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는 노인의 빈곤율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2023년 12월 19일 기사에 의하면, 2020년 기준, OECD 37개 회원국 가운데 66살 이상 노인 빈곤율(가처분
소득이 전체 인구 기준 중위소득의 50% 이하)은 세계 최고입니다. 2009년
오이시디가 노인 빈곤율을 공개한 이후 해마다 1위를 했다고 합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우리 나라 정부의 공적 연금 지출이 정부 전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보나, 국내 총생산(GDP) 대비로 보나 매우 낮기 때문입니다.
노인 빈곤은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소득이 있을 때, 공적 연금과 함께 개인 연금으로 미리미리 준비해야 합니다.(이미지 생성: Microsoft Designer Image Creator)
1.2. 사적 연금
공적 연금(국민연금, 공무원 연금, 기초연금 등)의 보장 범위가 이렇게 빈약하므로,
어쩔 수 없이 개인이 사적 연금으로 과도하게(?) 대비를 해야 합니다. 노인이 되어
빈곤의 악순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이죠.
사적 연금 중에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는
대개의 경우, 재직중에 가입하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퇴직을 하면서 퇴직금을
수령했다면 많은 분들이 계좌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것을 제대로
운용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만.
2. 연금저축, 지금 시작하세요
개인이 준비할 수 있는 연금은 IRP 말고도 연금저축이 있습니다.
저는 은행 예금, 적금만 평생 해왔다가, 50세가 넘어서 이제야 연금저축을 알게
되었습니다! 너무 관심이 없었고, 너무 늦었죠. 그리고 바로, 40대인 아내와 10대인
아이도 뒤늦게 연금저축 계좌를 개설하였습니다.
현금을 저축하는 것만으로는 이자율이 물가 상승율을 따라잡지 못해, 돈을 계속
까먹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뒤늦게 저축이 아닌 "투자"를 하기로 마음먹고,
차근차근 관련 지식들을 접하면서 제가 배운연금저축에 관한 이야기를 최대한 쉽게 풀어봅니다.
2.1. 연금저축의 목적과 취지
소득이 줄거나 없어진 노후의 생활 보장, 생활 안정을 목적으로 합니다. 즉, 소득이
있는 젊은 시절에 장기간 꾸준히 납입하면서 다양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은퇴 후(55세 이후, 5년 이상 가입 후)에는 연금 수령이 가능합니다.
2.2. 연금저축 가입 자격
국내 거주자로서 가입 자격에 제한이 없습니다. 직장인이 아니어도 되고,
미성년자여도 됩니다. 그래서 아내와 아이 계좌도 만들었습니다.
2.3. 연금저축 계좌 만들기
연금저축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연금저축 보험: 보험사에서 가입
연금저축 펀드: 증권회사에서 가입
연금저축 신탁: 은행에서 가입 (2018년부터는 신규 가입이
중단되었습니다.)
신탁은 신규 가입이 중단되었으므로, 남는 것은 보험과 펀드인데, 보험은 성격이
좀 다릅니다. 그래서 연금저축 펀드를 만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름에
"펀드"가 들어가 있어서 좀 헷깔리는데, 주식, 펀드 등 각종 투자 상품을 운용할
수 있는 기본 계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는 기존에 거래하던 증권사가 딱히 없어서,
2023년 좋은 증권사
순위를 참조하여 하나를 골랐습니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영업점 방문 없이,
휴대폰과 신분증만 있으면 모바일 앱으로 계좌 개설이 가능합니다.
2.4. 연간 납입 한도
연금저축 계좌와 IRP를 모두 합산하여 연간 1,800만원까지 입금할 수
있습니다. 혹시나 계좌가 여러 금융 기관에 있다면, 모든 계좌 합산하여 연간
1,800만원까지 납입 가능합니다. 연금 수령 이후에는 추가 납입이
불가능합니다.
2.5. (왕초보자를 위한) 주식계좌 개념
부끄럽게도, 저는 투자라는 것을 50세가 넘어서 사실상 제 손으로 처음 해봤습니다.
