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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26

7th KWAG Workshop

I attended the 7th KWAG workshop held at one of NHN's training centers. KWAG is a voluntarily gathered non-profit, and non-government group of people who share the interest in enhancing Web accessibility in Korea, and this workshop is a kind-of unconference which has no fixed form but the content of the meeting is freely created by voluntary individuals.

KWAG launched several small groups, that is TF's at this 7th workshop. I was involved in Web Accessibility Evaluation TF and newly participated in Caption and Audio Description TF which consists of only three members (Gyu-yeon Hwang, Jiae Mun and me) now. We had a short discussion regarding the plan for this TF and picked out three initiating topics:


  1. Accessibility of multimedia players (whether they are embedded in a Web or run as an independent application)

  2. Field research for captioning applications

  3. Effective caption(or subtitle) design

Have a quick look at the following photos to get how the workshop worked:


2007-02-22

단일 문화 사회를 넘어

중고교 시절에 강조해서 듣던 말이 있다. 우리 민족은 단일 민족, 백의 민족이라는 것이다. 민족이라는 단어는 항상 핏줄의 계보를 따진다. 그리고 그 핏줄, 또는 혈통은 자기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기 핏줄에 대한 묘한 집착, 또 빠져나오기 힘든 편견을 가지기 마련이다. 그런 사람들의 심리를 가장 잘 이용해먹었던 자가 2차 세계 대전을 일으킨 히틀러, 무솔리니같은 사람들이다. 우리 나라는 긴 세월동안 다른 나라를 부당하게 침략하지 않고 평화를 옹호했던 자랑스러운 전통이 있다. (최근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침략 전쟁을 일으킨 미국에 협조해 군대를 파견한 불명예스러운 역사도 있지만.) 거기에 어물쩡하게 덧붙여 우리 나라가 단일 민족 국가라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해야 하는 것으로 교육받아왔다. 그런데 성장하면서 그것이 그렇게 자랑스러운 것인지 점점 의문을 갖게 되었다.

얼마 전에 여수에 있는 외국인 보호 시설에서 화재가 나 외국인들에 대한 부당한 인권 침해에 대해서 사회적인 각성의 계기가 있었다. 박노자 칼럼 (이민 받아들이기를 왜 거부하는가?)에서 지적했듯이 이제 다양한 종족이 함께 공존하는 "정상적인 나라"의 대열로 들어가야 한다. 다양한 민족들이 함께 사는 것이 우리 나라에 여러 가지로 이득이 된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블로거 젠 카나이가 지적한 THE COST OF MONOCULTURE는 힘 있는 사람들의 문화와 다수의 문화가 그냥 우리 사회의 단일한 문화로 둔갑해버리는 우울한 현실의 일부분일 뿐이다. 단일한 종으로 구성된 식물 군락은 특정한 바이러스나 병충해에 한 번 취약점이 노출되면 전체가 무너진다. 우리도 2003년 전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단일한 IT 환경으로 인해 인터넷 대란을 겪은 적이 있다. 이제 다양한 특성을 가진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살아가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한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우리가 그렇게 비난하는 유일 사상 체제인 북한보다 확실하게 우월한 점이 아닐까.

네덜란드 법인을 방문했을 때 들었던 이야기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한 물류 창고 직원 26명의 국적을 조사해보았더니 18개의 다른 국적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하던 직원의 이야기.

2007-02-20

이러닝? e러닝?

