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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8

웹 접근성 품질 마크 심사 끝

지난 몇 달동안 나를 최대한 괴롭혔던 것이라면, 단연코, 웹 접근성 품질 마크 심사였다. 웹 접근성 품질 마크는 이번이 4회째인데 대상 웹 사이트가 갈수록 늘어나 열 댓 명의 심사위원 한 사람에게 배정된 양이 만만치 않았다. 한 사이트에 대해 세 사람이 심사하고, 세 사람의 의견을 모아서 마지막으로 다시 한 사람이 보고서를 정리한다. 주말이나 저녁에 쉬는 시간이면 품질 마크 귀신이 나를 따라다니며 "네가 지금 이러고 있을 시간이 있어?"라며 괴롭혔다. 평가 기간동안 개선이 일어나면 다시 심사를 반복해야 했는데, 접근성이 개선된 것은 참 반가운 일이지만, 평가하는 사람들에겐 노동이 더 늘어나므로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었다. 스물 여섯 개의 지표를 수십 개의 페이지에서 확인하는 일은 상당한 중노동이다. 그런 수십 아니 수백 수천 개의 페이지를 만든 사람의 노고에 비하면 별 것 아니겠지만.

웹 접근성은 모로 가거나 홀로 가도 대충, 빨리 앞으로만 가면 된다는 기술 지상주의나 성장 제일주의에 대해, "올바른 방향으로, 합의된 규칙을 지키며, 다같이 함께 가지 않으면 진보하지 않는 것"이라고 딴지를 거는 제동 장치이며, 기술과 디자인의 바른 길을 제시해주는 항법 장치이다. 다행히 이런 제도 때문인지 거의 바닥에서 출발한 한국 공공 기관의 웹 접근성은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일반 기업들의 웹 사이트는 아직도 세계 최하위 수준이지만.

나중에 시간이 나면, 여러 사이트에서 공통적으로 자주 나오는 문제점들을 모아서 사례집으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을 강제로 설치하도록 우기는 사이트들(개인적으로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이야말로 과장된 보안 위협에 기반한 사기성 프로그램의 극치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기본 중의 기본인 URI를 감추거나 페이지 제목을 제대로 안 쓰는 사이트, 뻔한 HTML을 놔두고 정말로 희한한 자바스크립트를 개발하여 적용한 사례 등등... 아무튼 오늘로 나에게 주어진 모든 사이트에 대한 보고서까지 다 마쳤다. 제발 다시 재심이 들어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연말을 편하게 보낼 수 있게...

2008-10-02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건우

베토벤 바이러스라는 드라마 재미있네요. 처음에 나왔다는 실제 지휘 장면을 못 봐서 아쉽지만, 오늘(10월 1일) 나온 장면도 충분히 흥미로웠습니다. 드라마에서 천재로 나온 강건우의 음악적 능력에 대해 음악 심리학의 기본 이론에 비추어 개인적인 해설(?)을 덧붙여 보려고 합니다. 강마에가 강건우를 천재라고 판단한 몇 가지 재미있는 상황이 나왔습니다.

베토벤 바이러스 월페이퍼

채보 (듣고 악보로 적기)

첫째는, 모짜르트가 단 한 번 듣고 채보했다는 곡을 강건우도 비슷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채보를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능력이 필요합니다. 음감(sense of pitch), 박자감(sense of rhythm/time), 사보(scoring)에 대한 지식, 기억력(memory) 등이 반드시 좋아야 합니다. 모짜르트가 단 한 번 듣고 채보했다는 곡은 고전 시대 곡의 특징상 아주 고도의 음감이나 박자감이 없어도 채보하기에 특별히 어려운 곡은 아닙니다. 다만, 단 한 번 듣고 그것을 다 외워서 받아적었다는 것이 더 놀라운 것이죠. 그만큼 무궁무진한 음악의 어법이 커다란 기억의 덩어리(청크, chunk)로 들어가 있어서 보통 사람이라면 수 십, 수 백 개의 청크를 조합해야 하는 음악이 천재들에게는 단 하나의 청크로 기억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건 음악에 대한 경험, 노출, 훈련을 많이 함으로써 상당히 발전시킬 수 있는 전문성(expertise)의 한 부분입니다. 이것만 가지고 아주! 놀랍다라고 하기에는 좀 무리이죠.

청음 시험

다음에는, 피아노 앞에서 강마에가 몇 가지 화음을 치며 강건우가 얼마나 잘 분간하는지 시험을 해보지요.

  1. 처음 쳤던 화음이 도(C)와 솔(G), 즉 완전5도였는데 이 정도는 음악 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알 수 있는 매우 쉬운 화음입니다.
  2. 그 다음에는 도(C)와 미(E), 즉 장3도였구요, 이것은 고전적인 합창, 합주에서 가장 기본적인 화음이므로 이 정도도 사실 아주 쉬운 화음이지요. 그래서 이 정도를 들었다고 천재라고 하는 것은 난센스입니다.
  3. 마지막으로 강마에가 화를 내며 피아노를 세게 치면서 우연히 눌렀던 음이 시(B), 도(C), 레(D), 미 플랫(Eb), 파 샾(F#), 라 플랫(Ab)인데요, 이 정도 되면 알아듣기 상당히 어려워집니다. 그 이유는 일단 동시에 울리는 음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고, 다른 이유는 음들의 간격(음정)이 매우 좁아서 협화음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보통 음악 대학 입학 시험에는 2성부 또는 4성부 정도까지 청음(hearing) 시험을 봅니다. 협화음을 이룬 경우, 4성부가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지만, 위의 경우처럼 6개의 음이 불협화음으로 동시에 한 번에 울리는데 그것을 맞추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 어려운 이유는 음악적인 청음 능력이 떨어져서라기 보다는, 음향적으로 또는 물리적으로 6개의 음이 구분이 잘 안 되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훌륭한 음높이 지각(pitch recognition) 시스템이 있다고 하더라도 (아직 없지만), 이런 음들은 수학적으로 분리해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인공 지능의 연구 과제이기도 합니다.

