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29일 서울 도심 번화가인 이태원에서 159명이 목숨을 잃은 믿을 수
없는 참사가 일어났다. 2014년 304명의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의 기억이 아직
서늘하게 남아있는 상태에서 다시 한 번 큰 충격과 슬픔을 가져다주었다. 그리고 그
사건은 현재도 끝나지 않은 진행형이다. 대통령은 끝내 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재발
방지를 하자는 특별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 정의로운 건강을 찾아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묻다. 김승섭 지음
김승섭 교수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은 2017년에 나온 책이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대형 재난, 쌍용자동차 대량 해고 사건, 이민자나 성 소수자가 겪는 차별과
건강, 원진레이온 노동자들의 이황화탄소 중독 사건, HIV 감염자에 대한 차별, 총기
규제와 살인 사건 빈도, 가습기 살균제 사건, 삼성반도체 "클린룸"에서 일하다
사망한 노동자, 1995년 시카고 폭염으로 사망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모두 일정 정도 사회적인 원인으로 인해 개인의 건강과 생명이 위협받았던
사례들이다. 한 개인이 감당해야 했던 신체와 정신건강의 위협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매우 컸고 일관적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저자의 주장이 아니라 데이터로
모두 뒷받침되어 보여주었다.
김승섭 교수는 사회역학자이다. 한 개인의 건강, 질병과 그 사회의 여러 가지
요인들의 관계를 찾아서 밝혀내는 역할을 한다. 기존의 의학이 개인을 둘러싼
생리학적 원인과 임상 데이터로 설명하거나 치료하지 못하는 부분의 질병과
심리적인 고통에 대해 사회환경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명력을 더해주는 것이
사회역학이다.
책에 따르면, 사회적 안전망과 패자부활 기회가 빈약한 상태에서 고용 불안과
해고가 개인의 건강에 큰 악영향을 준다고 한다. 이렇게 개인이 사회적 도움의
손길이 부족한 상태에서 경제적 위기를 겪을 때, 결국 극단적인 선택까지도 연결될
수 밖에 없다. 불행히도 최근(2020년)까지도 우리 나라의 인구 10만명당 자살율은 24.1명으로
OECD 국가 중에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살율이 급격히 증가한 시기도 IMF 구제 금융, 카드 대란, 글로벌 금융
위기와 같이 경제 위기와 연결되어 있다. 사회경제적인 위기에 취약한 개인들이
극단으로 내몰리며,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또 죽음으로 연결된다면, 그
개인으로서도, 그리고 우리 사회로서도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다.
아픔을 겪은 개인에 대해 이웃과 사회는 어떻게 이해하고, 공감을 하고, 도움을
주어야 하는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겨우 살아남은
사람들,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이 겪었던 상처와 아픔이 개인마다 다 다르고, 그것을
단순한 보상, 몇 번의 심리 치료를 제공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할 일을 다 했다고 할
수는 있을까? 그들의 아픔을 공감해주고, 비를 피할 수 있는 우산을 줄 수 없다면,
같이 비를 맞아주는 것이 건강한 사회가 해야 할 일이라는 김승섭 교수의 글에
밑줄을 긋는다.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가 지혜롭지 못해 발생한 어처구니없는 원인으로 인해 생긴
아픔을 다시 겪지 않으려면, 그 아픔으로부터 새로운 길을 만들고, 같은 실수를
하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한다. 과연 우리는 아프지 않고 건강한 사회를 위한 새로운
길을 잘 만들고 있는 것일까? 저자와 같은 분이 우리 사회에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고 감사할 따름이다.
우리 나라는 노인의 빈곤율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2023년 12월 19일 기사에 의하면, 2020년 기준, OECD 37개 회원국 가운데 66살 이상 노인 빈곤율(가처분
소득이 전체 인구 기준 중위소득의 50% 이하)은 세계 최고입니다. 2009년
오이시디가 노인 빈곤율을 공개한 이후 해마다 1위를 했다고 합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우리 나라 정부의 공적 연금 지출이 정부 전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보나, 국내 총생산(GDP) 대비로 보나 매우 낮기 때문입니다.
노인 빈곤은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소득이 있을 때, 공적 연금과 함께 개인 연금으로 미리미리 준비해야 합니다.(이미지 생성: Microsoft Designer Image Creator)
1.2. 사적 연금
공적 연금(국민연금, 공무원 연금, 기초연금 등)의 보장 범위가 이렇게 빈약하므로,
어쩔 수 없이 개인이 사적 연금으로 과도하게(?) 대비를 해야 합니다. 노인이 되어
빈곤의 악순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이죠.
사적 연금 중에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는
대개의 경우, 재직중에 가입하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퇴직을 하면서 퇴직금을
수령했다면 많은 분들이 계좌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것을 제대로
운용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만.
2. 연금저축, 지금 시작하세요
개인이 준비할 수 있는 연금은 IRP 말고도 연금저축이 있습니다.
저는 은행 예금, 적금만 평생 해왔다가, 50세가 넘어서 이제야 연금저축을 알게
되었습니다! 너무 관심이 없었고, 너무 늦었죠. 그리고 바로, 40대인 아내와 10대인
아이도 뒤늦게 연금저축 계좌를 개설하였습니다.
현금을 저축하는 것만으로는 이자율이 물가 상승율을 따라잡지 못해, 돈을 계속
까먹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뒤늦게 저축이 아닌 "투자"를 하기로 마음먹고,
차근차근 관련 지식들을 접하면서 제가 배운연금저축에 관한 이야기를 최대한 쉽게 풀어봅니다.
2.1. 연금저축의 목적과 취지
소득이 줄거나 없어진 노후의 생활 보장, 생활 안정을 목적으로 합니다. 즉, 소득이
있는 젊은 시절에 장기간 꾸준히 납입하면서 다양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은퇴 후(55세 이후, 5년 이상 가입 후)에는 연금 수령이 가능합니다.
2.2. 연금저축 가입 자격
국내 거주자로서 가입 자격에 제한이 없습니다. 직장인이 아니어도 되고,
미성년자여도 됩니다. 그래서 아내와 아이 계좌도 만들었습니다.
2.3. 연금저축 계좌 만들기
연금저축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연금저축 보험: 보험사에서 가입
연금저축 펀드: 증권회사에서 가입
연금저축 신탁: 은행에서 가입 (2018년부터는 신규 가입이
중단되었습니다.)