기술의 발달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지고, 많은 기술들이 서양 문화권(특히 영어 문화권)에서 들여오다 보니 외래어와 외국어 단어 수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단어들을 (북한처럼) 일일이 우리말로 바꾸면서도 그 뜻을 잘 전달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불행하게도 그렇게 하기에는 어휘가 발달, 변천해가는 속도가 너무 빨라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대체 가능한 우리말이 확실하게 있다면 대체 가능한 우리말을 되도록 쓰는 것이 좋겠지요. 그것은 단순히 수세적으로 우리말을 지키자는 의미에서라기보단, 영어가 우리의 주류 언어가 되어버리고 우리말 단어가 씨가 말라서 그것이 오히려 문화의 다양성을 해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입니다. 다시 말해, 영어의 어휘가 풍부해져서 우리의 삶이 풍부해지는만큼 우리말의 어휘도 풍부해지고, 다양한 사상과 새로운 기술을 표현할 수 있도록 풍성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영어 단어가 많아지면서 그것을 한국어로 바르게 쓰는 일도 중요한 일입니다. 얼마 전에 모 건설 회사에서 e 편한 세상이라는 문구를 사용하면서 e라는 영어 알파벳을 중의적으로 쓰는 일이 참 많아졌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소위 말하는 온라인 학습 즉, 이러닝(e-learning)이라는 것인데, 이것을 정부 부처 일부에서 e러닝으로 쓰고 있습니다. 우리말 문장을 쓸 때에는 모든 단어를 우리말을 표기하는 한글로 쓰는 것이 원칙입니다. 즉 여러 문자를 한 문장에 섞어쓰지 않습니다. 이것은 대부분의 (제대로 된) 신문 기사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을 만났다.가 맞지 노무현 대통령이 Bush 대통령을 만났다.라고 쓰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표기하기에 어려운 것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영어 알파벳 한 자 한 자를 발음해야 하는 약자로 이루어진 단어입니다. UCC 열풍이 불고 있다. 이렇게 쓰는 것과 유씨씨 열풍이 불고 있다. 이렇게 쓰는 것과 어떤 것이 맞는 것일까요? 이런 경우도 원칙은 뒤의 문장이 맞지만 편의상 대부분의 신문에서 앞의 문장처럼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경우는 통상적으로 첫 번째 문장처럼 쓰는 것이 이미 굳어진 관행이 된 것 같습니다. 이것까지 꼭 유씨씨라고 써야 한다고 우기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럼 이런 경우는 뭐가 맞을까요? LG전자엘지전자? 제 생각엔 당연히 후자가 맞습니다. (칼 맞을 소리인지도 모르겠지만) 불행히도 우리 회사는 이런 혼란을 일찌감치 초래하고 우리말의 오염에 일조한 회사 중에 하나입니다. 에스케이 텔레콤, 케이티에프, 케이티엔지, 케이티엑스 등도 모두 마찬가지이지요. 자,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이러닝인지 e러닝인지는 명확합니다. 이러닝은 국어 사전에 올라갈 수 있는 단어이지만, e러닝은 국어 사전에도 올릴 수 없고 영어 사전에도 올릴 수 없는 엉터리 단어입니다. 한 문장에서 표기 언어 문자 코드를 바꾸는 것도 조심해야 하는데 심지어 한 단어 내에서 표기 언어 문자를 막 바꾸려는 시도는 정말 잘못된 것입니다. 처음 e 편한 세상을 사용했던 건설 회사가 원죄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전에도 비슷한 예가 있었을 수도 있지요), 그것은 어디까지나 상업적인 광고 목적으로 소비자를 현혹하기 위해 사용한 것입니다. 이런 엉터리 표기법을 공공 기관이나 정부에서 공식적인 용어에도, 그것도 한 단어 내에서 두 개의 표기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차라리 용어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을 위해 이러닝(e-learning) 이렇게 처음에는 써주는 것이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더욱 가관인 것도 있습니다. 아래 항목 等에 대해 F/up 바랍니다. 이런 문장을 접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하고 싶은 말은 아래 항목들에 대해 조사해보시기 바랍니다. 정도였겠지요. 영어 알파벳과 마찬가지로 한자를 한글 속에 섞어쓰는 것도 옳지 않은 방법입니다. 쓸데없는, 그리고 잘못된 "코드 스위칭(code switching)"입니다. 한글로만 적었을 때 정말로 의미가 모호하다면 괄호 안에 한자어를 같이 써주면 되겠지요. 그런 경우는 흔하지도 않지만. 또 사선(슬래시, slash, /)을 이용해서 줄임말을 쓰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네트워크라고 쓰면 명확한데 "S/W", "H/W", "N/W"라고 이상한 단어를 씀으로써 의사 소통을 애매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까? 그런 잘못된 습관이 다른 단어와 구문에까지 일반화되어 영어로 "팔로우 업(follow up)"을 쓰고 싶은 자리에 "F/up"이라는 정말 희한한 표기법이 나왔겠지요.

자, 이제부터는 "e러닝"이라는 이상한 단어 대신에 "이러닝"이라는 올바른 단어를 사용합시다.