    물론, 아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음향적인 분해능(resolution)도 뛰어납니다. 특히 지휘자의 경우에는 이런 분해능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야 동시에 울리는 수많은 악기의 음들을 구분할 수가 있지요. 그러나 이런 분해능도 보통은 음악적인 맥락(context)을 이용해 더 향상된 결과를 낼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들의 관계와 개별음 높이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강마에는 완전5도, 장3도와 같은 화음 이름을 대라고 했고, 강건우는 그에 대해 개별음의 이름으로 대답을 했습니다. 강마에가 요구한 것은 음들의 관계, 즉 음악적인 맥락 판단을 요구했고, 강건우는 개별음 높이에 주의를 주어 대답했습니다. 실제 음악에서 더 가치있는 것은 강마에가 요구한 음들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보통 훈련에 의해서 발달하는 것은 음들의 관계를 지각하는 능력(소위 말하는 상대 음감(relative pitch))입니다. 그러나 조기 음악 교육을 받았으나 성인이 되어 충분한 음악 교육을 받지 못한 소수 절대 음감자(absolute pitch) 중에는 음들의 관계를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음악적으로 더 유용한 것은 음들의 관계입니다.

천재의 필요 충분 조건

위의 두 가지 경우, 채보 능력과 청음 능력만 가지고 "음악의" 천재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강마에는 강건우의 음악성을 평소에 여러 가지 면에서 관찰해왔기 때문에 내린 결론이겠지요. 데생과 스케치를 매우 정확하게 잘 한다고 해서 천재 미술가라고 하지는 않는 것처럼, 뛰어난 음감이나 분해능을 가졌다고 천재 음악가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기본적인 필요 조건을 갖춘 것 뿐이지요. 그런 기본 자질에 그 사람의 예술적인 감성, 또는 그 사람의 고유한 색깔, 창조성이 더해져야 훌륭한 음악을 만들어낼(작곡이든, 연주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고유한 자신의 예술 세계를 가진 사람은 역사에 남아 후대의 사람들에게도 감동을 줍니다. 우리는 모짜르트의 천재성에 감동하는 것이 아니고, 모짜르트의 음악에 감동하고 있습니다.

2008-08-19

긍정적인 전염, 유머가 인생을 바꾼다


유머가 인생을 바꾼다 책표지유머가 인생을 바꾼다 - 10점 만점에 5.7 김진배 지음/다산북스

요즘 여러 권의 책을 아주 조금씩 조금씩 보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유머가 인생을 바꾼다"는 책인데, 권해준 분은 바로 우리 어머니! 강의를 종종 하니까, 유머를 많이 익혀놓으면 좋지 않겠냐면서 읽어보라고 주셨다. 사실 이런 종류의 책을 그닥~ 좋아하진 않지만, 그냥 가볍게 보기로 했다. (웃찾사 같은 코미디 프로그램도 내가 가장 싫어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중에 하나이다. 코미디 영화나 드라마는 무척 좋아하지만...) 목적이 좀 애매했었다. 유머를 발휘하는 기법을 소개한 책인지, 아니면, 써먹을 수 있는 유머의 모음집인지, 유머 예찬론인지, 아니면, 긍정적인 삶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인지... 모두 조금씩 들어가 있었다.

웃음과 긍정적인 기대, 자세가 자신은 물론이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훨씬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실제 심리학의 연구 결과는 꽤 있다. 잘 알려진 피그말리온 효과부터 코미디 프로를 보고 난 후에 수학 문제를 더 잘 푼다든지 하는 그런 연구 결과들. 그러니 긍정적이고 밝은 삶의 자세를 어떠한 상황에서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결코 손해볼 일은 없는 것 같다.

책에 나온 많은 내용중에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은,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는 "무표정 = 정상적 표정"이라는 등식이 있다는 것이다. 내가 처음 외국(호주)에 갔을 때 호주 사람들은 눈만 살짝 마주쳐도 미소를 지어 보이거나, 윙크를 하던 것을 잊을 수 없다. 그래 기왕 마주칠 거면, 살짝 웃어주고, 또는 가볍게 인사도 나눠주는 게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데. 엘리베이터에 같이 타는 사람과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층번호만 쳐다보거나, 땅바닥만 보거나, 괜히 신호도 못 받는 휴대 전화 꺼내서 문자 체크하는 척 하거나, 심지어 그냥 눈을 감을 필요 있을까? 다른 사람들과 마주칠 때 무표정은 때로는 정상적인 것이 아니고, 화나거나 못마땅하다는 뜻을 전달하는 것일 때도 있다. 먼저 웃고, 먼저 인사하면 기분도 훨씬 좋을텐데...

몇 주 전에 중동, 아프리카에서 온 사람들과 수업을 했던 적이 있다. 그들이 그렇게 낙천적이고, 긍정적이고, 배움에 대해 열정적이고, 다양성과 다른 문화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인지 몰랐다. 여유있고 유머가 넘치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그렇게 즐겁고 유쾌할 수가 없었다. 이런 것을 긍정적인 전염(positive epidemic)이라고 해야 할까?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과 유쾌함을 전염시키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봐야겠다.

2008-08-15

정연주 전 사장이 배임이면

정연주 전 KBS 사장의 변호사인 송호창 변호사의 말을 인용한다.

