, 토론, 논쟁의 현장에서도 잘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내가 잘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기존에 알고 있었던 것을 다시 의심해보며, 새로운 사실과 데이터를 접할 때마다 기존의 믿음을 수정하고 업데이트하는 것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④과학자'의 마인드를 갖추어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믿음 체계 또는 행동 양식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 것들이 있다. 그 중에는 후회스러운 지나간 일들도 있고, 앞으로는 다르게 행동하기로 마음먹은 것들도 있다.
첫째, 나의 전공과 나의 적성, 흥미를 한 곳에 가두고, 다시 생각하기에 실패했다. 나는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 인지심리학(조금 좁혀서 말하면, 지각심리학)을 공부했다. 그런 선택을 한 배후에는, 인간을 과도하게 "자연 과학"의 연구 대상으로 바라본 나의 편협함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래서 좀 더 "부드러운" 과학이랄 수 있는 인문학, 사회학, 상담 심리학, 사회 심리학에 대해서마저 눈과 귀를 상당히 닫아버렸다. 옳고 그름이 흑백 논리로 규정되지 않는 인문학적 사고의 깊이와 그 즐거움을 조금이나마 깨닫게 된 것은 한참 나이가 든 이후였다.
둘째, 첫 번째 언급했던 전공의 연장선에서, 나의 커리어를 발전시켜 나감에 있어서, 다시 생각하기를 통한 확산과 수렴을 적절하게 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내가 직장 생활 초창기에 흥미를 가지고 더 발전시켜나가고 싶은 나의 전문성은 "온라인 교육", 소위 말하는 "이러닝"이었다. 그런데, 나의 정체성을 그것과 동일시한 나머지 일종의 몰입의 상승 효과(escalation of commitment)를 통한 터널 시야(tunnel vision)에 빠졌던 것 같다. 회사에서 나의 커리어를 수평 확장할 기회(예를 들면, 회사의 중장기 경영 전략 수립, 변화 관리 에이전트 등)에 소극적으로, 또는 자신감 없이 임하게 되었다. "이러닝"은 나중에 "디지털 러닝", "소셜 러닝", 관련된 "웹 접근성 기술" 등으로 조금씩 변형되어 갔지만, 큰 틀에서 나는 다시 생각하기를 통한 변화를 이루지 못했다.
커리어와 관련되어 아이에게 "너는 커서 무엇이 되고 싶니?"라는 어리석은 질문도 이제 하지 않으려고 한다. 아이는 아직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시시각각 변해가는 사회와, 또 본인의 흥미, 관심, 목표가 계속 바뀔 것이고, 서서히 발견해나갈 것이다. 인공지능이 직업의 세계를 앞으로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알지 못하는 우리가, 어떻게 벌써부터 "나는 무엇이 될거야"라고 단정하며, 다른 가능성의 세계를 닫아버릴 수 있겠는가. 그리고, 무엇이 "되는 것"은 궁극의 목표가 아니다. 변화에 적응하며, 끊임없이 다시 생각하고, 다시 업데이트하며 행동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니까.
세 번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직장에서 다른 사람을 대하는 나의 태도이다. 초급 리더가 되었을 때, 나는 그동안 봐왔던 선배 리더들의 잘못을 답습하지 않으려고 신경을 과도하게 쏟았다. 그런데 그것이 "착한" 리더가 되는 것과 동의어는 아니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또, 나의 생각에 대해 비판적으로 조언을 해주는 사람들을 적절한 도전 네트워크(challenge network)로 온전히 활용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의식적으로는 열린 마음과 겸손함을 갖추려고 계속 다짐했지만 쉽지 않았다. 나의 행동과 결정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것을 나의 정체성에 대한 비난으로 판단하고, 더 마음을 닫아버렸던 것은 아닌가 하고 후회한다.