2007-02-12

파리와 파타야 여행

여기는 태국의 파타야입니다. 아마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겠지요. 프랑스 파리에서 다른 모임을 마치고 오늘 태국에 도착했습니다. 파리에선 사실 호텔과 회사밖에 안 가봤기 때문에 파리에 가봤다고 하기는 참 거시기하게 되었습니다. 뭐 원래 개인적으론 여기저기 구경하면서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현지인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아주 나쁘진 않았습니다. 며칠간 하루 죙~일 원없이 떠들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좀 재미있었는데 나중에는 이제 좀 편하고 느긋하게 우리말을 쓰고 싶더군요. 영어를 쓰려면 아주 편한 자리에서도 계속 귀를 쫑긋 세우고 상대방이 무슨 말 하는지 들어야 하니까요. 어쨌든 파리에서의 마지막날 저녁에 호텔 일정이 맞는 포르투갈 직원 두 사람과 각각의 배우자까지 해서 네 사람과 저녁을 먹었는데 그 사람들이 한국 사람과 이렇게 오랫동안 잡담을 하면서 편하게 저녁을 먹어본 적이 없다고 매우 좋아하더군요. 저녁은 프랑스 식당에서 8시 반에 주문을 했는데 주문하고 나서 음식 나오는데 한 시간 걸리고, 밥 먹는데는 한 30분, 그리고 계산서를 각자 계산서로 끊어달라고 했더니 종업원이 계산서를 발행할 줄 몰라, 여기저기 물어보고 최종 계산서 나와서 서명하기까지 무려 한 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11시 반에 저녁 식사를 마쳤는데 종업원이 미안하다는 말은 한 마디도 안 하더군요. 프랑스 사람들 또는 유럽 사람들은 그런 거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태국에서는 며칠 전까지 러닝센터에서 근무하셨던 주재원이 점심과 저녁을 근사하게 대접해주어서 아주 즐거운 일요일 하루를 보냈습니다. 프랑스 음식은 기대했던 것보다 별로였습니다. 아무리 봐도 한국 음식만큼 건강식도 아닌 것 같고. 그런데 태국 음식은 한국 사람 입맛에 착 달라붙을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음식 이름은 모르겠고, 한국식으로 치면 일종의 샤브샤브 비슷한 것인데 아주 담백하고 소스도 한국의 된장, 쌈장과 매우 비슷합니다. 파타야의 날씨도 지금이 제일 좋은 때라고 하는군요. 주재원이 계신 곳은 바닷가에 있는 한 콘도인데 콘도 바로 앞으로 수영장과 콘도 사람들만을 위한 멋진 해수욕장이 펼쳐져 있습니다. 서양 사람들이 참 많은데, 일요일이라 그런지 축 늘어져서 책 보는 사람, 자는 사람 등 한가하게 일요일을 즐기는 사람들이 참 부럽더군요. 내일부터는 아침부터 또 강행군입니다. 동남 아시아에서는 유럽에서보다 저에게 더 많은 시간이 할당되어 있어서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하는데... 걱정이 앞서는군요. 그럼 인터넷 접속 요금을 아끼기 위해 오늘은 이제 그만...

2007-01-23

한국 웹 접근성 그룹 KWAG 모임 후기

지난 토요일 다음 커머스 회의실에서 한국 웹 접근성 그룹, KWAG의 6번째 모임을 가졌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빼놓고 그동안 주욱~ 게으름 피우다가 오랜만에 게으른 몸을 이끌고 모임에 나갔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개인의 관심과 흥미, 그리고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이런 모임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항상 놀랍습니다. 회사에서도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학습하고 지식을 공유하게 할 것인지 한참 고민하는데, 이런 류의 모임에서 많은 시사점을 얻습니다.


장애의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웹의 기본 정신에 공감하고 어떻게든 그것을 현실에서 구현하려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니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게다가 메이저 업체라고 할 수 있는 다음, 네이버, 야후, KT 등에서도 개발자와 디자이너 분들이 참여하셔서 이제 큰 업체들도 움직이기 시작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하였습니다. 한국 정보문화 진흥원의 현준호님이 오셔서 한국의 접근성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해주셨는데 드디어 블로그를 만드셨더군요. 축하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제가 가장 늦게 와서 맨 뒷자리에 앉았었는데, 뒤에서 보니 맥북을 쓰시는 분들이 정말 많더군요. 웹 표준이나 웹 접근성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맥을 쓰시는 분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현준호님이 W3C 발표장에 가면 자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맥을 쓴다고 전하시던데... 소수자인 맥 사용자가 우리 나라 인터넷을 제대로 쓸 수 있도록 우리 나라 웹이 좋아진다면 아주 좋겠죠. 제 생각엔 그러려면 맥이 지금보다 훨씬 시장 점유율이 높아져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세상에는 윈도우즈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사람들도 지금보다 훨씬 보편적인 방식의 웹을 제작하는 데에 신경을 많이 쓰겠지요.