만약 정 전 사장이 배임을 저질렀다면 당시 세무소송을 조정·합의로 종결짓도록 권고한 서울고법, 국세청의 입장에서 소송에 나섰던 서울고검, 회계법률자문에 나섰던 법무법인 등 모두가 ‘공범’으로 수사 선상에 올라야 한다”며 “게다가 KBS가 국세청과의 세무소송을 조정·합의로 종결한 것에 대해 KBS의 당시 입장을 인정한 서울중앙지법의 판단이 있는데 (검찰이) 어떻게 배임혐의를 적용하려 할지 오히려 반문하고 싶다.

결국 정연주 전 사장이 배임 혐의를 갖는다면, 서울고법은 공영 방송 사장을 배임하도록 꼬드긴 배후 조종자이고, 서울중앙지법은 배임을 알고도 방조한 혐의자이고, 국세청, 서울고검, 관련 법무법인은 한 나라의 공영방송에 막대한 손해을 입히기 위해 불법적인 권력과 힘을 행사한 악의 무리들이다라고 할 수 있는 건가? 그런 악의 무리들과 배후 조종자는 멀쩡한데 왜 정 사장만 온갖 권력 기관들이 총동원되어 “법에도 없는” 해임을 했던 것일까?

나찌가 파시즘의 본색을 드러내며, 자신의 친위 부대를 제외한 모든 사람을 숙청하는 동안 “나는 상관 없는 일이다. 나는 그들이 아니다”라며 무관심했던 사람들을 묘사한 마틴 니묄러의 시를 언급한 유시민의 예언이 섬뜩하게 다가온다.

2008-07-26

한국이 중국인가?

한국이 인터넷을 사전 검열하고, 차단하고, 삭제하며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는 중국을 점점 닮아 후진국으로 뒷걸음질치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며, 인터넷과 다수 누리꾼들을 악의 축인 것처럼 매도하며, 정당하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인터넷에서의 소통과 표현을 정부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구 손질하려 하고 있다. 그렇다고 손바닥으로 하늘이 가려질 것 같은가?

경찰 삭제요청에 ‘유튜브’서도 사라져

어청수 동생 성매매 의혹

2008-07-02

Job Opening: e-Learning Administrator

우리 회사에서 이러닝 경력자(정규직)를 뽑습니다. 7월 10일까지 지원 가능합니다. 우수한 인재들의 많은 지원을 기대하며, 개인 블로그에까지 올립니다.

Do you have a passion for providing quality online learning service to the people from all over the world? LG Electronics is looking for an e-learning administrator in Learning Center, Pyeongtaek, South Korea. This role requires you to manage corporate e-learning system and services for overseas employees. You will also develop globalized online training programs by yourself, or with the cooperation of outsourced vendors. If you have experience and skills in e-learning and are interested in communicating with people of diverse cultures, look carefully into the following job opening:

Responsibilities:

  • Manage e-learning services and system for overseas employees
  • Design and develop online courses based on the business needs
  • Support overseas administrators and employees to deal with training issues using technology

Requirements:

  • BA or MA in Education, Education Technology or a related field
  • Excellent written and verbal communication skills in English and Korean
  • Experience in developing online learning programs (courses)
  • 1+ year of experience in operating e-learning service or system
  • Good understanding of e-learning system, authoring tools, and Internet technology (HTML, CSS, SQL)
  • Excellent teamwork and analytical skills, strong passion to excellence

자세한 내용은 채용 공고 페이지를 참조하세요.

2008-04-03

뉴스 강박증

바쁜 현대인들, 특히 인터넷이 보편화된 이후 많은 사람들이 뉴스 중독이나 뉴스 강박증을 가지게 된 것 같다. 나도 최근에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뉴스 또는 새로운 것, 또는 새로운 소식에 대한 심한 강박증에 걸린 것 같다. 사실 정말 나에게 도움이 되고, 나의 역량과 지식과 지혜와 인격을 높여주는 원천은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부분 다 있다. 주변의 전문가들, 지인들, 친구들,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책, 또는 도서관이나 서점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책, 기존에 북마크 해두었던 사이트, 기존에 다운로드 받아두었던 문서, 이미 구입한 음악 씨디(CD)들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그런데도 쌓여있는 그런 수많은 자료들을 내가 과연 성의있게 끝까지 읽어본 것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왜 그랬을까? 인터넷 어딘가에 더 새로운, 더 적합한, 더 최신의, 더 놀랄만한 소식, 자료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새로운 자료를 찾아 인터넷을 검색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런 점을 상업적으로 잘 이용한 것이 바로 뉴스를 전달하는 미디어들이다. 어렸을 때에는 재미 없는 뉴스 프로그램을 보는 어른들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어른들에게 뉴스는 최고의 오락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텔레비전 뉴스를 몇 번 보지 않았다고 살아가는 데에 큰 지장은 없다. 세상 돌아가는 새로운 신문 기사를 보면서 얻을 수 있는 재미는 쌈박하지만 내가 가진 양질의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보다 결코 깊지 않다. 그것도 모자라 알에스에스(RSS) 구독기를 통해 내가 관심을 가진 분야의 블로그, 사이트, 뉴스, 비디오, 음악, 세상 돌아가는 경향 등은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이 엄청난 강박증은 사실 중독이라고 불러도 좋을 듯 하다.


단 며칠만이라도 텔레비전을 끄고, 세상 돌아가는 소식과 담쌓아 보자. 단 며칠만이라도 알에스에스 구독기에 읽지 않은 기사가 쌓이도록 그냥 방치해보자. 짧은 기간이라도 새로운 음악, 새로운 영화, 새로운 소식에 둔감해보자. 대신에 책장 한 켠에서 사놓고 한 번도 펼쳐보지 않았거나, 한 두 장 읽고 덮어둔 책을 펼쳐보자. 또 사놓고 들어보지 않은 먼지 얹힌 음악 씨디를 틀어보자. 기존에 받아놨던 방대한 문서를 오늘은 차분하게 읽어보자. 이미 내가 가진 엄청난 자원에 감사하며... 결코 부족함이 없는 만족감을 줄 것이라 믿으며...