신탁은 신규 가입이 중단되었으므로, 남는 것은 보험과 펀드인데, 보험은 성격이
좀 다릅니다. 그래서 연금저축 펀드를 만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름에
"펀드"가 들어가 있어서 좀 헷깔리는데, 주식, 펀드 등 각종 투자 상품을 운용할
수 있는 기본 계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는 기존에 거래하던 증권사가 딱히 없어서,
2023년 좋은 증권사
순위를 참조하여 하나를 골랐습니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영업점 방문 없이,
휴대폰과 신분증만 있으면 모바일 앱으로 계좌 개설이 가능합니다.
2.4. 연간 납입 한도
연금저축 계좌와 IRP를 모두 합산하여 연간 1,800만원까지 입금할 수
있습니다. 혹시나 계좌가 여러 금융 기관에 있다면, 모든 계좌 합산하여 연간
1,800만원까지 납입 가능합니다. 연금 수령 이후에는 추가 납입이
불가능합니다.
2.5. (왕초보자를 위한) 주식계좌 개념
부끄럽게도, 저는 투자라는 것을 50세가 넘어서 사실상 제 손으로 처음 해봤습니다.
주식은 어디서 어떻게 사고, 어떻게 파는지도 전혀 몰랐습니다. 처음으로 증권사의
트레이딩 프로그램 MTS(Mobile Trading System)를 설치하고, 우여곡절 끝에
들어가봤는데, 여러 화면을 봐도 영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증권사에서 만든 주식 계좌는 은행의 예금 통장과 좀 다릅니다. 계좌에 돈만 넣으면
끝이 아니라, 어딘가에 투자를 해야 됩니다.
처음에 현금을 주식 계좌에 입금하면, 현금이 임시로(?) 계좌에 보관되게
됩니다. 이것을 예수금이라고 합니다.
예수금 범위 내에서 투자 상품(예: 주식, 채권, 펀드 등)을 사면(매수하면),
예수금이 줄어듭니다.
나중에 투자 상품을 팔면(매도하면), 다시 예수금이 늘어납니다.
예수금으로 아무런 상품도 사고 팔지 않으면, 계좌를 만들 이유가
없습니다.
3. 연금저축의 제도적 혜택
투자를 조금이라도 하고자 한다면, 최우선적으로 연금저축 계좌를 연간 납입 한도인
1,800만원만큼 꽉 채우고, 그 다음에 다른 계좌를 이용하기를 권해드립니다. 일반
주식계좌에 비해서 매우 큰 혜택이 있습니다.
3.1. 세액 공제 (2024년 1월 현재)
연금저축 납입 금액 중에 600만원까지는 세액 공제가 됩니다. (본인의 소득
수준에 따라 소득 공제는 세금을 매기기 전단계에서 소득 중에 일부는 없는 것으로
치고 세금 계산을 하겠다는 뜻입니다. 반면, 세액 공제라는 것은 이미 내야 할
세금(결정세액)이 산출되었는데, 그것을 직접 깎아주는 것입니다.
IRP와 합산해서는 총 900만원까지 세액 공제가 됩니다. 그 말은 900만원
납입시, 기타소득세에 부과하는 세율인 16.5%를 공제해줍니다. 그 말은, 총
148만5천원을 연말정산시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근로소득이 5천5백만원 초과 또는
종합소득금액 4천5백만원 초과하는 분들은 공제율 13.2%를 적용받아 최대
118만8천원을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연금저축의 세액 공제 혜택
근로소득자 총급여
5,500만원 이하
5,500만원 초과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자
4,000만원 이하
4,000만원 초과
공제 대상 금액 한도
600만원 (IRP 합산시 총 900만원)
공제율
16.5%
13.2%
최대 공제금액
1,485,000원
1,188,000원
3.2. 과세 이연
은행 예금에서 이자 소득이 생기면, 15.4%의 이자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이자를
받게 됩니다. 그러나 연금저축에서 이자 소득이 발생하면, 연금수령 때까지 세금을
미루어줍니다. 이것을 과세 이연이라고 합니다. 그 말은, 이자 소득을 포함해서
꾸준히 재투자하면, 훨씬 빨리 목돈을 만들 수 있다는 뜻입니다.
3.3. 저율 과세 및 분리 과세
가입 후 5년 이상 납입하고, 55세부터 연금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이 때에도
계좌에서 세액 공제를 받지 않은 납입액에 대해서는 과세되지 않습니다. 이미 세액
공제를 받은 납입액과 운용수익에 대해서는 나이에 따라 연금소득세율(3.3%~5.5%)을
적용받습니다. 이것은 일반 소득세율 16.5%보다 훨씬 낮은 세율입니다. 다만,
연금소득 총액이 연 1,200만원을 넘어갈 때에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됩니다.
연금 외로 수령할 경우에도 소득세를 한 번 원천징수하면 과세 의무는 끝이며, 더
이상 종합소득에 합산하지 않습니다. 이것을 분리과세 혜택이라고 하네요.
연금 수령시 혜택
구분
세액공제받은 납입액, 운용수익
세액공제받지 않은 납입액
연금 수령시
연금소득세 3.3%~5.5% 원천징수 1,200만원 초과시 종합과세
과세하지 않음.
연금 외 수령시
기타소득세 16.5% 원천 징수 분리과세
부득이한 사유로 연금외 수령시
연금소득세 3.3%~5.5% 원천징수 분리과세
연금 수령 연령에 따른 소득세율
연금 수령 나이
연금소득세율
55세 이상 ~ 70세 미만
5.5%
70세 이상 ~ 80세 미만
4.4%
80세 이상
3.3%
이상으로 제가 연금저축 계좌에 대해서 공부한 내용을 정리해봤습니다. 온 가족이
다 계좌를 만들어도 되니, 가까운 곳에 알아보시고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세요.
직장에 다닐 때에는 월 급여(보수 월액) 기준으로 회사와 반반씩 나눠서 내던
건강보험료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퇴직/퇴사 후 지역
가입자로 전환이 되면 이제 보험료 전액을 오롯이 혼자 부담해야 합니다. 그래서
부담해야하는 지역보험료가 오를 수 있습니다. 퇴직하고 소득이 없을 경우,
지역보험료는 주택, 건물, 토지, 자동차 등의 재산 규모에 따라 부과됩니다. 소득은
없는데, 재산이 많다면, 건강보험료가 꽤 오를 수도 있습니다.