본 모임이 끝나고 별도의 평가 TF 모임에 처음 참석하였습니다. 열띤 토론을 하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온라인에서 가끔씩 글은 보았지만 얼굴은 잘 익숙하지 않았던 윤좌진님, 김요한님, 홍윤표님, 신현석님, 조훈님, 조현진님, 정찬명님이 많은 고생을 하셔서 이미 진행이 많이 되었더군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직 공개되지 않은(?) 또 하나의 모임에 갔습니다. 웹 표준 관련 책을 하나 번역해서 내기 위해 몇몇 사람이 일을 하다가 1차 마무리가 되는 시점에서 한 번 모인 것이었습니다. 그곳에서 편집자(?) 한 분과 웹 표준, 웹 접근성 관련해서 비참한 우리 나라의 현실에 대해 술자리에서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리 걸친 게 너무 많아 몇 개는 좀 털어내고 싶은 욕구가 항상 따라다니는데, 지난 토요일은 그런 생각을 잠시 잊어버렸던 것 같습니다.

2007-01-21

아웃룩 2007이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버리다니...

오늘 좀 쇼킹한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새로 출시되는 마이크로소프트 아웃룩(Microsoft Outlook) 2007 버전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를 HTML 렌더링 엔진으로 쓰지 않고, 대신 워드(Word) 2007을 사용한다고 한다. 몰리(Molly)에 따르면, HTML 형식의 이메일을 작성할 때와 읽을 때 같은 엔진을 사용함으로써 사용자들에게 일관성을 주려는 목적으로 그런 짓을 한 것 같다. 당연히 예상되었겠지만 워드 2007의 렌더링 엔진은 매우 조악하다고 한다. 특히나 CSS의 float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하니, CSS 포지셔닝 기능을 이용해 HTML 형식의 이메일을 보내던 많은 기업 이메일 발송자들에게는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것 같다. 사이트 포인트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시끄럽고, 캠페인 모니터 블로그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메일 디자인을 5년은 후퇴시켰다고 비난하고 있다.


사실 불필요하게 HTML 이메일을 남용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특히나 우리 나라 기업들이 보내는 수많은 엽기적인 HTML 이메일은 아무런 대체 수단 없이 통째로 하나의 이미지로 되어 있다. 오페라(Opera)에 내장된 이메일 클라이언트에서는 그래서 HTML 이메일 작성 자체를 지원하지 않는다. 물론 읽는 것은 지원하지만. 그러나 걱정이다. 이메일 클라이언트로서 아웃룩의 시장 점유율이 세계적으로 70%가 넘는다고 하는데, (아마 우리 나라에서는 90%가 훨씬 넘지 않을까) 그러면 이메일을 보내는 기업으로서는 수신자의 프로그램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CSS 포지셔닝을 사용하지 않고 무조건 테이블 기반의 디자인으로 돌아가거나 아니면 많은 생각 없는 디자이너들이 선호하는 통짜의 그래픽 이미지로 메일을 보내는 사례가 늘어나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개인적으로야 뭐 HTML 메일을 보낼 일은 거의 없지만, HTML 메일로만 캠페인을 하는 많은 사업자들은 아마 상당히 난감할 것 같다. 물론 약삭빠른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자기들 렌더링 엔진에 맞도록 작성자가 HTML을 썼는지 검사하는 프로그램을 무슨 정말 표준 검사 도구인 것처럼 내놓고 있다.