2008-03-12

청와대여, 기자들이여, 쑈를 하라!

청와대 압력으로 사라진 YTN 돌발영상 다시보기~조내 웃김!


2007년 최고의 동영상은 광운대 동영상, 2008년 최고의 동영상은 YTN 돌발 영상!
청와대 사람들, 광고 카피 잘 모르나봐요.
쇼를 하라! 쇼를 하면...
뒤. 집. 힌. 다!


이것과 관련된 논평도 한 번 읽어보십시오.

2008-01-27

영어를 왜 배워야 하는지부터

2MB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내놓는 정책들이 갈수록 가관이다. 특수목적고와 자립형 사립고등학교를 더 많이 세우게 되면, 초등학교부터 특목고에 들어가기 위해 지금보다 훨씬 사교육이 늘어나고, 그런 사교육비를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자녀들을 일찌감치 경쟁의 뒷그늘에 방치한다는 좌절에 빠질 것이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대입 자율화를 명분으로 수능 등급제와 내신을 무력화시켜 그나마 공교육의 최소한의 존재 의미와 과도한 입시 경쟁의 견제 장치를 아예 없애버리고 있다. 그러더니 이제 2010년부터는 "영어 교육만 국가가 책임지고 해 줘도 (학부모들이) 가슴 펴고 살 것이다."라며 고교 영어 수업을 영어로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영어 몰입 교육안은 현실적인 실현 가능성과 효과성에 대해서 많은 전문가들이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더 큰 문제는 왜 정부가 이 시점에서 영어 교육을 못 시켜 안달이냐는 것이다. 영어 하나에만 수천억원을 쏟아부을 정도로 그것이 그렇게 국가적으로 중요한 과제였는가?


2MB의 영어 교육 강화 방안은 대기업과 재벌에게 모든 "규제를 풀어" 무한 자유를 주고, 농민들은 "떼쓰지 말고", 노동자들은 "자원봉사"하는 마음으로 죽도록 일만 하게 하여, "경제를 살리겠다"라는 그의 단순하고 맹목적인 구호의 연장선에 있다. 그가 영어 공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말에 신뢰가 가지 않는 것도 그 이유다. 그는 영어가 아직 우리 사회의 주요 출세 수단, 경쟁 도구로서 원하는 만큼의 큰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보는 것 같다. 그래서 온 사회를 영어 광풍에 몰아넣어 모든 사람들이 죽기로 영어에 매달리게 하고 싶은 거다. 그게 바로 그가 꿈꾸는 "자율적인" 무한 경쟁 사회이니까. 그런 경쟁 사회에서 제일의 생존 도구로 떠오른 영어는 많은 사람들의 꿈속에 나타나며 괴롭게 할 것이다. 학생과 교사들은 요구하는 영어 수업을 못 따라가면 학원으로 학원으로 몰릴 것이고 결국 청소년기에 성장하면서 습득해야 하는 올바른 가치관과 인성 형성 교육은 뒷전으로 밀릴 것이다.


영어를 왜 배우는가? 우리 나라 영어 교육의 큰 문제점은, 영어를 왜 배우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고 무조건 조금이라도 일찍, 조금이라도 더 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생을 살아가는데 지금처럼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배운 영어를 쓸 일이 얼마나 될까? 그 시간에 수학, 과학, 철학, 문학, 예술을 공부했으면 우리 나라의 과학 기술과 문화 예술이 더 성숙해있지 않을까? 모든 대한민국 사람이 죽기살기로 매달려 다 영어를 잘 해야만 하는 것일까? 우리는 왜 영어를 배우는가? 혹시 우리보다 잘나 보이는 "미국"이나 다른 영어권 서구 국가들을 닮고 싶어서는 아닐까? 그것이 한참 잘못된 것이다.


내가 영어를 공부하는 목적은, 서로 다른 전통과 문화를 가진 다양한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다양한 사람들이란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세계에는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기 위해 서로의 언어를 배우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보통은 중간 언어인 영어를 많이 사용한다. 이렇게 세상에는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를 수도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우리말과 우리 문화가 소중한 만큼 그들의 말과 문화도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 데에 영어는 하나의 도구이다. 이것이 진정한 세계화 교육이다. 우선 우리의 고유한 언어와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런 정체성을 바탕으로 세계 문화의 다양성을 배척하지 않고 이해함으로써 우리 문화의 지평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넓히는 것. 맹목적으로 현재 영어를 못하니까, 또는 미국 사람들이 쓰는 것이니까 국가가 "올인"해서라도 모든 사람을 미국 사람처럼 만들겠다는 발상에 동의할 수 없다.


2MB의 영어 교육 방안은 한 특목고 교장이 자기 학교 선전용으로 내놓을 만한 것이지 결코 국가의 교육 정책을 책임지는 대통령이 내놓을 만한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공교육은 맹목적으로 "영어 못하니까 국가가 나서서 영어 교육 시켜주면 되겠네!"식의 단순한 성장 처방이 아니다. 보다 성숙한 국가로 가기 위해 할 일이 얼마나 만을텐데, 20세기 초에나 나올법한 "대운하"를 파자고 하질 않나, 갑자기 고등학생들 영어 회화 잘 하게 해주겠다고 하질 않나, 정말 한숨만 나온다.