주식은 어디서 어떻게 사고, 어떻게 파는지도 전혀 몰랐습니다. 처음으로 증권사의
트레이딩 프로그램 MTS(Mobile Trading System)를 설치하고, 우여곡절 끝에
들어가봤는데, 여러 화면을 봐도 영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증권사에서 만든 주식 계좌는 은행의 예금 통장과 좀 다릅니다. 계좌에 돈만 넣으면
끝이 아니라, 어딘가에 투자를 해야 됩니다.
처음에 현금을 주식 계좌에 입금하면, 현금이 임시로(?) 계좌에 보관되게
됩니다. 이것을 예수금이라고 합니다.
예수금 범위 내에서 투자 상품(예: 주식, 채권, 펀드 등)을 사면(매수하면),
예수금이 줄어듭니다.
나중에 투자 상품을 팔면(매도하면), 다시 예수금이 늘어납니다.
예수금으로 아무런 상품도 사고 팔지 않으면, 계좌를 만들 이유가
없습니다.
3. 연금저축의 제도적 혜택
투자를 조금이라도 하고자 한다면, 최우선적으로 연금저축 계좌를 연간 납입 한도인
1,800만원만큼 꽉 채우고, 그 다음에 다른 계좌를 이용하기를 권해드립니다. 일반
주식계좌에 비해서 매우 큰 혜택이 있습니다.
3.1. 세액 공제 (2024년 1월 현재)
연금저축 납입 금액 중에 600만원까지는 세액 공제가 됩니다. (본인의 소득
수준에 따라 소득 공제는 세금을 매기기 전단계에서 소득 중에 일부는 없는 것으로
치고 세금 계산을 하겠다는 뜻입니다. 반면, 세액 공제라는 것은 이미 내야 할
세금(결정세액)이 산출되었는데, 그것을 직접 깎아주는 것입니다.
IRP와 합산해서는 총 900만원까지 세액 공제가 됩니다. 그 말은 900만원
납입시, 기타소득세에 부과하는 세율인 16.5%를 공제해줍니다. 그 말은, 총
148만5천원을 연말정산시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근로소득이 5천5백만원 초과 또는
종합소득금액 4천5백만원 초과하는 분들은 공제율 13.2%를 적용받아 최대
118만8천원을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연금저축의 세액 공제 혜택
근로소득자 총급여
5,500만원 이하
5,500만원 초과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자
4,000만원 이하
4,000만원 초과
공제 대상 금액 한도
600만원 (IRP 합산시 총 900만원)
공제율
16.5%
13.2%
최대 공제금액
1,485,000원
1,188,000원
3.2. 과세 이연
은행 예금에서 이자 소득이 생기면, 15.4%의 이자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이자를
받게 됩니다. 그러나 연금저축에서 이자 소득이 발생하면, 연금수령 때까지 세금을
미루어줍니다. 이것을 과세 이연이라고 합니다. 그 말은, 이자 소득을 포함해서
꾸준히 재투자하면, 훨씬 빨리 목돈을 만들 수 있다는 뜻입니다.
3.3. 저율 과세 및 분리 과세
가입 후 5년 이상 납입하고, 55세부터 연금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이 때에도
계좌에서 세액 공제를 받지 않은 납입액에 대해서는 과세되지 않습니다. 이미 세액
공제를 받은 납입액과 운용수익에 대해서는 나이에 따라 연금소득세율(3.3%~5.5%)을
적용받습니다. 이것은 일반 소득세율 16.5%보다 훨씬 낮은 세율입니다. 다만,
연금소득 총액이 연 1,200만원을 넘어갈 때에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됩니다.
연금 외로 수령할 경우에도 소득세를 한 번 원천징수하면 과세 의무는 끝이며, 더
이상 종합소득에 합산하지 않습니다. 이것을 분리과세 혜택이라고 하네요.
연금 수령시 혜택
구분
세액공제받은 납입액, 운용수익
세액공제받지 않은 납입액
연금 수령시
연금소득세 3.3%~5.5% 원천징수 1,200만원 초과시 종합과세
과세하지 않음.