안 그래도 우리 회사에서 아웃룩 쓰는 사람들이 자꾸 RTF(Rich Text Format, 워드에서 사용하는 포맷)로 메일을 보내는 통에 첨부 파일이 winmail.dat로 읽지 못하게 와서 매번 다시 보내달라고 하는 법석을 떨고 있다. 이게 독점의 폐해가 아닌가 싶다. 아웃룩이라는 고유 명사는 알지만 메일 클라이언트라는 단어는 모르고, 인터넷 익스플로러라는 단어는 알지만 브라우저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들로 꽉찬 곳에서 독점 소프트웨어의 의사 결정은 시장 전체와 다른 제품 사용자, 기존에 합의된 표준 등 여러 곳에 매우 큰 파급 효과를 미친다. 무서운 것은 그런 독점 사업자가 독점 제품을 통해 자신들의 이상한 방식을 모두에게 강요함으로써 기술 발전을 후퇴시키거나 정체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07-01-08

한국 웹 접근성 그룹 웹 사이트

드디어 Hooney님이 일을 저질렀군요. 한국 웹 접근성 그룹 웹 사이트를 여셨습니다. 웹 접근성과 웹 표준을 잘 지키고, 디자인도 멋지고, 위키 기반으로 되어있어서 사람들이 참여하기도 편하고, 내용도 여러 사람들이 참여해서 계속 보강해나간다면 아주 멋진 사이트가 될 것 같습니다. 처음엔 그냥 재미로 시작하는 모임이었는데 이제 책임감이 어느 정도 따르는,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 웹 접근성 관련해서 유일한 스터디, 활동 모임이 되었군요. Hooney님! 정말 멋져요.

2007-01-01

새해의 다짐을 어디에 적을까?

웹 프랭클린 플래너 스크린샷

나는 개인의 일정 관리, 정보 관리를 어떻게 하면 최적으로 할 수 있을까를 정말 오랫동안 고민했다. 그래서 그 해답도 아주 많이 바뀌어왔다. 대학 시절에는 조그마한 대학 수첩에 생각나는 대로 휘갈겨썼는데 전혀 정리된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러다 한국 리더십 센터를 첫 직장으로 얻으면서 프랭클린 플래너를 썼었고, 이어서 그 플래너를 피디에이(PDA)에 옮겨놓은 소프트웨어를 썼었다. 1999년 당시에 정가 72만원 하던 흑백 Palm Vx 기종을 구입하여 아마 5년은 넘게 썼었다. 그런데 팜에서 제공하는 팜 데스크탑(Palm Desktop) 대신에 아웃룩(Outlook)을 데스크탑에서 사용하게 되면서 아웃룩과 팜과의 데이터 교환이 아쉬워졌다. 그래서 퓨전원(FusionOne)이라는 솔루션을 알게 되었고, 회사와 집에 있는 두 개의 아웃룩과 한 개의 팜 사이의 데이터 동기화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무료로 잘 제공되던 퓨전원 서비스가 어느 날부턴가 안 되더니 완전히 서비스 내용이 바뀌고 유료로 전환되었다. 할 수 없이 다른 방법을 찾다가 포켓 미러 프로(Pocket Mirror Pro)라는 전통적인 팜용 써드 파티 소프트웨어로 간단히 팜과 아웃룩 데이터 교환을 시작하였다. 그래도 두 개의 아웃룩과 한 개의 팜에 완전히 데이터를 일치시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마이 야후!(My Yahoo!)라는 웹에 있는 개인 일정 관리 기능이 상당히 괜찮은 것을 알았다. 그리고 이게 웬 일인가, 야후 코리아에서도 링크가 걸려 있지 않지만 사실 야후는 인텔리싱크(IntelliSync)라는 매우 훌륭한 데이터 동기화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었다! 그 프로그램을 이용해 회사를 옮겼을 때에도 천 명에 이르는 주소록을 그대로 가지고 올 수 있었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어 팜을 쓰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게다가 기대하던 소니마저 클리에라는 멋진 팜 클론 PDA를 포기하고, 우리 나라에는 온통 포켓 피씨를 쓰는 사람들만 넘쳐났다. 팜에 스크래치가 생겨서 필기감과 버튼의 감도도 떨어지고 아무래도 수명이 다해가는 것 같았다. 게다가 미국 제품이기 때문에 110볼트만 지원하고 옛날 제품이라 USB도 아닌 시리얼 포트로만 연결이 가능한 팜이 싫어졌다. 그래서 어떻게 일정 관리를 할까 갈팡질팡 하면서 날짜가 없는 회사 수첩을 얼마동안 써보았는데 역시 완전히 혼돈의 시기였다. 예전처럼 팜 없이 그냥 아웃룩으로 돌아갈까 싶었는데 아웃룩은 느린 속도와 아주 형편없는 스팸 필터 때문에 다시는 쓰고 싶지 않았다. 그러던 중 오픈 소스인 썬더버드(Thunderbird)를 알게 되면서 나의 메일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은 완전히 썬더버드로 성공적으로 바꾸게 되었다. 문제는 일정 및 정보 관리였다. 썬더버드에 몇 가지 애드온을 넣으면 주소록과 일정, 할 일 등을 관리할 수도 있고, 아니면 썬버드(Sunbird)라는 전용 캘린더도 깔아서 써보았다. 그러나 상용 소프트웨어인 아웃룩만큼 일정 관리를 매끄럽게 하기는 힘들었다. 아마 그 때 즈음 해서 리눅스(페도라)를 윈도우즈와 거의 비등한 데스크탑으로 쓰면서 에볼루션(Evolution)이 리눅스에서는 아웃룩에 대적할만한 훌륭한 개인 정보 관리 프로그램임을 알게 되어 조금 사용해보았는데, 한글 입출력이 원활하지 못해서 그냥 포기하고 말았다. 그래서 다시 마이 야후로 잠시 돌아갔다가 아주 전통적인 방법인 종이 프랭클린 플래너를 2006년 4월에 구입하였다. 현재까지 일정 관리는 여기에 주로 하고, 주소록과 메모의 일부는 마이 야후!를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2006년 초였던가, 회사에서는 별도의 공용 작업/일정 관리 시스템인 제이 플래너(J-Planner)라는 것이 생겨서 회사 일과 일정은 종이로 된 프랭클린 플래너와 웹으로 된 제이 플래너를 같이 써서 관리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순수한 개인적인 일기는 대학 시절 때부터 종이에 적어왔는데 한 3년 전부터 데스크톱 소프트웨어인 마이 퍼스널 다이어리(My Personal Diary)를 구입하여 쓰고 있다. 디자인이 안 예뻐서 그런지 아니면 종이에 적었던 추억이 그리워서인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서부터 일기 쓰는 재미도 없어지고 쓰는 빈도도 줄어들었다. 그래서 잠시 디자인이 정말 깜찍한 블루 노트에 잠깐 관심을 가지기도 했었지만 돈 주고 산 게 아까워 마이 퍼스널 다이어리를 그냥 쓰고 있다.