2008-01-15

삼청대학교 교육대! 경청의 중요성

퇴근 버스 안에서 영화 "만남의 광장"을 틀어줘서 잠깐 보았다. 삼청교육대에서 탈출한 임창정이 어느 시골 마을의 선생님으로 순식간에 변하는 순간을 보았다. 내 주변에서 흔히 생기는 커뮤니케이션의 오류이다. 남의 말을 끝까지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듣지 않으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오류가 생긴다. 유독 그런 사람들이 있다. 무슨 말을 하려고 하면, 다 안다는 듯이 중간에 싹뚝 잘라버리는 사람들. 문제는 말을 자르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완전히 화자의 의도를 오해하고 있는데, 그 이후에는 듣는 사람 마음대로 상상까지 덧붙여서 복구 불능의 상태로 넘겨짚는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과 대화하는 것은 매우 피곤하다. 그 이후에는 무슨 말을 해도, 자신이 이미 잘못 생성한 틀에 맞추어서 끼워넣어버리므로 사실상 진지하고 깊은 대화가 안 된다.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횡행하고, 권위주의가 강한 사회나 조직에서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상사는 이런 방식으로 대화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한편으로 이런 사람은 속이기도 쉽다. 앞에 몇 단어만 키워드로 던지면, 뒤에 서술어는 듣기도 전에 마음대로 들은 단어를 조합해 자신만의 결론을 내려버린다. 그러므로 의도적으로 키워드 몇 개를 던지면, 그 사람은 절대 더 이상 자세히 알아보려고 하지 않고, 자기가 조합한 단어를 내가 말한 것처럼 재단해버린다. 임창정을 선생님이라고 단정한 임현식에게 임창정이 선생님이 아니라는 몇 번의 암시를 주어도 다 무시해버리는 것처럼.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은 정말 중요한 사회적인 기술이고 매우 달성하기 어려운, 훌륭한 인간의 덕목이다. 상대방을 진심으로 배려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말을 자르게 된다. 그리고 말을 건성으로 듣게 된다. "삼청대학교 교육대"라는 놀라운 사실을 가공해낸 마을 이장 임현식을 보고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영화에서는 웃기는 장면이지만, 일상 생활에서 이런 오류로 인해 대화가 되지 않는 경험을 많이 해보면 정말 속이 답답해진다. 한 박자만 천천히, 상대방의 말을 다 듣고, 자기의 말을 했으면 좋겠다.

2008-01-02

송구영신의 영어 표현들

새밑이 되고 새해가 되면서 교육방송 영어 프로그램에서 새해와 관련된 표현들이 참 많이 나왔다. 그 중에 몇 가지 건진 것을 정리해보았다.



new year's resolution(s)

이건 뭐 새삼 말할 필요도 없는 새해의 결심, 다짐 이런 뜻이다. 보통은 resolution을 복수로 쓰는 것 같다. 동사를 넣고 싶을 때에는 make a resolution이라는 표현을 쓴다. 때가 때인지라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new year's resolutions라는 제목으로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다.

take the plunge

새해를 맞아 사람들이 결심을 하면서 과감히 무슨 일을 하겠다고 할 때에 쓸 수 있는 표현이다. 콜린스 사전에 나온 예문은 다음과 같다. If you have been thinking about buying shares, now could be the time to take the plunge.

Ring out the old, ring in the new

낡은 것은 종소리와 함께 흘려보내고 새로운 것은 받아들인다는 뜻으로 참 재미있는 표현이다. 우리말의 송구영신(送舊迎新) 정도에 대응한다고 보면 되겠다. Ring out the false, ring in the true.도 비슷하게 쓰이는 것 같다.

when the ball drops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사람들이 보신각종 앞에 몰려들듯이 미국에서는 뉴욕의 타임스퀘어에 사람들이 몰려드는데, 거기에서 나온 표현이다. 10, 9, 8, 7,...과 같이 숫자를 세며 새해가 되는 순간 공이 떨어지는 것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표현은 "새해가 되면"이라는 뜻이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where the ball drops라고 하는 말도 있다.

지난 일은 훌훌 털어버려!

이것을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라디오에서 외국인들도 각기 다른 표현들을 내놓았다.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표현은 Let bygones be bygones! 과거는 과거로 남겨두라는 말이다. That story is history. 이것도 참 인상적인 표현이다. 그 밖에도, It's all water under the bridge.I'm over that.도 기억해둘만 하다. 그런데 청취자들의 투표에서 승리한 것은 다름이 아닌, Shake it off, shake it off.였다. 부르르 떨면서 다 털어버리라는 말인데 방송에서 얼마나 재미있게 설명했는지 듣다가 배꼽 빠지는 줄 알았다.


1월 2일 추가: 오늘 회사에 있는 외국 직원에게 물어보니, Like water off a duck's back이라는 표현을 알려주었다. 오리 날개에 있는 물기는 한 번 날개짓하면 다 없어져버리는 것이니, 용기를 내어 날개짓을 하라는 뜻인 것 같다.

2007-12-02

포장의 딜레마

오랜만에 신발장을 정리하는면서, 내가 지금까지 모아놓은 비닐 봉지가 이렇게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시장이나 편의점 등에서 물건을 사면서 받은 비닐 봉지, 속옷을 포장하는 비닐, 전자제품 포장 비닐, 회사에서 쓰는 보안용 비닐 봉지, 제과점에서 빵 담아주는 비닐, 시에서 나오는 쓰레기 봉투에 이르기까지 정말로 많은 양의 비닐이 있었다. 사실은 서울에서 이사오면서 버리지 못한 비닐부터 시작해 정말 많은 비닐 봉지가 쌓였다. 이런 비닐들은 여행이나 등산 갈 때에 장비나 옷을 분류해서 담거나, 쓰레기를 모으는 데에 쓰고, 또, 집에서는 공식 쓰레기 봉투에 담기 전에 쓰레기들을 임시로 담아두는 데에도 쓰고, 무척 열심히 써서 없애려고 해도 쌓이는 양이 쓰는 양을 따라가지 못한다.