지역보험료 모의 계산기
갑작스런 보험료 인상으로 부담스러운 분들을 위한 좋은 제도가
있습니다. 바로 임의계속가입 제도입니다. 퇴직, 퇴사한 사람들에게
자동으로 안내가 나오는 것이 아니므로, 본인이 찾아서 꼭 신청해야
합니다!
퇴직자는 건강보험료 임의계속가입 제도를 잘 활용하면, 건강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임의계속가입 제도란 무엇인가?
임의계속가입 제도는 실업자에 대한 건강보험료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제도입니다.
예전에 직장에서 내던 건강보험료보다 새롭게 내야 할 지역보험료가 더 높다면,
(즉, 직장 건강보험료 < 지역 건강보험료라면) 예전에 직장에서 내던 보험료만
내도록, 마치 직장 가입 기간을 계속 연장시켜주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신청 기한
이게 중요합니다! 퇴직 후에 지역가입자 보험료를 고지받은 후, 그
납부기한에서 2개월이 지나기 전까지 신청해야 합니다. 대략 퇴직 후
1개월 이내에 지역가입자 보험료 고지서가 나오고, 납부 기한이 1개월 정도
된다고 하면, 최대로 길게 잡아서 퇴직 후 대략 4개월 이내에 신청하지 않으면,
완전히 날아갑니다.
신청 방법
가까운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를 찾아보세요.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지역은 구 단위에 하나 정도, 다른 지역은 시에 하나
정도 지사가 있습니다. 지사에 방문하셔서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로
임계속가입을 신청하겠다고 말씀하시면 안내해줄 것입니다. 그동안 냈던 직장
건강보험료와 지역 건강보험료를 비교해볼 수 있고, 그동안 지역보험료를 낸
것도 다시 재정산도 가능합니다. 우편, 팩스 등으로 신청 가능하지만,
방문해서 정확히 확인하고 안내받는 것이 더 쉬운 방법인 것 같습니다.
신청 자격 요건
퇴직 전 직장 가입 기간이 18개월동안, 통산 1년이 넘어야 합니다. 즉,
마지막 퇴직 이전에 몇 군데 직장을 옮기면서 중간에 공백 기간이 있는 경우,
마지막 18개월 중에 1년은 넘게 직장가입자 자격을 유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이라면 다 이 범주 안에 들어올 것입니다.
임의계속가입 유지 기간
가입자의 자격 변동이 없다면, 임의계속가입은 퇴직일로부터 최대 36개월까지
가능합니다.
납부할 보험료
보험료 산정의 근거가 되는 보수월액(즉, 월 급여)은 보수월액 보험료가
산정된 최근 12개월간의 보수월액을 평균한 금액으로 합니다. 즉, 특별히
직장에서 1년간 급여 변동이 없었다면 마지막에 냈던 직장 보험료와 비슷한
금액의 보험료를 계속 내게 됩니다.
지난 번에 Google Cloud Certified Cloud Digital Leader 시험을 치르고 나니, 아무래도 시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를 무시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험만 계속 봐야 하나 고민하다, 결국 AWS의 가장 기본 자격증인 AWS Certified Cloud Practitioner (CLF-C01) 시험을 준비하였고, 8월28일 월요일 오전 8시에 오늘 시험을 치르고, 그 자리에서 합격(Pass)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CLF-C01 시험을 준비하면서 느꼈던 몇 가지 소회들을 정리해봅니다.
출제 범위
Google Cloud Certified Digital Leader와 비교
구글 클라우드 디지털 리더는 확실히 "리더" 계층에 맞추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구글은 구체적인 클라우드 기술에 앞서, 모든 종류의 혁신과 디지털 혁신, 데이터 혁신, 혁신 마인드셋 등을 말합니다. 반면 아마존은 클라우드로 인한 비즈니스 혁신 이야기가 맨 끝에 조금 나옵니다. 대신 조금 더 구체적인 서비스와 기능에 대한 질문이 많이 나옵니다.
GCP 주제 영역
출제 비율
CLF-01 주제 영역
출제 비율
Digital Transformation with Google Cloud
~10%
Cloud Concepts
26%
Innovating with data and Google Cloud
~30%
Security and Compliance
25%
Infrastructure and application modernization
~30%
Technology
33%
Google Cloud security and operations
~30%
Billing and Pricing
16%
합계
100%
합계
100%
업데이트되는 버전과 비교
현재의 CLF-C01 시험은 2023년 9월 18일자로 종료되고, 9월19일부터는 업데이트된 버전인 CLF-02 시험이 나옵니다. 그러나, 제가 봤을 때, 두 개의 차이는 크지 않아 보입니다.
CLF-C01 주제 영역
출제 비율
CLF-C02 주제 영역
출제 비율
Cloud Concepts
26%
Cloud Concepts
24%
Security and Compliance
25%
Security and Compliance
30%
Technology
33%
Cloud Technology and Services
34%
Billing and Pricing
16%
Billing Pricing and Support
12%
합계
100%
100%
AWS에는 서비스의 종류가 200가지가 넘는데, 그 이름과 특징을 다 외우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시험 준비 자료에서도 어떤 서비스까지, 어느 수준에서 나오는지가 애매하게 안내되어 있어서, 계속 공부하면서, 새로운 서비스를 익혀나가다 보니, 범위가 점점 넓어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시험 준비 자료
자료의 종류가 너무 많아 상당히 혼란스러웠습니다. 제 생각에 꼭 봐야 하는 자료는 중요라고 표시했습니다. 그리고 유료 서비스는 이용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시험을 CLF-C01로 보았지만, 앞으로 시험 보실 분들을 위해 CLF-C02 자료가 있는 경우 새로운 링크를 걸었습니다.
이게 핵심입니다. 반드시 들어야 합니다! 11개의 모듈과 무려 80개의 레슨으로 구성되어 있고, 1회의 마지막 종합 시험이 들어있습니다. 4시간 과정이라고 안내되어 있는데, 4시간으로는 택도 없습니다. 저는 과정 보면서, 노트 정리 하면서, 퀴즈 풀면서 공부하니 최소 2주 정도는 걸린 것 같습니다.