네 번째, 사회 문제를 바라보는 나의 시각이다. 나는 정치적인 성향은 비교적 뚜렷했다. 그런 시각으로 다른 한 쪽 정치 집단을 바라보면 상대방은 "바보 멍청이" 아니면, "악마" 둘 중의 하나로 보인다. 어떤 한 사람을 "악마"로 규정하면, 그 사람의 모든 행동은 악한 행동이 되고, 좋아 보이는 행동의 기저에도 "저의"나 다른 "음모"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일말의 협상과 타협과 토론의 가능성도 닫혀 버린다. 물론 이런 시각을 나의 일상에서 적극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있는 편향이 일상에서도 조금씩 베어나왔고, 그런 이유로 주변 사람들을 정상적인 "대화"의 상대로 잘 인정하지 않았던 속내가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책에서는 협상과 설득에 대해서도 상당히 많은 내용이 할애되어 있다. 유연한 사고를 가진 사람은 협상과 설득에서도 상대방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한다. 최근, 점점 더 물러설 수 없는 전면전으로 가고 있는 의사 집단과 정부의 갈등을 바라보며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양쪽 모두 상대방을 협상 가능한 파트너로 바라보고 있기나 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노선의 선명성과 극단성이 상대방을 포기하게 하고,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은 잘못된 것이다. 노련하고, 유연한 파트너라면, 사안을 단선적으로 보지 말고, "복잡성"을 인정하고, 파고들며, 그 안에서 솔루션을 함께 찾아야 한다.
최근에 어떤 필요에 의해서, 내가 과거에 끔찍하게 싫어했던, 회계학과 법률 관련 책을 보고 있다.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 공부해야 하는 과목인데, 내가 좋아하는 과목보다, 이 두 개의 과목에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그렇게 싫어하던 영역에도, 깊이있는 "논리"가 있고, 인간 삶을 반영한 "복잡한" 체계가 있으며, 그것을 발견해가는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조금씩 느끼고 있다. 물론 "더닝 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에서 말하듯이 이제 출발점에서 쪼~끔 맛을 본 무식한 사람이 많이 아는 것처럼 착각하게 되는 것을 경계하려고 의식적으로 신경을 쓴다.
독서는 두 가지 측면에서 즐거움을 준다. 하나는,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믿음 체계를 더 강화해주고, "그럼 그렇지"하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을 강화해주는 즐거움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내 생각이 좁았거나, 틀렸거나, 대폭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즐거움이 없다면, 독서를 할 필요가 없다. 이제 50이 넘어서 결코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앞으로 기존의 믿음을 계속 업데이트할 수 있는 두 번째 즐거움을 주는 독서를 계속 해나가고 싶다.
해외 주식 거래를 위해, 또는 해외 여행을 준비하려고 외화를 보유하신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최근에 토스뱅크를 비롯해 환전 수수료를 거의 무료로 제공해주는 곳이 많아지고 있어서, 외화 투자하기가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외화 투자를 하다보면, 매수했을 때의 환율과 매도했을 때의 환율을 기록해서
손해보지 않고 팔았는지 잘 관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환율이 1300원일 때
USD2.00를 구매했다가, 환율이 1350일 때 USD1.00을 팔면 50원 이득이 생깁니다.
그러다 환율이 1400원일 때, 나머지 USD1.00을 팔면 100원의 이득이
생깁니다.
박성현님의 달러 투자 관련 노하우(세븐 스플릿 투자)를 알게 되고, 저도 외화 구입(매수)과 매도를 몇 번 하다 보니, 위와 같이 한 번에 매수한 것을,
여러 번 나누어 매도할 때, 이것을 마땅히 관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박성현님이
만든
달러리치라는 앱이 있긴 한데, 모바일용 앱이다 보니, 데스크톱과 같은 넓은 화면에서 여러 가지를
한 눈에 보고 작업하기가 좀 까다로웠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구글 시트로 내역을 관리했었습니다. 그런데, 매수한 것을 여러
번에 나누어 매도할 때, 매수와 매도를 이어주는 것이 좀 복잡했습니다. 그래서
에어테이블(Airtable)이라는 맥가이버 칼 같은 데이터베이스 도구를 이용해 시스템을 만들어봤습니다.
2. 주요 기능/특징
외화드림 Lite 는 무료로 제공되며, 다음과 같은 주요 특징이 있습니다.
USD, EUR, JPY 등 총 17개의 외화를 사거나 판 내역을 관리합니다.
데스크톱과 모바일에서 사용 가능합니다.
매수한 항목에는 고유 번호가 붙어, 나중에 매도할 때 해당 매수 번호를 전액
또는 일부 매도할 수 있습니다. (분할 매도)
매수만 하고 아직 매도하지 않은 매수 항목은 현재 환율에 비추어 얼마나
수익이 날지 예측해 금액, 수익률, 색깔로 보여줍니다.