포장이 상품을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고, 쉽게 운반할 수 있게 하고, 예쁘게 보이게도 하고, 오래 보관하거나 진열할 수 있게 하고, 상품을 구별할 수 있게 하는 매우 중요한 수단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도 무슨 물건을 하나 구입하게 되면, 거기에서 나오는 포장지 쓰레기가 정말 장난 아니다. 동네에서 구입하는 케이크, 계란, 두부, 와이셔츠, 속옷, 전자 제품에서 나오는 엄청난 양의 포장지, 포장 비닐, 플라스틱, 스티로폼과, 그것들을 담는 종이 가방, 비닐, 택배나 우편물의 포장, 심지어는 세탁소에서 세탁물에 씌우는 보호 비닐, 음식물에 씌우는 랩 등등... 그나마 동네 구멍 가게나 수퍼, 재래 시장에서 물건을 사면 대형 마트에서보다 쓰레기가 조금은 덜 나온다. 동네 과일 가게에서 과일을 사면 그냥 과일만 갖고 오지만, 편의점이나 대형 마트에서는 사과 두 개만 사도 상당한 양의 포장 공해가 고스란히 따라온다. 그리고 마트에서는 꼭 필요한 것보다 쓸데없이 많이 사게 된다.


우리 동네 수퍼에서는 비닐 봉투에 식료품 담아주는 것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고객들이 싫어할까봐 봉투값도 받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비닐 필요 없어요." 라고 말한다. 그러나 가끔씩은 나도 예상하지 못할만큼 구매한 물건의 부피가 커지는 경우가 생기고 그럴 때에는 어쩔 수 없이 비닐 봉지를 사용하게 된다. 가끔씩은 장바구니를 미리 준비해가는데, 이게 습관이 안 되어 그냥 무계획적으로 장보러 뛰어나가는 경우가 꽤 많다.


비닐이 땅 속에서 썩기까지는 최대 500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리고 땅 속에 버려진 비닐들은 물과 공기의 유통을 차단하여 식물이 자라지 못하게 하고, 토양의 질도 나빠진다고 한다. 소비자로서 내가 사용하는 비닐의 양도 이렇게 엄청난 것을 생각하면 정말 한숨이 나온다. 사실 전혀 포장하지 않은 상품이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포기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생산자와 소비자, 유통업자 모두 포장의 공해를 줄이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개별 소비자로서는 뭘 할 수 있을까? 그리 많지는 않겠지만, 얼른 생각나는 것들로는... 과대 포장이 되지 않은 유통 경로가 단순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 꼭 필요한 것만을 소비하는 것, 계획적인 소비를 하는 것, 장바구니를 사용하는 것, 비닐 봉지나 종이 가방 사용을 거부하는 것 정도? 어쨌든 포장 쓰레기로 인해 좁은 집에 사는 나도 숨이 막힐 지경이다.

2007-11-04

거대한 검은 커넥션?

김용철 전 삼성 법무 팀장이 천주교 정의 구현 전국 사제단에 밝힌 내용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충격적이다. 삼성의 영향력은 정치, 언론, 정부, 학계 등 모든 힘 있는 사람들에게 닿아 있는 것 같다. 그러니 이렇게 세상이 발칵 뒤집힐만큼 썩은 냄새가 진동하고, 역겹고 구린 정황들이 제시되어도, 기자실 통폐합에 맞서 언론 자유(?)의 목소리를 높이던 주요 신문들은 지금까지도 모른 척 하고 있고, 신정아, 변양균 사건에는 그렇게 빨리 움직이던 검찰은 수사할 생각을 안 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삼성으로부터 밉보여 광고가 떨어져나가면 언론사 생존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을 감수하고도 용감하게 관련 사실을 전하는 몇몇 소수 신문사와 언론들의 외침이 애처롭기만 하다. 주요 언론사들의 비겁하고 의도적인 외면과 직무 유기, 침묵 가운데에서도 자발적인 수많은 블로거들이 삼성의 문제를 의미있게 다루고 있고, 블로거들을 이어주는 블로고스피어를 통해 그들이 교류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대다수 네티즌들이 잠재적인 범죄자로 보이는 한나라당의 정두언 의원 같은 사람에게는 눈에 가시같겠지만... 아무튼 얼마나 거대한 검은 커넥션이 숨어 있길래 대한민국의 대표 입들과 손들이 입다물고 뒷짐지고 있는 것일까? 가만히 있으면, 곳곳에 포진된 삼성 사람들에 의해 이번에도 역사에 묻혀버리진 않을까?

2007-10-22

신디사이저를 무료로 드립니다.

2007년 10월 22일 월요일 저녁 8시 2분에 추가: 죄송합니다. 생각보다 관심을 가진 분이 많아서 드릴 분이 바로 결정이 되었습니다. 제일 먼저 연락 주신 분에게 드리기로 약속했습니다. 감사합니다.


GS1000 synthesizer제가 가지고 있으면서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들었던 엘지전자의 GS1000 신디사이저를 무료로 드립니다. 제품이 아마 지난 1995년경에 출시되었고, 제가 1996년 즈음에 중고로 정확히 65만원에 구입했습니다. 그 당시 신제품 가격은 120만원 정도 했을 것입니다.


조건


무료로 드리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제품이 상당히 무겁고(본체가 13.8kg) 크기 때문에 택배로 보내드리기 어렵습니다. 직접 와서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여기는 경기도 오산입니다. 가져가실 분은 개인 메일(sshin90 골뱅이 야후 쩜 씨오 쩜 케이알)이나 댓글로 연락주십시오.


포함된 것들


건반 본체, 엑스(X)자 모양 받침대(다리), 서스테인 페달, 전원 케이블(220볼트), 보면대, 운반용 가방(품질이 조악합니다.), 사용 설명서, 소니 다이나믹 마이크 F-VX600


건반


5 옥타브의 61개의 플라스틱 건반이 있습니다. 건반 세기는 인식을 하지만 무게가 너무 가볍고 터치감이 전혀 나지 않기 때문에 빠른 피아노곡이나, 클래식 음악처럼 익스프레션을 세밀하게 조정해서 치는 것은 좀 어렵습니다. 그리고 C6(높은 도) 근처의 두 세 개의 건반이 약간 고장났습니다. 매번은 아니고 가끔씩 건반에서 손가락을 뗄 때에 음이 한 번 더 나오는 현상이 생깁니다.