지난 번 구글 시험 때에는 Exam Pro를 봤는데 이번에는 Exam Topics를 봤습니다. 문제 은행에 900개가 넘는 문제가 있는데, 무료로 볼 때에는 한 페이지에 10개씩만 보입니다. 저는 이걸 늦게 알아서 대략 60개 문제만 풀어보고 갔습니다. 그런데 거의 똑같은 문제가 시험에 꽤 나왔습니다. 미리 알았더라면 많이 풀어보고 갔을텐데...
그 밖에 Exam Pro, Udemy 등등
인터넷에 정말 많은 유료 강좌와 자료가 있습니다. 그러나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위의 무료 자료들만으로 충분한 것 같습니다.
시험 접수와 응시
시험 접수
Pearson VUE라는 시험 대행 기관을 통해 접수합니다. 한국에서 시험 볼 수 있는 장소들이 몇 개 있는데, 날짜 선택지는 많지 않습니다. 미리미리 접수해야 합니다. 저는 시간 선택권이 없어서 아침 8시 시험을 봤습니다.
이번에도 집에서 온라인 감독관을 통해 시험보는 방법을 하지 않고, 직접 시험 장소(안양 범계역 앤아버 어학원)로 가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시험 응시 / 결과 통보
2시간이 주어지는데, 특별한 일이 없으면, 다 풀고, 따로 플래그 표시한 문제들만 한 번 더 풀어도 1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답이 애매한 문제가 분명히 몇 개가 있습니다. 저는 대략 15개 정도가 약간 애매하게 느껴졌는데, 채점이 되지 않는 문제(unscored content)가 15개 출제된다고 합니다. 대략 그 정도 비율의 문제를 다 틀린다고 쳐도, 시험 통과에는 큰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시험 결과는 끝나자마자 화면에 "Grade: Pass" 라고 뜹니다! 공식적인 결과는 업무일 기준 5일 이내에 이메일로 통보된다고 합니다.
이 자격증 시험은 GCP의 모든 자격증 중에 가장 기본 자격증이고, 저같이
엔지니어나 개발자가 아닌 사람을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 클라우드 기술 전반에
대한 이해와, 구글 클라우드 제품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도를 테스트합니다. 그리고
조직에서 디지털 전환과 혁신을 하기 위해, 리더가 알아야 할 기본적인 디지털
안목을 갖추고, 기술자들과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목적이 있습니다.
시험을 봐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몇 달 전이었는데, 공부를 슬렁슬렁 대충 하다 말다
하면서 버티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서 일단 시험 응시
접수부터 먼저 했습니다. 약 1주일 남겨놓고
시험 접수를 했습니다. 등록
비용 $99라고 나와 있는데, 이유를 모르겠는데 저는 $59.4을 결제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 바짝 준비를 했습니다. 준비하면서, 진작에 좀 더 알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점들을 정리해봅니다.
접수가 되면 위와 같은 내용의 확인 메일이 옵니다.
시험은 집에서 온라인으로 치르는 방법과 테스트 센터에 가서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집에서 보더라도, 책상도 깨끗이 치우고, 방도 완전히 비우고,
감독관에게 모든 것을 카메라로 검증받아야 하는데 요구조건이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테스트 센터(우리 나라에 하나밖에 없어요!)에 가는
게 깔끔하겠다 싶어서 선정릉역에 있는 SRTC로
가서 시험을 보았습니다.
디지털 전환, 데이터, 인프라와 앱의 현대화, 보안과 운영에 관한 주제로 총 4개의 학습 과정이 있습니다.
4개의 동영상 과정에는 학습자용 슬라이드(Student Slides)를 PDF 파일로
제공합니다. 이 파일들은 과정에 등록한 사용자에게만 배포되고, 배포 금지가 걸려
있어서 링크를 걸지는 못했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학습 자료입니다. 사실상
시험 문제는 이 슬라이드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PDF 파일을 적당한
크기로 축소 인쇄하여, 4개의 세트를 먼저 만들어놓고, 모든 학습 노트를 여기에
정리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구글이 제공하는
스터디 가이드라는 것도 있습니다. 여기에는 용어 사전과 구글 제품 목록이 있어서 정리용으로
괜찮습니다. 저는 시험 보고 나서 이 자료가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시험장에는 공식 신분증과 본인 명의 신용카드를 지참하고 가야 합니다. SRTC에는
30분 정도 전에 도착했고, 주머니에 있는 소지품, 목걸이, 귀걸이, 시계,
휴대폰은 맡기고, 신발, 안경까지 다 검사한 다음 시험장에 들어가게 됩니다.
일찍 가면 예약한 시간보다 일찍 시작할 수 있습니다. 총 90분간 영어 (또는
일본어로) 진행되는 시험이고, 총 50~60문제가 컴퓨터로 객관식으로 출제됩니다.
시간은 부족하지 않고, 대략 30~40분이면 다 풀 수 있습니다. 좀 애매한 문제는
나중에 다시 확인하겠다는 표시(Mark for later review 였던가?)를 해놓으면 전체
문제 번호를 열람할 때 별표가 떠서, 그 문제들만 다시 점검해볼 수 있습니다.
전체 문제를 다시 풀어도 시간이 남아서, 그냥 대략 1시간 10분 정도 되는
시점에서 최종 제출했습니다.
결과 통보
공식 결과는 구글 클라우드 측에서 상세 조사(당일 부정 행위 여부 등?)가 끝난 뒤, 7일~10일 후에 이메일로 보내준다고 합니다. 결과는 점수 없이 합격 여부만 알려줍니다. 그러나 당일, 웹어세서(webassessor.com)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일차 결과가 아래와 같이 조그맣게 나옵니다.
시험 종료시 확인 가능한 1차 결과
주로 클라우드 소프트웨어(SaaS) 위주로만 써왔던 저같은 사람에게 인프라스트럭처나 개발 환경, 플랫폼을 클라우드로 꾸민다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였습니다. 디지털 전환에서도 가장 핵심 키워드 중에 하나가 "클라우드"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각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들이 제공하는 무료 등급(free tier) 또는 무료 체험(free trial) 서비스를 활용해서 경험해보시기 바랍니다.