2022년 10월 29일 서울 도심 번화가인 이태원에서 159명이 목숨을 잃은 믿을 수
없는 참사가 일어났다. 2014년 304명의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의 기억이 아직
서늘하게 남아있는 상태에서 다시 한 번 큰 충격과 슬픔을 가져다주었다. 그리고 그
사건은 현재도 끝나지 않은 진행형이다. 대통령은 끝내 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재발
방지를 하자는 특별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김승섭 교수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은 2017년에 나온 책이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대형 재난, 쌍용자동차 대량 해고 사건, 이민자나 성 소수자가 겪는 차별과
건강, 원진레이온 노동자들의 이황화탄소 중독 사건, HIV 감염자에 대한 차별, 총기
규제와 살인 사건 빈도, 가습기 살균제 사건, 삼성반도체 "클린룸"에서 일하다
사망한 노동자, 1995년 시카고 폭염으로 사망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모두 일정 정도 사회적인 원인으로 인해 개인의 건강과 생명이 위협받았던
사례들이다. 한 개인이 감당해야 했던 신체와 정신건강의 위협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매우 컸고 일관적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저자의 주장이 아니라 데이터로
모두 뒷받침되어 보여주었다.
김승섭 교수는 사회역학자이다. 한 개인의 건강, 질병과 그 사회의 여러 가지
요인들의 관계를 찾아서 밝혀내는 역할을 한다. 기존의 의학이 개인을 둘러싼
생리학적 원인과 임상 데이터로 설명하거나 치료하지 못하는 부분의 질병과
심리적인 고통에 대해 사회환경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명력을 더해주는 것이
사회역학이다.
책에 따르면, 사회적 안전망과 패자부활 기회가 빈약한 상태에서 고용 불안과
해고가 개인의 건강에 큰 악영향을 준다고 한다. 이렇게 개인이 사회적 도움의
손길이 부족한 상태에서 경제적 위기를 겪을 때, 결국 극단적인 선택까지도 연결될
수 밖에 없다. 불행히도 최근(2020년)까지도 우리 나라의 인구 10만명당 자살율은 24.1명으로
OECD 국가 중에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살율이 급격히 증가한 시기도 IMF 구제 금융, 카드 대란, 글로벌 금융
위기와 같이 경제 위기와 연결되어 있다. 사회경제적인 위기에 취약한 개인들이
극단으로 내몰리며,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또 죽음으로 연결된다면, 그
개인으로서도, 그리고 우리 사회로서도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다.
아픔을 겪은 개인에 대해 이웃과 사회는 어떻게 이해하고, 공감을 하고, 도움을
주어야 하는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겨우 살아남은
사람들,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이 겪었던 상처와 아픔이 개인마다 다 다르고, 그것을
단순한 보상, 몇 번의 심리 치료를 제공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할 일을 다 했다고 할
수는 있을까? 그들의 아픔을 공감해주고, 비를 피할 수 있는 우산을 줄 수 없다면,
같이 비를 맞아주는 것이 건강한 사회가 해야 할 일이라는 김승섭 교수의 글에
밑줄을 긋는다.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가 지혜롭지 못해 발생한 어처구니없는 원인으로 인해 생긴
아픔을 다시 겪지 않으려면, 그 아픔으로부터 새로운 길을 만들고, 같은 실수를
하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한다. 과연 우리는 아프지 않고 건강한 사회를 위한 새로운
길을 잘 만들고 있는 것일까? 저자와 같은 분이 우리 사회에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고 감사할 따름이다.
우리 나라는 노인의 빈곤율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2023년 12월 19일 기사에 의하면, 2020년 기준, OECD 37개 회원국 가운데 66살 이상 노인 빈곤율(가처분
소득이 전체 인구 기준 중위소득의 50% 이하)은 세계 최고입니다. 2009년
오이시디가 노인 빈곤율을 공개한 이후 해마다 1위를 했다고 합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우리 나라 정부의 공적 연금 지출이 정부 전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보나, 국내 총생산(GDP) 대비로 보나 매우 낮기 때문입니다.