음색


그럼에도 "신디사이저"라는 이름을 그래도 붙인 이유는, 지금 봐도 상당히 막강한 기능과 꽤 괜찮은 음색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레이어(layer)라 불리우는 음색 혼합, 패닝(panning, 좌우 음량 조정), 센트(cent) 단위로 조정 가능한 피치(pitch), 톤(음색의 밝기), 떨림(modulation)의 속도와 깊이, 각종 리버브(reverb)와 코러스(chorus) 효과는 물론이고, 엔빌로우프(소리의 어택(attack), 디케이(decay), 서스테인(sustain), 릴리스(release))까지 그래프를 보면서 조정 가능한 음색 편집 기능이 있습니다. 기본적인 GM 128음색과 편집 가능한 사용자 음색 128개, 그리고 8개의 드럼 킷을 내장하고 있으며, 16 채널 미디 연주가 가능하니, 건반 기능은 차치하고 그냥 미디 사운드 모듈로 쓰더라도 큰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녹음


녹음은 6개의 트랙으로 가능하고, 악보나 피아노롤(piano-roll)로 편집이 가능하고, 내장 메모리 또는 플로피 디스크에 저장 가능합니다. 리듬은 98개의 기본 리듬과 98개의 사용자 정의 리듬이 있고, 8개까지 사용자 정의의 반주 스타일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작업들은 대부분 PC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거의 써보진 않았습니다.


스테이지 피아노 기능


무대에서 사용하기 좋게 8개의 드럼 패드가 있고, 여기에 음색 셋트를 32개까지 저장해놓고 바로 불러서 쓸 수 있습니다. 피치 벤드(pitch bend)와 모듈레이션 휠(modulation wheel)이 달렸는데, 제가 중고로 구입할 때부터 모듈레이션 휠이 고장나 있어서 한 번도 써보질 못했습니다. 물론 미디 인, 아웃, 쓰루(through)와 헤드폰, 에코 조정 가능한 마이크, 라인 인, 아웃 단자 기본으로 다 있습니다. 친구로부터 받은 서스테인 페달이 있는데, 달그닥 소리가 워낙 심해서 조용한 곳에서는 쓰지 못합니다. 음, 그리고 15와트짜리 스피커가 두 개 내장되어 있습니다.


그 밖에


그 밖에 뭐가 있을까요? 내장 데모곡과 음악 선생님(music teacher) 기능이 있고, 손가락 연습용 곡들이 몇 개 있습니다. 정말 쓸 데 없는 기능이지요. 동시 발음수는 24인데 그 당시로서는 대단한 거였지만 요즈음 나오는 악기들에 비하면 한참 낮습니다. 그러나 어차피 이 건반으로 페달이 많이 들어간 어려운 클래식 피아노 곡을 연주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24 동시발음수가 특별히 부족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열에 한 번 정도 전원을 올릴 때에 메모리가 리셋되는 현상이 생깁니다. 그러면 메모리에 저장해놓은 셋팅이나 곡들이 초기화됩니다.


실제 연주된 악기 소리


아마 어떤 소리가 나는지가 제일 궁금하실 것입니다. 예전에 제가 녹음했던 몇 개의 곡을 들어보고 판단해보십시오. 기계적으로 조작하지 않고, 직접 실시간으로 GS1000으로 연주한 것입니다.




곡 이름사용 음색기타
해벗누리Glock Piano(?), ViolaGS1000에서 2트랙으로 저장하고 PC로 녹음
영화 뮬란(Mulan) 중 리플렉션(Reflection)ElPiano 2, Glock Piano
언제나 시작은 눈물로 앨범에서 잘 가오 그대Nylon Guitar, SynthStr2
오페라 까발레리아 루스띠까나 중 간주곡MellowViol, Slow Strings
ReminiscencePiano 1녹음을 잘 못해서 잡음이 끼었음.
뮤지컬 캣츠 중 메모리Piano 1
애니메이션 라퓨타 주제곡Piano 1, Stereo Piano
평창 사람들에게(동요 무궁화를 변형)Piano 1, Stereo Piano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중 밤의 음악GlockPiano, ElPiano 1
영화 아이스 캐슬(Ice Castle) 중 Looking through the eyes of loveElPiano 1

2007-10-14

Feed crashed! Feedburner subscriber disappeared!

오랜만에 피드버너(Feedburner.com)에 들어가서 내 피드 현황을 확인해보니 갑자기 구독자가 0이 되었습니다ㅠㅠ. 그래서 제가 쓰는 RSS 리더를 총 동원해 테스트를 해보았습니다. 피드 버너(feedburner.com), 구글 리더(www.google.com/reader), 블로그라인스(bloglines.com), 한RSS(hanrss.com), 다음의 한메일(daum.net), 마이 야후(my.yahoo.com), 오페라 브라우저에 내장된 구독기,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내장된 구독기, 파이어폭스에 내장된 구독기, 올블로그(allblog.net), 그리고 피드 밸리데이터(feedvalidator.org) 등으로 모두 검사를 해보았는데, 모두 다 안 되고, 오직 브라우저에 내장된 구독기만 작동을 합니다.


워드프레스 피드 부분 소스가 잘못 되었나 몇 번을 봐도 답이 안 나오더군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많은 시간을 들여 워드프레스를 2.3으로 업그레이드했는데도...!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워드프레스 문제가 아니라면 아주 옛날 옛적에 홈페이지에 만든 제로보드 게시판에 붙은 RSS 피드는 잘 잡히는지 검사해보았습니다. 음... 제로보드 게시판에 붙은 피드도 작동을 안 하더군요. 아니 옛날 홈페이지는 소스 손보지 않은지가 수만년은 지났는데 어떻게 갑자기 이런 일이...