이제 새해가 오고 있다. 새해의 다짐을 하면서 예전처럼 머릿속으로만 하지 말고 어디엔가 적어놓고 생각날 때마다 다시 보고 싶었다. 프랭클린 플래너가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은 맞는데, 웬지 어디엔가 전자적인 문서로 만들어놓고 싶었다. 그래서 그것을 어디에다 적어놓을까 한참 고민을 했다. 그러다가 예전에 잠깐 웹 기반의 프랭클린 플래너를 썼던 기억이 나서 다시 그 사이트를 방문해보았다. 흠, 내가 안 가본 사이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초창기에 7 days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던 웹 기반의 플래너가 아주 멋진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게다가 무료이다! 흠, 그렇다면 프랭클린 코비사에서 제공하던 프랭클린플래너닷컴(franklinplanner.com)이라는 서비스는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졌다. 플랜 플러스 온라인(Plan Plus Online)이라는 이름으로 변신하고 상당히 세련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것 같다. 문제는 한국에서 만든 웹 플래너가 무료인 반면, 미국의 플랜 플러스 온라인은 한 달에 25달러라는 적지 않은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자 결론은 났다. 새해의 다짐과 목표 등을 웹 프랭클린 플래너에 적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들어가려는 순간, 이런! 파이어폭스와 오페라에서 제대로 작동이 안 된다. 왜 그럴까 싶어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다시 들어가보니 몇 개의 액티브 엑스를 깔고서야 제대로 화면이 뜨는 것이다. 우~씨~. 텍스트 입력하는 거 외에 별 기능도 아닌 것 같구만 왜 액티브 엑스를 썼는지 잘 모르겠다. 투덜투덜... 어쨌든 그렇게 해서 새해의 다짐을 입력했다.

아직도 나는 개인 정보 관리를 정말 매끄럽게 할 수 있는 완전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웹에 입력하는 것이 자리를 옮기더라도 내용을 참조할 수 있어서 나름대로 편하기는 하지만 길거리에서 웹에 접속하는 문제, 속도 문제, 네트워크에 장애가 있을 때의 문제 등이 있어서 완벽한 답이 되지 못한다. 그리고 아웃룩을 포기했기 때문에 현재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와 웹과 동기화하는 것이 쉽지 않다. 아무튼 새해 멋지게 시작하기 참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