연금 외 수령시
기타소득세 16.5% 원천 징수 분리과세
부득이한 사유로 연금외 수령시
연금소득세 3.3%~5.5% 원천징수 분리과세
연금 수령 연령에 따른 소득세율
연금 수령 나이
연금소득세율
55세 이상 ~ 70세 미만
5.5%
70세 이상 ~ 80세 미만
4.4%
80세 이상
3.3%
이상으로 제가 연금저축 계좌에 대해서 공부한 내용을 정리해봤습니다. 온 가족이
다 계좌를 만들어도 되니, 가까운 곳에 알아보시고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세요.
예전에 LG전자와 현대자동차에 다닐 때에 해외 현지채용인 대상 교육 업무를 많이
하였습니다. 그래서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기도 하고, 또는 여러 나라 사람들이
본사가 있는 우리 나라로 오기도 하면서 많은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보았습니다.
특수한 경우였습니다. 대한민국에 뿌리를 둔 회사, 즉 우리 나라에 본사가 있으니,
현지채용인들은 본사를 특수하게 바라봅니다. 즉, 본사의 방침, 정책, 비즈니스
프랙티스가 기준이 되며, 해외에도 이를 적용하려고 하게 됩니다. 그 때마다 몇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본사가 있는 우리 나라에서 만든 정책과 규칙이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할 수
있는가?
우리 나라의 비즈니스 프랙티스는 다른 나라가 부러워하고, 참고할만한 것인가?
우리 나라의 비즈니스 방식을 매우 존경스럽게(?) 바라보며 어떻게든 배우려고 애를
쓰던 나라로 중국과 인도가 떠오릅니다. 어떤 문제에 대해 본사에서는 이렇게
해결했다는 사례가 마치 최고의 솔루션인 것처럼, 중국과 인도 직원들은 열심히
필기하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반면에 소위 말하는 서양(북미와 유럽)의 직원들은
대체적으로 본사의 교육을 바라보는 시선이 사뭇 달랐습니다. 저는 본사의
프리미엄을 가지고 사람들을 만났지만, 대한민국이라는 개발도상국에서 전 세계에
통하는 스토리를 어떻게 만들어낼지 항상 고민이었습니다.
박태웅 한빛미디어 이사회 의장의 『눈 떠보니 선진국』은 이렇게 급격하게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한 대한민국이 건너뛴 근대화의 몇 가지 요소들을 짚어주고
있습니다. 압축 성장하며 급격하게 선진국의 요소들을 갖추게 된 우리 나라가
이제는 건너뛴 근대화 과정에서 무엇이 부족했는지 성찰하고 있습니다.
2021년 8월, 즉 문재인 정부 말기에 책이 출간되었으나, 2024년 1월 현재 보면 더
뼈아픈 지적들이 많이 있습니다. 책에서 언급한 것 중에 두 가지만
적어봅니다.
신뢰 자본
선진국이라고 우리가 부러워했던 유럽 국가들에 가보면 의외로 소매치기가
많습니다. 그리고, 차량 안에 귀중품을 그냥 놔두면, 쉽게 차량을 파손하고
귀중품을 가져가는 범죄가 생각보다 많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카페에 노트북을 펼쳐놓은 채로, 화장실도 가고, 자리를 비우는 사람들을 가끔 보게
됩니다. 어딘가에 지갑을 놓고 왔는데, 시간이 꽤 지나서 찾으러 가도 안전하게
지갑이 남아있었던 경험도 가끔 하게 됩니다. 기차를 타기 위해 기차표를 검사하는
사람도 없고, 검표하는 게이트도 없이 바로 차에 오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회에 축적된 신뢰가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신뢰는
정말 자랑스러워할 만한 자산입니다. 신뢰가 없었다면 모든 사람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보고,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합니다. 신뢰를 저버린
범죄에 대해서는 단호한 제재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큰 금액의
횡령을 저지른 재벌 총수나, 큰 금액의 뇌물을 받은 정치인이나, 큰 규모로 주가
조작을 저지른 사람들이 집행유예를 받거나, 금방 사면을 받는 것을 많이 보게
됩니다. 뭇사람들이 쌓아놓은 일상의 신뢰가 커다란 권력형 범죄와 송방망이 처벌에
의해 무너집니다. 『권력의 심리학』에서도 말합니다. 권력자가 다른 모든 사람을
범죄자로 간주하고 바라보는 판옵티콘을 사회에 적용할 게 아니고, 부패의 가능성이
높은 권력을 향해 뭇사람들이 감시의 눈을 거두지 않아야 합니다.