얼마 전에 보험 상품을 팔러 나에게 온 사람이 있었다. 상당히 매력적인 상품이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자꾸 가까이에서 마스크를 대충 쓰거나, 내리고 이야기하는 것이 나는 위협적으로 느껴졌고, 고객을 똥같이 생각한다고 느껴졌다. 물론 그런 사람에게서는 상품을 구매하지 않았다.
하루 8시간 내외로 마스크를 쓰는 것이 이제 이상하지 않은 일상이다. 그런데, 누구는 마스크를 되도록 벗지 않고 종일 답답하게 코와 입을 완전히 가리고 그 상태를 몇 시간씩 유지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수시로 마스크를 내리고, 툭하면 벗어버리고, 아예 대놓고 벗고 지내는 사람도 있다.
확률적으로 내가 감염되었을 가능성, 또는 같은 공간을 쓰는 내 옆에 있는 동료가 감염되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우리 나라 인구 5천만 중에 하루 5백명씩 신규 감염자가 나온다고 하면 고작 10만명 중 1명 꼴이다. 그런 적은 수의 일일 신규 확진자들 가운데 설마 나는 들어가지 않겠지라는 생각은 한편 아주 합리적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드물고 드물지만 만에 하나 내가 감염자인데 마스크를 쓰지 않아 생길 수 있는 주변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답답하고 덥고, 냄새나는 마스크를 하루 종일 쓰고 있는 것이다.
나는 사람에 대해 쉽게 판단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편이다. 그런데 요즘에 나만의 휴리스틱이 생겼다. 바로 마스크를 잘 쓰는 사람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을 구분하는 것이다. 마스크는 상대방이 혹시 감염자일 경우 나를 지키는 수단이라기보다, 내가 혹시 감염자일 경우, 상대방을 지키는 수단에 가깝다. 그래서 나는 마스크를 잘 안 쓰는 사람들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람으로 간주한다. 지하철, 버스와 같은 공간에서 이야기가 아니다. 일상적인 사무실, 밥 먹는 식당 등에서 주로 차이가 난다.
나는 마스크를 잘 안 쓰는 주변 사람들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
상대방을 배려할 줄 모르는구나!
매사에 철저하지 못하구나!
예의가 없구나!
공동체와 규칙을 존중하지 않는구나!
옆에 있는 사람(특히 그 사람이 자기보다 직급, 지위, 사회적인 위치가 낮다고 생각하는 경우)을 무시하는구나!
매사가 대충대충이구나!
본인은 항상 옳고, 틀릴 일이 없고, 깨끗하다는 오만에 빠져 있구나!
모든 안 좋은 일에서 본인은 특수한 예외라는 착각에 빠져 있구나!
반면 고지식하게 마스크를 벗지 않는 사람을 보며 이렇게 생각한다.
매사에 철저하구나!
공동체와 규범을 존중하는 사람이구나!
다른 일에도 철두철미하겠구나!
지위가 높거나, 낮거나 옆에 있는 사람을 똑같이 배려하고 존중하는구나!
나도 예외가 아니고, 나도 틀릴 수 있고, 나도 똑같이 감염자일 수 있고, 나도 똑같이 더러울 수 있다는 유연한 생각을 하는구나!
마스크 하나 가지고 너무 많이 나갔나? 그런 것 같긴 하다.
대중적으로 유명한 사람들 중에 매체에 등장할 때마다 절대 마스크를 벗지 않고 인터뷰하고, 발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본인이 발표자일 때는 마스크를 벗는 게 발표자에게 주어지는 권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방역 수칙은 포스터에나 나오는 것이고, 자기는 절대 감염자일 리 없으니, 5인 이상이고 뭐고 가볍게 무시하다 딱 걸린 사람들,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은 사실 매우 위험하다. 사람의 열 가지 속성이 일관성 있게 다 좋고, 다 나쁘고 그렇지 않으니까. 그러나 요즘, 나는 마스크 착용하는 것 하나를 보고, 그 사람에 대한 온갖 추측과 예단이 생기는 것을 어찌할 수가 없다.
프로젝트 관리를 하면서 소위
간트 차트(Gantt Chart)가 한 번도 제대로 작동한 것을 본 적이 없다. 20세기 초에 건설 프로젝트처럼 터
닦고, 벽 세우고, 지붕 올리는 순서로 작업들이 종속적이고, 순서가 정해지고 별로
변하지 않는 경우는 어느 정도 소용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요즘 대부분의
사무직/지식 근로자들이 하는 업무가 어디 그런가?
간트 차트의
시각적인 문제점 중에 하나는, 한 행에 하나의 태스크와 하나의 막대(bar)만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사실 엄청나게 많은 공간(가로 시간축으로도, 세로 작업
목록축으로도!) 또는 종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간트
차트가 원래 의도대로 한 눈에 프로젝트 전체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
일반 사무직들은 아직도 파워포인트로 간트 차트 비슷한 모양을 만들어 보고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런데, 간트 차트의 결정적인 약점(?)을 알아서 잘
보완(?)하는 것을 봤다. 즉, 대충 한 행의 타임라인에 여러 개의 후속 과제 또는
하위 과제 막대를 연속해서 표현해서 오히려 알아보기 쉽게 하는 것이다.
나는
간트 차트로 표현되는 전통적인 프로젝트 관리 방법이 잘 작동하지 않는
이유가
내가 일했던 회사들이 한국적인/동양적인 정서가 강해서, 명시적인 프로젝트
일정과 계획의 이면에 암묵적으로 "유연성"에 대한 동의가 있어서인지
[회사/조직 특성]
아니면, 내가 일했던 업무가 소프트웨어 제작이나, 공학적 개발과 달리,
비교적 손에 잡히도록 구체화하기 힘든 소프트한(?) 업무여서 그런 것인지
매우 궁금하다. [업무 특성]
소위 크리티컬 패스(critical path), 또는
크리티컬 패스 방법론(critical path method)을 정교하게 적용해서 프로젝트 일정을 예측한다는 것도, 사실 프로젝트 초기에
디자인 단계에서 하는 대부분의 어림치나 추측(guessing)이 맞다는 가정 하에
작동하는 것이지만, 그것도 현실적으로 그런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어디
현실에서 하나의 작업이 깔끔하게 끝나서 다시 뒤돌아볼 필요 없이 다음 작업이
시작되는 경우가 얼마나 있는가? 계속 반복하고, 검증하고, 돌아가고, 피드백
받고, 보완하고, 그것에 따라 다음 작업이 바뀌고, 건너뛰고, 목표가 바뀌고,
예측하지 못한 혁신도 일어나고, 돌발 사고도 생기기 마련인데... 과연 간트
차트가 그런 것들을 관리하기 위한 효과적인 도구일까?