1.2. 사적 연금
공적 연금(국민연금, 공무원 연금, 기초연금 등)의 보장 범위가 이렇게 빈약하므로,
어쩔 수 없이 개인이 사적 연금으로 과도하게(?) 대비를 해야 합니다. 노인이 되어
빈곤의 악순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이죠.
사적 연금 중에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는
대개의 경우, 재직중에 가입하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퇴직을 하면서 퇴직금을
수령했다면 많은 분들이 계좌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것을 제대로
운용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만.
2. 연금저축, 지금 시작하세요
개인이 준비할 수 있는 연금은 IRP 말고도 연금저축이 있습니다.
저는 은행 예금, 적금만 평생 해왔다가, 50세가 넘어서 이제야 연금저축을 알게
되었습니다! 너무 관심이 없었고, 너무 늦었죠. 그리고 바로, 40대인 아내와 10대인
아이도 뒤늦게 연금저축 계좌를 개설하였습니다.
현금을 저축하는 것만으로는 이자율이 물가 상승율을 따라잡지 못해, 돈을 계속
까먹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뒤늦게 저축이 아닌 "투자"를 하기로 마음먹고,
차근차근 관련 지식들을 접하면서 제가 배운연금저축에 관한 이야기를 최대한 쉽게 풀어봅니다.
2.1. 연금저축의 목적과 취지
소득이 줄거나 없어진 노후의 생활 보장, 생활 안정을 목적으로 합니다. 즉, 소득이
있는 젊은 시절에 장기간 꾸준히 납입하면서 다양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은퇴 후(55세 이후, 5년 이상 가입 후)에는 연금 수령이 가능합니다.
2.2. 연금저축 가입 자격
국내 거주자로서 가입 자격에 제한이 없습니다. 직장인이 아니어도 되고,
미성년자여도 됩니다. 그래서 아내와 아이 계좌도 만들었습니다.
2.3. 연금저축 계좌 만들기
연금저축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연금저축 보험: 보험사에서 가입
연금저축 펀드: 증권회사에서 가입
연금저축 신탁: 은행에서 가입 (2018년부터는 신규 가입이
중단되었습니다.)
신탁은 신규 가입이 중단되었으므로, 남는 것은 보험과 펀드인데, 보험은 성격이
좀 다릅니다. 그래서 연금저축 펀드를 만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름에
"펀드"가 들어가 있어서 좀 헷깔리는데, 주식, 펀드 등 각종 투자 상품을 운용할
수 있는 기본 계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는 기존에 거래하던 증권사가 딱히 없어서,
2023년 좋은 증권사
순위를 참조하여 하나를 골랐습니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영업점 방문 없이,
휴대폰과 신분증만 있으면 모바일 앱으로 계좌 개설이 가능합니다.
2.4. 연간 납입 한도
연금저축 계좌와 IRP를 모두 합산하여 연간 1,800만원까지 입금할 수
있습니다. 혹시나 계좌가 여러 금융 기관에 있다면, 모든 계좌 합산하여 연간
1,800만원까지 납입 가능합니다. 연금 수령 이후에는 추가 납입이
불가능합니다.
2.5. (왕초보자를 위한) 주식계좌 개념
부끄럽게도, 저는 투자라는 것을 50세가 넘어서 사실상 제 손으로 처음 해봤습니다.
주식은 어디서 어떻게 사고, 어떻게 파는지도 전혀 몰랐습니다. 처음으로 증권사의
트레이딩 프로그램 MTS(Mobile Trading System)를 설치하고, 우여곡절 끝에
들어가봤는데, 여러 화면을 봐도 영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증권사에서 만든 주식 계좌는 은행의 예금 통장과 좀 다릅니다. 계좌에 돈만 넣으면
끝이 아니라, 어딘가에 투자를 해야 됩니다.
처음에 현금을 주식 계좌에 입금하면, 현금이 임시로(?) 계좌에 보관되게
됩니다. 이것을 예수금이라고 합니다.
예수금 범위 내에서 투자 상품(예: 주식, 채권, 펀드 등)을 사면(매수하면),
예수금이 줄어듭니다.
나중에 투자 상품을 팔면(매도하면), 다시 예수금이 늘어납니다.
예수금으로 아무런 상품도 사고 팔지 않으면, 계좌를 만들 이유가
없습니다.