데이터 공개
우리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공공 데이터 지수에서 2015년, 2017년,
2019년에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디지털 전환, 나아가 인공지능의 시대에 데이터는 산업화 시대의 석유와
같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국 규모의 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생산하는
주체라고 할 수 있는 국가, 정부에서의 데이터 공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정부 기관에서 공개하는 데이터는 한/글(아래아한글)
형식으로 된 것들이 많습니다. 또, 숫자가 가득한 예산표, 비용 집행표가 그냥
PDF로 공개되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을 사람이 보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데이터는 기계가 읽을 수 있어야, 기계가 처리를 하고, 가공을
하여 새로운 데이터나, 의미있는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데이터법
정보 모델 스키마(DATA Act Information Model Schema: DAIMS)가 있어, 예산
보고서를 기계가 처리할 수 있도록 공개된, 표준 포맷을 지정해놓았다고 합니다.
우리도 데이터가 분석 가능한 형식으로 공개가 되면, 정책의 기획, 실행, 평가
단계에서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민간 연구소나
기업들이 데이터를 분석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에는 그 밖에도 우리가 급하게 건너 뛰면서 놓쳐버린 선진국의 요소들을 잘
간파하고, 일부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견제와 균형이 없는 권력(검찰 권력,
판사 조직, 일부 공무원 조직 등)에 대한 문제점, 문제를 정의하지 않고 해결하려는
시도들, 정부 재정 정책에 대한 제언,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교육 등 다양한
이슈들이 나옵니다. IT 현자라고 불리우는 저자의 문제 정의 능력이 돋보이는
책이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고, 생성형 AI가 세상을 뒤바꿔버린 2024년 현재
시점에서 보아도 매우 유용합니다. 정부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직장에 다닐 때에는 월 급여(보수 월액) 기준으로 회사와 반반씩 나눠서 내던
건강보험료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퇴직/퇴사 후 지역
가입자로 전환이 되면 이제 보험료 전액을 오롯이 혼자 부담해야 합니다. 그래서
부담해야하는 지역보험료가 오를 수 있습니다. 퇴직하고 소득이 없을 경우,
지역보험료는 주택, 건물, 토지, 자동차 등의 재산 규모에 따라 부과됩니다. 소득은
없는데, 재산이 많다면, 건강보험료가 꽤 오를 수도 있습니다.
지역보험료 모의 계산기
갑작스런 보험료 인상으로 부담스러운 분들을 위한 좋은 제도가
있습니다. 바로 임의계속가입 제도입니다. 퇴직, 퇴사한 사람들에게
자동으로 안내가 나오는 것이 아니므로, 본인이 찾아서 꼭 신청해야
합니다!
퇴직자는 건강보험료 임의계속가입 제도를 잘 활용하면, 건강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임의계속가입 제도란 무엇인가?
임의계속가입 제도는 실업자에 대한 건강보험료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제도입니다.
예전에 직장에서 내던 건강보험료보다 새롭게 내야 할 지역보험료가 더 높다면,
(즉, 직장 건강보험료 < 지역 건강보험료라면) 예전에 직장에서 내던 보험료만
내도록, 마치 직장 가입 기간을 계속 연장시켜주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신청 기한
이게 중요합니다! 퇴직 후에 지역가입자 보험료를 고지받은 후, 그
납부기한에서 2개월이 지나기 전까지 신청해야 합니다. 대략 퇴직 후
1개월 이내에 지역가입자 보험료 고지서가 나오고, 납부 기한이 1개월 정도
된다고 하면, 최대로 길게 잡아서 퇴직 후 대략 4개월 이내에 신청하지 않으면,
완전히 날아갑니다.