유현준의 <어디서 살 것인가>를 참 재미있게 보았다. 나는 심한 길치이고, 공간 감각도 둔해서 건축의 세계는 나와는 참 인연이 없는 먼 나라 이야기였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살아오면서 기억에 남는 주요 장면들은 사실 공간과 얽혀 있는 것들이 많았다. 비가 오면 걸레로 물이 나가는 입구를 틀어막아 물놀이했던 한옥집의 마당, 따사한 햇볕과 함께 기억되는 한옥집의 마루, 동네 친구들과 자치기하고 구슬치기 하던 흙바닥 골목길, 초여름날 동네 한 바퀴를 돌며 산책했던 주택가, 그리고 서울의 자취집에 가는 정다운 숲길과 같이 공간에 대한 기억과 정서가 깊게 남아있다.
왜 그럴까? 그만큼 삶과 얽혀 있는 공간이 그만큼 영향력이 크다는 것인가? 이 책에서는 우리 주변의 공간과 도시, 인간의 삶, 과거의 역사, 미래, 기후, 기술의 발전, 사회와 정치 이야기를 버무려서 재미있게 풀어낸다.
처음에 학교 건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우리 나라 학교 건물들은 영락없이 교도소와 비슷하고, 학교 운동장은 사실 군대의 연병장과 비슷하다는 저자의 지적에 아하 하는 감탄사가 나왔다. 학교는 획일화된 건물에서 똑같은 공부만 하거나, 아니면 흙먼지 날리는 연병장 같은 운동장에서 축구만 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학생들이 도란도란 모여서 이야기하고, 어울리고, 산책하고, 작은 놀이를 하려 해도, 지금의 학교 건물과 운동장은 오직 획일화된 교실 수업과 몇몇 남자들에게만 즐거운 축구 외에는 다른 것을 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나는 축구를 잘 못 했다. 아니 심하게 못했다. 그래서 초등학교 시절 생일날에 친구들이 나를 즐겁게 해준다고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 하자고 했을 때 너무 싫었다. 군대에서도, 회사에서도 남자이니 어쩔 수 없이 축구를 해야 할 때가 가장 괴로웠고, 그런 전체주의적 상황이 폭력적이라고 느껴졌다.
점과 선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공적인 정주 공간(머무르는 공간)이 줄어든 요즘 아이들은 야외에서 시간을 보낼 일이 거의 없다. 낮은 천정의 아파트와 천정 높이가 정해진 학교를 벗어나면, 학원에 가기 위해 머리가 닿을 듯한 봉고차를 타고, 다시 천정으로 막힌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고, 다시 봉고차를 타고, 아파트에 와서 꽉막힌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파트로 들어가면 4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가 없다. 이런 변화하지 않는 실내에서의 시간들로 꽉 차 있는 상태에서 어떤 공간이 과연 의미있는 경험과 기억으로 남겠는가? 그들에게 변화하는 것이란 오로지 TV와 컴퓨터, 스마트폰 속의 화면 뿐이다. 그러니 변화하지 않는 답답한 여러 실내들(점)들의 단편적인 경험 속에서 신나고 재미있는 변화의 경험은 스크린 속에서만 얻을 수 있다.
요즘에 아이를 데리고 어딘가를 가도 주로 실내 공간이다. 대형 쇼핑몰, 식당, 키즈 카페 등등등. 그런데 그런 곳에 가기까지는 자동차를 이용한다. 아이에게는 아파트 안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에 가서, 꽉 막힌 차를 타고, 모든 것이 끊긴 채 갑자기 대형 쇼핑몰의 비슷비슷한 주차장으로 장면이 바뀐 것만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비슷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조금씩만 다른 키즈 카페 실내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낸다. 요즘 아이들은 놀이터에 가기까지, 엄마, 아빠와 함께 걸어가며, 주변의 나무가 바뀌고, 풍경이 서서히 바뀌고, 다양한 모습의 상점들이 있고, 넓거나 좁은 길들이 있다가, 어디를 돌아, 어디를 지나 드디어 놀이터에 도착한다는 그런 연속적인 경험을 하기 어렵다. 단지 집, 차, 실내 키즈카페와 같은 불연속적인 공간들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나도 차를 타고 어딘가를 가면 항상 무언가 아쉽다. 연속적인 경험이 끊기기 때문이다. 길이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나는 정말 길을 좋아한다. 길을 걸으며 서서히 바뀌는 풍경과 그 길의 고유한 정서를 느끼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다면 나도 그렇게 공간 감각이 둔한 것은 아닐 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의미있게 다가오는 공간이 별로 없어서 내가 공간에 대해 둔해진 것은 아닌지…
뉴욕에 갔을 때 인상적이었던 것이 있다. 개인적으로 뉴욕과 같은 대도시를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그러나 뉴욕에서 놀란 것은 서울처럼 넓은 대로가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건물은 높은데, 8차선, 16차선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서울과 달리 뉴욕의 길은 2차선 길이 상당히 많았다. 한편으론 답답했다. 그런데 묘하게도 그 2차선 길들을 따라 풍경이 참 많이 변했다. 길거리 음식이나 기념품을 파는 크고 작은 가게, 센트럴 파크, 뮤지컬 극장, 아리랑을 연주하는 거리의 악사, 초상화를 그려주는 거리의 화가와 같이 8차선 대로에서는 시끄럽고, 바빠서 존재하기 어려운 그런 아기자기한 모습들이 펼쳐졌다. 그래서 비록 도심지의 거리이지만 거리의 모습과 연관되어 그 때의 경험들이 뇌리에 박혀있다.