3. 연금저축의 제도적 혜택
투자를 조금이라도 하고자 한다면, 최우선적으로 연금저축 계좌를 연간 납입 한도인
1,800만원만큼 꽉 채우고, 그 다음에 다른 계좌를 이용하기를 권해드립니다. 일반
주식계좌에 비해서 매우 큰 혜택이 있습니다.
3.1. 세액 공제 (2024년 1월 현재)
연금저축 납입 금액 중에 600만원까지는 세액 공제가 됩니다. (본인의 소득
수준에 따라 소득 공제는 세금을 매기기 전단계에서 소득 중에 일부는 없는 것으로
치고 세금 계산을 하겠다는 뜻입니다. 반면, 세액 공제라는 것은 이미 내야 할
세금(결정세액)이 산출되었는데, 그것을 직접 깎아주는 것입니다.
IRP와 합산해서는 총 900만원까지 세액 공제가 됩니다. 그 말은 900만원
납입시, 기타소득세에 부과하는 세율인 16.5%를 공제해줍니다. 그 말은, 총
148만5천원을 연말정산시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근로소득이 5천5백만원 초과 또는
종합소득금액 4천5백만원 초과하는 분들은 공제율 13.2%를 적용받아 최대
118만8천원을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연금저축의 세액 공제 혜택
근로소득자 총급여
5,500만원 이하
5,500만원 초과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자
4,000만원 이하
4,000만원 초과
공제 대상 금액 한도
600만원 (IRP 합산시 총 900만원)
공제율
16.5%
13.2%
최대 공제금액
1,485,000원
1,188,000원
3.2. 과세 이연
은행 예금에서 이자 소득이 생기면, 15.4%의 이자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이자를
받게 됩니다. 그러나 연금저축에서 이자 소득이 발생하면, 연금수령 때까지 세금을
미루어줍니다. 이것을 과세 이연이라고 합니다. 그 말은, 이자 소득을 포함해서
꾸준히 재투자하면, 훨씬 빨리 목돈을 만들 수 있다는 뜻입니다.
3.3. 저율 과세 및 분리 과세
가입 후 5년 이상 납입하고, 55세부터 연금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이 때에도
계좌에서 세액 공제를 받지 않은 납입액에 대해서는 과세되지 않습니다. 이미 세액
공제를 받은 납입액과 운용수익에 대해서는 나이에 따라 연금소득세율(3.3%~5.5%)을
적용받습니다. 이것은 일반 소득세율 16.5%보다 훨씬 낮은 세율입니다. 다만,
연금소득 총액이 연 1,200만원을 넘어갈 때에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됩니다.
연금 외로 수령할 경우에도 소득세를 한 번 원천징수하면 과세 의무는 끝이며, 더
이상 종합소득에 합산하지 않습니다. 이것을 분리과세 혜택이라고 하네요.
연금 수령시 혜택
구분
세액공제받은 납입액, 운용수익
세액공제받지 않은 납입액
연금 수령시
연금소득세 3.3%~5.5% 원천징수 1,200만원 초과시 종합과세
과세하지 않음.
연금 외 수령시
기타소득세 16.5% 원천 징수 분리과세
부득이한 사유로 연금외 수령시
연금소득세 3.3%~5.5% 원천징수 분리과세
연금 수령 연령에 따른 소득세율
연금 수령 나이
연금소득세율
55세 이상 ~ 70세 미만
5.5%
70세 이상 ~ 80세 미만
4.4%
80세 이상
3.3%
이상으로 제가 연금저축 계좌에 대해서 공부한 내용을 정리해봤습니다. 온 가족이
다 계좌를 만들어도 되니, 가까운 곳에 알아보시고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세요.
예전에 LG전자와 현대자동차에 다닐 때에 해외 현지채용인 대상 교육 업무를 많이
하였습니다. 그래서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기도 하고, 또는 여러 나라 사람들이
본사가 있는 우리 나라로 오기도 하면서 많은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보았습니다.
특수한 경우였습니다. 대한민국에 뿌리를 둔 회사, 즉 우리 나라에 본사가 있으니,
현지채용인들은 본사를 특수하게 바라봅니다. 즉, 본사의 방침, 정책, 비즈니스
프랙티스가 기준이 되며, 해외에도 이를 적용하려고 하게 됩니다. 그 때마다 몇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본사가 있는 우리 나라에서 만든 정책과 규칙이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할 수
있는가?