신청 방법
가까운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를 찾아보세요.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지역은 구 단위에 하나 정도, 다른 지역은 시에 하나
정도 지사가 있습니다. 지사에 방문하셔서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로
임계속가입을 신청하겠다고 말씀하시면 안내해줄 것입니다. 그동안 냈던 직장
건강보험료와 지역 건강보험료를 비교해볼 수 있고, 그동안 지역보험료를 낸
것도 다시 재정산도 가능합니다. 우편, 팩스 등으로 신청 가능하지만,
방문해서 정확히 확인하고 안내받는 것이 더 쉬운 방법인 것 같습니다.
신청 자격 요건
퇴직 전 직장 가입 기간이 18개월동안, 통산 1년이 넘어야 합니다. 즉,
마지막 퇴직 이전에 몇 군데 직장을 옮기면서 중간에 공백 기간이 있는 경우,
마지막 18개월 중에 1년은 넘게 직장가입자 자격을 유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이라면 다 이 범주 안에 들어올 것입니다.
임의계속가입 유지 기간
가입자의 자격 변동이 없다면, 임의계속가입은 퇴직일로부터 최대 36개월까지
가능합니다.
납부할 보험료
보험료 산정의 근거가 되는 보수월액(즉, 월 급여)은 보수월액 보험료가
산정된 최근 12개월간의 보수월액을 평균한 금액으로 합니다. 즉, 특별히
직장에서 1년간 급여 변동이 없었다면 마지막에 냈던 직장 보험료와 비슷한
금액의 보험료를 계속 내게 됩니다.
2023년에는 총 21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작년보다는 독서량이 조금 줄었습니다.
올해는 인생을 요동치게 만드는 큰 사건에 대한 여파로 하반기에는 집중해서 책을
보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반면에 당장 해결되지 않을 큰 짐과 난관이 올 때에, 책은
잠시나마 저만의 환상적인 메타버스를 제공해주고, 위안과 새로운 자극이 되었으며,
작은 희망을 가질 수 있게도 해주었습니다.
2023년 올해의 책
올해의 책을 뽑으려면, 사실 시장 조사라도 광범위하게 해야 하고, 출판계의 흐름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아야 하고, 또 독서량도 매우 많아야 하겠지요. 그러나, 저는
제가 오래 보았던 책 가운데, 인상 깊었고, 감동 받았고, 때로는 충격을 받았던
책들을 정리해봅니다. 연초에 읽었던 책들은 벌써 기억이 흐릿해지고 있네요ㅠㅠ.
소설/문학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배반』
올 초에는 저에게 가장 생경했던 책이라고 할 수 있는,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배반』을 보았습니다. 동아프리카의 작은 자치 국가인 잔지바르 출신의 학생이
영국에 유학가서, 조국에 불어닥친 혁명의 광풍에 돌아가지도 못하고, 영국 사회의
온전한 일원이 되지도 못한 채, 과거의 이야기들을 풀어냅니다. 등장 인물들의
이름, 지명도 낯설고, 아프리카의 문화적, 시대적 배경을 잘 모르다보니,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다 생소했지만,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이 잘 그려진 이야기는
대한민국의 한 독자에게도 진한 감동과 재미를 주었습니다.
아버지의 장례식에 온 온갖 사람들의 기억과 이야기를 토대로 아버지의 삶을 웃프게
소환해낸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제가 유일하게 종이책을 서점에서
구해서 보았습니다.
김진영의 『마당이 있는
집』은 괴로운 현실에서 상상의 세계로 도피하고 싶을 때 제가 찾은 스릴러
소설이었습니다. 스릴러 이상의 많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주었습니다.
올해 마지막
소설은 백수린 작가의 『눈부신 안부』였습니다. 섬세하고 인간적인 이야기가
아름다운 문장에 담겨 있는 작가의 첫 장편 소설인데, 사실 마지막에 예상치 못했던
반전(?)도 있어서, 더 여운을 길게 남겼습니다.
경제/경영
김정인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한국경제사』
올해는 "경제" 관련 책들을 몇 권 보았습니다. KBS 서영민 기자가 쓴 『거대한 충격 이후의 세계』는 가장 큰 수확이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세계 경제의 큰
변화와 사건들의 연결 고리를 심도있게 분석해서 이해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에 대한 배려와 대책도 잊지 않은 수작이었습니다.