건축물과 도시는 인간이 만든 것이지만, 건축과 도시는 다시 인간의 삶에 큰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책의 저자는 화목한 세상을 꿈꾸며 건축을 한다고 한다. 사람들이 행복하도록 설계된 공간(작게는 주택에서부터 크게는 도시, 공원, 큰 집합 건물, 도로, 다리 등을 포함)의 중요성을 생각해보고, 나같이 둔한 사람에게도 공간을 바라보는 눈을 조금 더 뜨게 해 준 좋은 경험을 선물해준 책이었다.
덧붙이는 말: 요즘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함께 걸어 좋은 길”이라는 노래가 있다. 문구점을 지나서, 장난감집 지나서 학교 가는 길, 너랑 함께 가서 좋은 길… 과 같이 시작되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요즘 아이들이 과연 이런 길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할 거리가 있을까?
아내가 운영하는 학원의 그랜드 피아노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여러 가지 음량 감소 방법을 알아보았다. 좋은 피아노일 수록 쨍쨍거리는 소리가 나지 않고, 깊고 맑은 소리가 나는데, 그런 소리를 기대하기에는 어려운 피아노에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정제된, 그리고 단정한 소리를 얻을까 고민하였다.
가장 간단하게는 윗뚜껑(리드)을 덮는다. 가장 확실한 방법인데, 보면대를 피아노 안쪽에 설치해야 하는 경우, 어쩔 수 없이 윗뚜껑을 열어야 한다. 뚜껑을 덮고 보면대를 설치하면 보면대가 너무 높아져서 키가 작은 사람들이 악보를 보는 데에 어려움이 생긴다.
바닥에 매트를 까는 방법이 있다. 바닥에 양탄자를 깔았는데, 그랜드 피아노는 향판이 아래쪽에 있으므로, 아래로 내려가는 소리가 단단한 바닥에 난반사되는 소리를 조금 잡아줄 수 있다. 그런데 바닥에 양탄자를 깔면 먼지와 때를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피아노 바퀴에 진동을 흡수하는 고정 받침대, 소위 말하는 insulated caster를 설치하는 방법이 있다. 피아노 내부 진동이 바퀴를 통해 바닥면에 퍼지는 것을 줄여 주는 것이다. 이것은 아랫집에서 피아노 소리가 시끄럽다고 할 경우에 밑으로 퍼져나가는 소리를 어느 정도 잡아줄 수 있다고 하는데, 연주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 다시 말해 연주자가 느끼는 음량 감소는 거의 없다.
해머와 현 사이에 머플러를 설치하는 방법도 있다. 이 방법도 상당한 음량 감소를 가져오지만, 해머가 현을 직접 치는 것과 가운데 천이 있는 것과는 터치감과 음색에 치명적인 변화를 가져오므로 썩 내키지 않는 방법이다. 업라이트 피아노의 경우 가운데 약음 페달이 따로 있지만, 그랜드 피아노는 그렇지 않으므로, 따로 설치를 할 수 있다.
현 위에다 천을 덮는 방법도 있다. 이것은 간단하게 얇은 이불이나 천을 현 위에 살짝 덮어주는 방법인데, 소음 감소는 상당히 된다. 그러나 역시 음색의 변화를 가져온다. 피아노 소리가 조금 더 멜로우(mellow)해지는데, 음색의 변화는 필수적으로 피아노 연주시 연주자가 터치하는 방법에 변화를 가져오므로 썩 유쾌한 상황이 안 된다.
사일런트 모듈을 다는 방법도 있다. 이것은 해머가 현을 때리지 못하게 지지대가 잡고, 전자적인 센서가 터치를 감지하여 부가적으로 장착한 미디 음원에서 소리를 대신 내주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본래의 목적인 쨍쨍거리는 소리를 잡아주는 목적과는 다른 방향으로 너무 흘러간 것 같다. 헤드폰을 쓸 수도 있고, 디지털과 어쿠스틱 피아노를 함께 사용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 나름 장점이 있지만, 우리의 목적에는 잘 안 맞았다. 요즘 디지털 피아노의 경우, 보통 1번 패치인 그랜드 피아노 사운드에 온갖 기술을 다 쏟아부어, 엄청나게 큰 샘플링 사이즈가 배정된다. 통상 야마하, 커즈와일, 카와이, 코르그 등 하드웨어 업체 뿐 아니라 Synthogy등 가상악기로 피아노를 만드는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피아노 사운드를 개선하기 위해 대부분의 자원을 쏟는다. 또는 완전히 피지컬 모델링(physical modelling) 방식으로 피아노의 온갖 변수를 고려하여 시뮬레이션한 사운드를 내주는 경우도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대표 주자로는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롤랜드의 상위 기종(V-Piano나 LX 시리즈)이나 피아노텍(Pianoteq) 등이 있는데, 샘플링 음색보다 다이나믹 레인지가 상당히 넓은 게 특징이다. 그런 반면, 사일런트 모듈들은 피아노 사운드가 그리 만족스러운 경우가 흔치 않은 것 같다.
좀 돈이 들고 번거롭긴 하지만, 쓸데없는 잔향을 제거하고 정숙한 소리를 얻기 위해서는 방에 방음/흡음 공사를 하는 방법이 있다. 이 때에도 외부에 음이 세어나가지 않는 목적의 방음인지, 또는 내부에서 잔향을 줄이고 정갈한 소리를 얻기 위한 흡음이 목적인지에 따라 조금 다른 재료의 방음/흡음 공사를 해야 한다.
국내 한 업체(오케이피아노)가 광고하는 방법으로 밑으로 향해 있는 그랜드 피아노의 향판을 덮는 방법이 있다. 업라이트 피아노는 향판이 뒷쪽에 있으므로, 향판을 막는 것이 비교적 쉽다. 적당한 흡음재를 사서 뒤쪽을 대충 막거나, 또는 흡음재로 대고 벽에 피아노를 붙여버려도 된다. 그런데 그랜드 피아노의 향판을 덮기 위해서는 접착제를 쓰거나, 양면 테이프를 쓰거나, 못질을 해야 한다. 그리고 향판을 막는다고 해도, 피아노 윗쪽으로 나오는 소리를 효과적으로 잡지 못한다.