우리 나라의 비즈니스 프랙티스는 다른 나라가 부러워하고, 참고할만한 것인가?
우리 나라의 비즈니스 방식을 매우 존경스럽게(?) 바라보며 어떻게든 배우려고 애를
쓰던 나라로 중국과 인도가 떠오릅니다. 어떤 문제에 대해 본사에서는 이렇게
해결했다는 사례가 마치 최고의 솔루션인 것처럼, 중국과 인도 직원들은 열심히
필기하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반면에 소위 말하는 서양(북미와 유럽)의 직원들은
대체적으로 본사의 교육을 바라보는 시선이 사뭇 달랐습니다. 저는 본사의
프리미엄을 가지고 사람들을 만났지만, 대한민국이라는 개발도상국에서 전 세계에
통하는 스토리를 어떻게 만들어낼지 항상 고민이었습니다.
박태웅 한빛미디어 이사회 의장의 『눈 떠보니 선진국』은 이렇게 급격하게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한 대한민국이 건너뛴 근대화의 몇 가지 요소들을 짚어주고
있습니다. 압축 성장하며 급격하게 선진국의 요소들을 갖추게 된 우리 나라가
이제는 건너뛴 근대화 과정에서 무엇이 부족했는지 성찰하고 있습니다.
2021년 8월, 즉 문재인 정부 말기에 책이 출간되었으나, 2024년 1월 현재 보면 더
뼈아픈 지적들이 많이 있습니다. 책에서 언급한 것 중에 두 가지만
적어봅니다.
신뢰 자본
선진국이라고 우리가 부러워했던 유럽 국가들에 가보면 의외로 소매치기가
많습니다. 그리고, 차량 안에 귀중품을 그냥 놔두면, 쉽게 차량을 파손하고
귀중품을 가져가는 범죄가 생각보다 많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카페에 노트북을 펼쳐놓은 채로, 화장실도 가고, 자리를 비우는 사람들을 가끔 보게
됩니다. 어딘가에 지갑을 놓고 왔는데, 시간이 꽤 지나서 찾으러 가도 안전하게
지갑이 남아있었던 경험도 가끔 하게 됩니다. 기차를 타기 위해 기차표를 검사하는
사람도 없고, 검표하는 게이트도 없이 바로 차에 오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회에 축적된 신뢰가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신뢰는
정말 자랑스러워할 만한 자산입니다. 신뢰가 없었다면 모든 사람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보고,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합니다. 신뢰를 저버린
범죄에 대해서는 단호한 제재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큰 금액의
횡령을 저지른 재벌 총수나, 큰 금액의 뇌물을 받은 정치인이나, 큰 규모로 주가
조작을 저지른 사람들이 집행유예를 받거나, 금방 사면을 받는 것을 많이 보게
됩니다. 뭇사람들이 쌓아놓은 일상의 신뢰가 커다란 권력형 범죄와 송방망이 처벌에
의해 무너집니다. 『권력의 심리학』에서도 말합니다. 권력자가 다른 모든 사람을
범죄자로 간주하고 바라보는 판옵티콘을 사회에 적용할 게 아니고, 부패의 가능성이
높은 권력을 향해 뭇사람들이 감시의 눈을 거두지 않아야 합니다.
데이터 공개
우리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공공 데이터 지수에서 2015년, 2017년,
2019년에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디지털 전환, 나아가 인공지능의 시대에 데이터는 산업화 시대의 석유와
같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국 규모의 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생산하는
주체라고 할 수 있는 국가, 정부에서의 데이터 공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정부 기관에서 공개하는 데이터는 한/글(아래아한글)
형식으로 된 것들이 많습니다. 또, 숫자가 가득한 예산표, 비용 집행표가 그냥
PDF로 공개되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을 사람이 보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데이터는 기계가 읽을 수 있어야, 기계가 처리를 하고, 가공을
하여 새로운 데이터나, 의미있는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데이터법
정보 모델 스키마(DATA Act Information Model Schema: DAIMS)가 있어, 예산
보고서를 기계가 처리할 수 있도록 공개된, 표준 포맷을 지정해놓았다고 합니다.