김정인 작가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한국경제사』는 역사책으로 분류되어 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손을 떼기 어려운 한국의 경제 흑역사입니다. 오늘날 뒤돌아보면, 우리
나라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왜, 어떻게 일어났었고, 그것이 경제적으로,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명쾌하게 풀어냈습니다.
박종훈 기자의 『자이언트
임팩트』도 전 세계 거시경제의 흐름을 세계사적인 맥락과 정치/사회적인 배경과
함께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올해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세이노의 가르침』이 이 범주에 들어갈 수 있는지 좀
애매하긴 한데, 상당히 충격적으로 보았던 책이었습니다. 흔한 자기계발 서적에서는
공통적으로 "긍정적"인 마음과 시각으로 삶을 살아가면, "온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는 식의 서사가 있습니다. 세이노의 가르침은 그런 이야기와는 전혀
다르게, 자수성가한 노인의 경험을 날 것으로 풀어낸 흔하지 않은 자기계발
서적이었습니다.
인문/과학
하영원의 『결정하는 뇌』
경영학 교수 하영원의 『결정하는 뇌』는 경영학이나 사회심리학의 의사결정
이론을 한 학기 과정으로 개설했을 때 쓸만한 교과서에 가까웠습니다. 흥미로운
내용들이 쉬지 않고 나오기때문에 밑줄을 긋고, 하이라이트를 한다면 온전한
페이지가 남아있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또 교과서이기 때문에 항상 옆에 놓고
참고하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유시민 작가의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는 과학도
이렇게 쉽고 친근하게 풀어내는 유시민 작가의 글솜씨와, 익숙하지 않은 분야에
대한 작가의 학습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습니다.
이 책에서 얻은 과학과
수학에 대한 호기심을 원동력 삼아, 폴 굿윈의 『숫자는 어떻게 생각을
바꾸는가』를 보았습니다. 정통 수학책은 아니지만, 일상에서 많은 숫자와 통계를
접하는 현대인들이 숫자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또 인간이 숫자에 왜
이렇게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다음 책
한 권의 책이 끝나면, 다음 책으로 무엇을
볼까 고민하면서 탐색하고 방황하는 시간이 꽤 길어질 때도 있습니다. 한편으론,
다음에 봐야 할 책들이 대기 목록에 올라와 있기도 합니다. 어떤 책이 대기
목록에 올라오는 경로가 몇 가지 있습니다.
라디오에서 소개/추천해주는 것
저는 KBS 1 라디오를 많이 듣습니다. 운전할 때, 이동할 때, 그리고 집에서
집안일 할 때, 홍사훈의 경제 쇼, 김태훈의 시대음감, 생방송 주말 저녁입니다,
최경영의 최강 시사, 이대호의 성공 예감, 강원국의 지금 이 사람, 주진우
라이브 등을 즐겨 들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정권의 방송
장악 작전에 의해 하루 아침에 사라지는 아픔도 있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별도의 책 소개 코너가 있거나, 아니면 화제가 되는 작가의
인터뷰가 나오기도 합니다. 가만히 인터뷰를 듣고 있다가 이 사람이 누구지?
라고 사람에 관심이 생기고, 이어서 그 사람이 쓴 책에 관심이 가게 되기도
합니다. 신뢰할 만한 사람이 소개해주거나, 또는 작가의 인터뷰를 들어보니 참
괜찮다 싶은 경우, 다음에 읽어봐야겠구나 생각이 듭니다.
같은 작가의 다른 책
좋은 책을 읽고 나면, 이 사람이 쓴 다른 책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갑니다.
그렇게 해서 관심이 생긴 작가는 김승섭, 유현준, 애덤 그랜트, 문유석, 유시민,
박웅현 등이 있습니다.
참고 문헌
작가들은 책 한 권을 쓰기 위해서 수백 권의 참고 도서를 본다고 합니다. 그 참고
도서 중에 내가 관심이 가는 책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다음 책을
고르기도 합니다.