우선 벽면에 흡음재(7번 방법)를 붙여 보았다. 한쪽은 조금 두껍고 부드러워 흡음 효과가 조금 더 뛰어나다고 하는 폴리에스테르 흡음재를 붙였다. 소재가 가벼워서 글루건을 적당히 바르고 붙여도 되고, 실리콘을 발라 붙여도 된다. 붙이는 것은 매우 쉬운데, 어려운 것은 자르는 것이다. 아무리 자를 대고 반듯하게 자르려고 해도, 반듯하게 잘라지지가 않았고, 자를 때 먼지도 꽤 많이 나왔다. 다른 한 쪽은 소위 아트보드라고 좀 더 압축된 폴리에스테를 판을 붙였다. 이것은 무게가 좀 나가므로 타카로 박아주거나 실리콘을 사용해서 붙여야 한다. 글루건에서 쏘는 글루만으로는 좀 약한 것 같았다. 또 다른 면에는 방염 폴리계란판을 붙였는데, 이것도 가벼워서 붙이기는 매우 쉽다. 다만, 가볍고 부드러운 것들은 역시 자르기가 힘들다. 몇 가지 조건에서 약식으로 실험해본 바로는 흡음 효과는 폴리 계란판이 제일 좋고, 그 다음이 일반 흡음재, 마지막이 압축된 아트보드 순이었다. 그러나 시각적으로 가장 좋은 것은 아트보드, 일반 흡음재, 그리고 마지막이 계란판이다. 계란판 모양은 무슨 색을 넣어도 예쁘지가 않았다. 그러나 업라이트 피아노가 있는 방이라면 향판 뒷쪽 벽면에 계란판을 붙여주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그래도 그랜드 피아노 소리가 불만스럽다. 그래서 오늘 오케이피아노에 부탁해서 피아노 조율을 하고, 그랜드 피아노 밑바닥을 막았다 (8번 방법). 그리고 하는 김에 바퀴에 절연 받침대도 설치했다. 그리고는 짠, 잔뜩 기대를 하고 피아노를 쳐보았는데... 결과는 대실망이다. 오케이피아노 쇼핑몰에 소비자가 솔직한 사용 후기를 다는 곳이 마땅치 않아 블로그에 적어본다.
우선, 대부분의 중소 업체들이 왜 세금계산서나 카드 결제 해달라고 하면, 가격을 올린다. 거꾸로 말하면, 거래의 증빙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매출을 누락시키고, 세금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율비가 10만원인데 카드 결제나 현금 영수증, 세금계산서 되냐고 했더니 곤란해한다. 그리고 10%를 추가로 더 내라고 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10%를 더 주었다. 오신 조율사분은 매우 친절하긴 했지만, 조율의 질은 별로였다. 조율이라는 것이 단순 튜닝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음의 밸런스를 잡아주고, 음색과 터치의 상관관계 등도 약간 조정해주는 것이어야 하는데, 정말 정말 단순 튜닝 그 이상이 아니었다. 피아노 밑에 설치된 방음판과 바퀴에 설치한 절연 받침대의 효과는 정말 의심스러웠다. 방음이 목적이 아니고, 깨끗하고 정제된 소리를 얻기 위한 목적이 더 컸는데, 방음도 거의 안 되었고, 피아노 소리는 여전히 시끄럽고 쨍쨍거렸다.
지금까지의 잠정 결론이다. 그랜드 피아노 소리가 시끄럽고 쨍쨍거린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좀 더 크고 좋은 피아노로 바꾸는 것이다. 두 번째는 방에 방음/흡음 공사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쨍쨍거리는 소리가 조금은 준다. 세 번째, 그냥 뚜껑을 덮는다. 그래도 시끄러우면, 이불 하나 구해서 현을 덮어준다.
이 말은 미국의 두 번째 대통령이었던 존 아담스(John Adams)가 한 말이라고 한다. 이와 비슷한 말로 헨리 카이저(Henry Kaiser)가 한 말이 있다.
Problems are only opportunities in work clothes.
어떤 비디오를 보다가 강사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들었는데, 앞뒤 맥락을 고려하면 문제를 피하지 말고 기회로 여겨라. 그리고 문제를 피하는 것보다는 그것을 뚫고 나가는 것이 훨씬 현명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방법이다는 대략 이런 뉘앙스인 것 같은데, 그래도 왜 in disguise이고, 왜 in work clothes인지가 잘 이해되지 않았다. 그래서 몇 가지 구글링을 해보니, something in disguise는 말 그대로 뭐가 가면 뒤에 숨은 상태라는 뜻이다. 위키셔너리 사전에 예시로 나온 숙어는 blessing in disguise, 즉 축복이 가면 뒤에 숨었다라는 뜻인데, 결국은 겉으로 보기에는 불행 같지만, 사실 가면 뒤에 커다란 축복, 또는 큰 행운, 좋은 것이 숨겨져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다음 사전에는 불행해보이지만 사실은 행복한 것이라고 해석이 되어 있다. 또 어떤 곳에는 전화위복, 새옹지마라고 해석이 되어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제 조금 이해가 된다.
Every problem is an opportunity in disguise. 즉, 모든 문제는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이고, 골치거리이지만, 알고 보면 가면 뒤에 기회가 있다. 즉, 문제를 피하려고 하지 말고, 숨어있는 도전 기회를 찾으라는 뜻이 숨어 있다.
여기까지는 알겠는데, 두 번째 인용문에서는 in disguise 대신에 작업복, 즉 in work clothes라는 표현을 썼다. 아마도 비슷한 뜻일 것 같긴 한데 왜 하필이면 작업복일까가 와닿지 않았다. 그래서 또 검색을 해보니 쿼라(Quora)에 상당히 그럴듯한 답변이 올라온 게 있었다. 답변자의 해석에 따르면, 작업복은 일할 때 입는 옷 또는 회사에서 입는 정장 옷인데, 일반적으로 그 옷을 입은 상태에서 편안함을 느끼지는 않는다. 작업복을 입은 상태에서는 계속 일을 해야 하고, 일이 끝나면 우리는 더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싶어한다. 다시 말해서, 작업복은 불편함을 비유적으로 나타냈다고 봐야 한다. 사람들은 문제가 생기면 일단 불편함을 느끼고, 불편함은 일단 피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문제는 불편함 뒤에 숨은 기회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편안한 영역(comfort zone)으로 가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결국 문제가 생기면 그것이 불편하게 보이고, 피하고 싶은 것이더라도 그 안에 숨어있는 기회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