그렇다면 잠정 결론은 며칠 전에 호스팅 업체가 옮겨준 서버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겠군요. 모든 피드 검사기의 주요 에러 메시지가 대략 피드 URL이 틀린 것 같다., 서버 시간 초과 이런 식으로 나오는 것으로 봐서 호스팅 업체의 PHP 서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혹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아시는 분 좀 도와주십시오.


Although there seems to be no errors in my feed URL or feeding XML source, both RSS and ATOM feeds are not working properly especially for the users of web-based RSS aggregator. A server misconfiguration or any unknown reason is suspected to cause this feed error and I asked my web hosting provider to check this. If you are a subscriber of my blog, your RSS reader will not update any posts from my blog for the time being. I feel really sorry about this.


October 17, 2007: Some aggregators including Google Reader, Bloglines, Allblog, and Feedburner returned to the normal status although I lost some subscribers. Feed Validator, My Yahoo! still cannot recognize the feed. Plus, the loading speed of the web pages became much slower again. Hosting provider seemed to do something on my request.

2007-09-29

버마 사람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버마의 시민들이 시위대에 박수를 보내는 모습 (출처: 내사랑 미얀마)


군사 독재 45년을 참아온 버마(미얀마)의 민중 항쟁이 무자비한 탄압을 받고 있습니다.


1980년 5월 시위대에게 주먹밥을 건네는 한 시민 (출처: 광주 민중 항쟁의 시각 언어 공장)


80년 5월 우리네 이웃들은 시민군들에게 주먹밥을 건네주며 힘을 보태주었습니다.


1987년 6월 시위대에게 환호하는 시민들 (출처: 인터넷 6월 항쟁 기념관)


87년 6월 빌딩에 있는 시민들은 거리의 시위대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내주었습니다.


버마 사람들이 고립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줄 때입니다. 그들과 비슷한 고통을 겪었던 한국 사람들의 연대와 지지를 통해서 말입니다.



관련 사이트


2007-09-28

영남이를 만나다.

영남이 (김영남 감독)


초등학교 때에 가장 친했던 친구 중에 한 명인 영남이를 만났다. 하드 코어 컴퓨터 프로그래머에서 영화 감독으로 변신한 그의 이야기를 다시 들을 수 있었고, 다음 작품에 대한 구상, 한국 영화 시장과 저예산 영화에 대한 생각, 10년 후의 비전, 현재의 고민과 걱정거리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흔히 이런 직업을 가진 사람은 이런 성향의 사람이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그는 아직 세상과 사람에 대한 겸손하고 진지한 자세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회사라는 경직된 조직에서 눈 앞의 소시민적 행복에 연연하던 나에게 또 하나의 소시민이지만, 자신이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영화로 풀어내는 예술가, 영남이를 통해 행복의 다른 측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2007-09-01

Mind your posture

I am in the middle of two day workshop, Powerful Presentations. Although I had fairly much experience in delivering presentations in English I did not know that I had a serious problem in my gesture and posture. All the participants of the workshop had a chance to video-taped their own presentation practice and reviewed the recorded video together. I was surprised that I used such an insecure posture and unnatural gesture. They said this non-verbal, but visual or vocal aspects have much more impact on the effectiveness of one's presentation. I had just thought that the message, the verbal message was the key to the presentation until now.


Be aware of yourself. That was today's one big lesson. I hope I will be able to hook another tomorrow.


Fortunately, on the second day, people agreed that I had a very good facial expression when giving a presentation.

2007-08-22

불을 끄고 별을 켜다, 바로 내일(22일)!

제 4회 에너지의 날: 8월22일 시청앞 광장에서 만나요오는 8월22일은 제4회 에너지의 날입니다. 에너지 시민 연대에서는 22일 밤 9시에 단 5분만이라도 동시에 불을 끄고 에너지 절약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행사를 합니다. 낮 2시부터는 한 시간만 에어컨을 끕니다. 서울의 도심 한 가운데에서는 주변 건물들이 소등 행사에 동참하여 불 꺼진 도심에서 별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2020명의 일반 시민이 언플러그드 음악을 대표하는 통기타 합주도 하여 기네스 기록에 도전할 예정입니다. 저는 아쉽게도 평일 저녁이라 시간이 안 되어 서울까진 못 가지만, 집에서 불을 끄고 주변에 정신없이 번쩍거리는 네온 사인이 얼마나 꺼지는지 볼랍니다.


22일 오후 2시, 밤 9시입니다. 5분간 불을 끄고 잊지 못할 도심의 밤을 만들어봅시다!

Two inspirational quotes

EBS 라디오의 영어 방송, 현석과 애나의 귀가 트이는 영어, 조오제의 토익 리스닝, 이보영의 포켓 잉글리시, 김대균의 뉴 토익 한 오 분 정도. 요기까지가 내가 아침에 출근 준비하면서 들을 수 있는 라디오 방송이다. 날마다 듣지만 건성으로 듣다 보니 영어는 거의 패~쓰 하고 해석했던 우리말만 몇 개 건지게 되는데... '귀가 트이는 영어'에서는 기억해두면 좋을만한 인용구를 소개하면서 방송을 끝맺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까먹었지만 오늘 들은 것 하나와 예전에 들은 것 하나를 적어놓는다.


A pessimist sees the difficulty in every opportunity; an optimist sees the opportunity in every difficulty.


The biggest room in the world is the room for improvement.


인터넷을 찾아보니 위의 말은 처칠이 한 말이고, 밑엣 말은 누가 한 말인지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