책 광고/카드 뉴스
포털 사이트나 신문사 사이트에 책 소개가 나오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단순히
텍스트로 책 소개가 나오기도 하지만, 광고인지 기사인지 모를 만화나 카드
뉴스로 나오기도 합니다. 간혹 이런 카드 뉴스를 보고, 그 책을 꼭 읽어보고 싶은
경우가 생깁니다.
가용성
제가 보는 책의 90% 이상은 전자책입니다. 전자책 디바이스는 스마트폰입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휴대하고 다니는 유비쿼티와 극강의 접근성 때문에, 태블릿, PC,
전자책 전용 기기가 대체할 수 없는 편리함을 줍니다. 그리고 읽는 책의 90%
이상은 전자 도서관에서 빌려서 봅니다. 이렇게 전자책과 도서관이라는 두 집합의
교집합에 들어오는 책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교집합 안에서 열심히 뒤져서
다음 책을 고르는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2024년에 보고 싶은 책
여러 경로에서 얻은 내용을 바탕으로, 내년에 보고 싶은 책들을 몇 개
골라놓았습니다.
김승섭의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안나의 집을 운영하는 김하종 신부의 『사랑이 밥 먹여준다』는 책은 강원국의 지금
이 사람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알게 되어서, 목록에 올려놓았습니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는 김승섭 교수의 새 책이기 때문에 믿고 대기 리스트에 올립니다.
얀-베르너 뮐러의 『민주주의 공부』는 퇴행하는 한국 민주주의의 현실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아이디어를 줄 것이라고 기대하며 읽을 목록에 올렸습니다.
『오리지널스』에서 깊은 인사이트를 주었던 애덤 그랜트 교수의 『기브 앤 테이크』는 오래 전부터 읽을 책 상위 목록에 있었는데, 가용성의 범위에 아직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광풍을 일으키며 이미 엄청난 시장을 생성한 생성형 AI 툴들을 정리해놓은 백과사전이랄 수 있는 김덕진 소장의
『AI 2024』를 읽어보려고 합니다.
우리말 가운데 "이모"라는 단어가 주는 친근함을 과연 외국 사람들은 이해할 수 있을까? 소위 "파독 간호사"로 독일에 가서 젊은 시절을 낯선 땅에서 보내며 살아왔던 이모들의 이야기가, 누구의 마음도 다치지 않게 하려는 듯 선의의 거짓말처럼 세심하게 펼쳐진다. 처음에는 불의의 사고로 언니를 잃어버렸던 어린 시절 주인공 해미의 눈으로, 나중에는 해미가 자라면서 조금씩 성숙해진 시각으로 다시 바라본 주인공과 이모들의 이야기가 교차한다. 마치 커다란 유화를 돋보기를 대고 조금씩 조금씩 살펴보자, 저쪽 한편에서는 알지 못했던 색깔과 질감을 다른 한편에서 발견하면서 풍성함을 얻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게으른 사람들은 자기가 알지 못하는 걸 배우려고 하는 대신 자기가 아는 단 한 가지 색깔로 모르는 것까지 똑같이 칠해버리려 하거든.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는 지극한 정성과 수고가 필요하니까.
지극한 정성과 수고는 곧 사랑이며 배려이다. 해미의 친구 레나, 한수가 선자 이모의 첫사랑을 찾아주려는 노력도 인간에 대한 사랑과 배려이다.
나는 유리병에 담아 대 대서양에 띄우는 마음으로 이 편지를 네게 보낸다. 나를 위해 너의 편지를 전해준 아이들의 마음이 나를 며칠 더 살 수 있게 했듯이. 다정한 마음이 몇 번이고 우리를 구원할 테니까.
다정한 마음은 첫사랑에 대한 그리움을 억누르면서도 눈부신 독일의 햇살에 감탄했던 선자 이모에게도, 그리고 사고로 가족을 잃은 주인공에게도, 선자 이모의 첫사랑 K.H.에게도, 그리고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안부를 걱정해주며 위로해준다.
내 삶을 돌아보며 더이상 후회하지 않아. 나는 내 마음이 이끄는 길을 따랐으니까. 그 외롭고 고통스러운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자긍심이 있는 한 내가 겪은 무수한 실패와 좌절마저도 온전한 나의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