우리도 데이터가 분석 가능한 형식으로 공개가 되면, 정책의 기획, 실행, 평가
단계에서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민간 연구소나
기업들이 데이터를 분석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에는 그 밖에도 우리가 급하게 건너 뛰면서 놓쳐버린 선진국의 요소들을 잘
간파하고, 일부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견제와 균형이 없는 권력(검찰 권력,
판사 조직, 일부 공무원 조직 등)에 대한 문제점, 문제를 정의하지 않고 해결하려는
시도들, 정부 재정 정책에 대한 제언,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교육 등 다양한
이슈들이 나옵니다. IT 현자라고 불리우는 저자의 문제 정의 능력이 돋보이는
책이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고, 생성형 AI가 세상을 뒤바꿔버린 2024년 현재
시점에서 보아도 매우 유용합니다. 정부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직장에 다닐 때에는 월 급여(보수 월액) 기준으로 회사와 반반씩 나눠서 내던
건강보험료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퇴직/퇴사 후 지역
가입자로 전환이 되면 이제 보험료 전액을 오롯이 혼자 부담해야 합니다. 그래서
부담해야하는 지역보험료가 오를 수 있습니다. 퇴직하고 소득이 없을 경우,
지역보험료는 주택, 건물, 토지, 자동차 등의 재산 규모에 따라 부과됩니다. 소득은
없는데, 재산이 많다면, 건강보험료가 꽤 오를 수도 있습니다.
지역보험료 모의 계산기
갑작스런 보험료 인상으로 부담스러운 분들을 위한 좋은 제도가
있습니다. 바로 임의계속가입 제도입니다. 퇴직, 퇴사한 사람들에게
자동으로 안내가 나오는 것이 아니므로, 본인이 찾아서 꼭 신청해야
합니다!
임의계속가입 제도란 무엇인가?
임의계속가입 제도는 실업자에 대한 건강보험료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제도입니다.
예전에 직장에서 내던 건강보험료보다 새롭게 내야 할 지역보험료가 더 높다면,
(즉, 직장 건강보험료 < 지역 건강보험료라면) 예전에 직장에서 내던 보험료만
내도록, 마치 직장 가입 기간을 계속 연장시켜주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신청 기한
이게 중요합니다! 퇴직 후에 지역가입자 보험료를 고지받은 후, 그
납부기한에서 2개월이 지나기 전까지 신청해야 합니다. 대략 퇴직 후
1개월 이내에 지역가입자 보험료 고지서가 나오고, 납부 기한이 1개월 정도
된다고 하면, 최대로 길게 잡아서 퇴직 후 대략 4개월 이내에 신청하지 않으면,
완전히 날아갑니다.
신청 방법
가까운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를 찾아보세요.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지역은 구 단위에 하나 정도, 다른 지역은 시에 하나
정도 지사가 있습니다. 지사에 방문하셔서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로
임계속가입을 신청하겠다고 말씀하시면 안내해줄 것입니다. 그동안 냈던 직장
건강보험료와 지역 건강보험료를 비교해볼 수 있고, 그동안 지역보험료를 낸
것도 다시 재정산도 가능합니다. 우편, 팩스 등으로 신청 가능하지만,
방문해서 정확히 확인하고 안내받는 것이 더 쉬운 방법인 것 같습니다.
신청 자격 요건
퇴직 전 직장 가입 기간이 18개월동안, 통산 1년이 넘어야 합니다. 즉,
마지막 퇴직 이전에 몇 군데 직장을 옮기면서 중간에 공백 기간이 있는 경우,
마지막 18개월 중에 1년은 넘게 직장가입자 자격을 유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이라면 다 이 범주 안에 들어올 것입니다.
임의계속가입 유지 기간
가입자의 자격 변동이 없다면, 임의계속가입은 퇴직일로부터 최대 36개월까지
가능합니다.
납부할 보험료
보험료 산정의 근거가 되는 보수월액(즉, 월 급여)은 보수월액 보험료가
산정된 최근 12개월간의 보수월액을 평균한 금액으로 합니다. 즉, 특별히
직장에서 1년간 급여 변동이 없었다면 마지막에 냈던 직장 보험료와 비슷한
금액의 보험료를 계속 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