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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4

불확실한 미래를 기대와 설렘으로 만드는, 용기!

용기이러닝 담당자 교류회에 갔다가 책을 하나 받았습니다. 원래는 유영만 교수님이 특강을 하시기로 되어 있었는데 일정이 변경되고 대신 이 "용기"라는 책을 얻어왔습니다. 보아하니 두께도 얇고, 그림도 많고, 읽기 쉬울 것 같아서 지금 읽고 있는 책 두어 권을 다 덮어버리고 요걸 먼저 읽게 되었습니다. 우선 저자는 교육공학을 전공하신 분인데 이런 종류의 대중 서적 집필이나 대중 강연을 비교적 많이 하신 분입니다. 그중에 몇 번 들어봤는데 솔직히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강연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책을 대할 때 굳이 비판의 쌍심지를 치켜들고 보는 대신에 되도록이면 겸손하게, 나의 머리와 가슴을 비워두고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나영재와 오대범이라는 두 명의 인물이 나와서 대화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인물의 작명도 그렇고, 실생활에서 있을 수 있는 전형적인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그것을 해결해주는 튜터를 등장시키는 것도 모두가 마치 우리 나라에서 많이 보는 스토리텔링식의 이러닝 과정을 책으로 옮겨 놓은 것 같습니다. 요즈음 이러닝 하는 사람들은 "스토리텔링"이 화제 거리입니다. 물론 이건 이러닝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다른 자기 계발 서적들과 달리 스토리텔링식으로 책 전체를 구성한 것은 참 재미있었습니다. 비록 스토리가 아주 흥미진진하진 않았지만 말이죠.


우리가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게 되는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7가지 용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렇지요. 저도 해보지도 않고 미리 걱정하고, 해보지 않은 것 때문에 더 후회하는 어리석음을 많이 범해왔습니다. 누구나 현재의 선택이 옳은 것인지, 미래에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지는 잘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선택이란 행동으로 옮겨야 의미가 있습니다. 재고 또 재는 신중함도 중요하지만 그러다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시간이 흘러간 뒤 후회하면 뭣하겠습니까? 행동으로 옮기려면 자신감과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 자신감과 용기는 불확실한 세상과 끝없이 일어나는 변화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책 속에서 오대범 선생은 이렇게 말합니다.


사실 세상이 모두 확실하게 밝혀져 있고,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 그만큼 재미없는 인생도 없을 거야.


No-Where! 짙은 안개 속엔 나의 길이 없다고 생각하지 말자. Now-Here! 바로 지금 여기가 나의 길이다!

2007-12-13

기대하지 않았던... 넘치는 유쾌함, 헤어스프레이

헤어스프레이주중에 하루 휴가를 냈습니다. 그동안 밀렸던 은행 일들을 끝내기 위해 시외 버스까지 타고 왔다갔다 하며 오늘 하루만 은행을 다섯 군데나 돌았습니다. 그렇게 모든 일을 마치고 오산에 돌아왔는데 웬지 그냥 집에 들어가기엔 아까운 것 같아, 영화관에 들러 시간 되는 것으로 선택한 영화가 바로 헤어스프레이! 포스터를 보아하니 웬 촌스러운 여자가 전면에 웃고 있는 것이, 분명히 삼류 코메디일거라고 생각하고 들어갔습니다. 언제나처럼 오산의 영화관은 자리가 남아돌기 때문에 가장 보기 좋은 자리에 턱 하니 앉아서 느긋하게 영화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드디어 짠~


"안녕, 볼티모어(Good morning, Baltimore)"라는 노래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게 가만히 듣고 있자니 상당히 기분 좋게 만들고, 귓가에 착 달라붙습니다. 음, 심상치 않은 영화일 것 같은 예감이 들었죠. 처음부터 끝까지 유쾌, 통쾌, 상쾌한 춤과 음악들이 멈추질 않습니다. 주인공은 트레이시는 외모로는 볼품없는 뚱보 소녀이지만, 낙관적이고, 낭만적이고, 재능이 넘치며, 희망적인 미래에서 현재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벨 소리를 들을 수 있고(I can hear the bell), 불합리한 관행과 관습을 바꾸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험가이자, 탐험가이고, 혁신주의자입니다.


영화에서 나오는 복고적인 의상과 머리 모양, 그리고 춤과 노래, 사람들의 대화, 흑백 텔레비젼를 통해 현존하는 세계 최대 강국인 미국의 옛날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1960년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Welcome to the 60's)"라는 재미있는 노래를 통해 그 때에 미국이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21세기 시각으로 보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 그 당시에는 불가능했었더군요. 흑인과 백인이 사랑을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거니와, 흑인과 백인이 함께 TV에 나올 수도 없고, "검둥이의 날(negro day)"이 지정되어 그 때엔 흑인들만 따로 TV에 나오는 참 어처구니 없는 시대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불합리한 것들은 평등한 세상이 미래이고 대세라는 믿음을 가진 주인공과 흑인들의 투쟁에 의해 바뀌어갑니다. 아마 몇 십년이 지나서 우리가 현재를 뒤돌아보면, 우리도 똑같은 생각을 할 지 모르겠습니다. 그 때가 되면 지금은 이단자나 몽상가로 찍히는 사람들이 미래에는 선구자(frontier)로 인식될지도 모르지요.


아무튼 기대하지 않았던 수작이었습니다. 영화 보는 내내 재미있고, 유쾌하며, 영화 보고 나면 스트레스가 확 날아갑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로 만들어서인지, 노래가 참 많이 나옵니다. 그리고 노래가 영화를 지배하다보니 영화 속 대사, 메시지, 표현이 함축적이고, 비유적이며, 위트있고, 감동적인 것들이 많습니다. 어디서 노래 가사나 영화 대본을 구하고 싶어집니다. 아직 영화의 장면들이 따끈따끈한 상태일 때에 몇 개를 까먹기 전에 얼른 정리해보았습니다.


볼티모어 꽃게 아가씨(Miss Baltimore Crabs)
이것은 그냥 기억나는 재미있는 영어 표현입니다. 우리 나라에서 지역 특산물과 연계해서 무슨 지역 고추 아가씨 선발 대회가 있었던 것처럼, 미국에서는 볼티모어 꽃게 아가씨라는 표현을 쓰나보네요.
사랑이 없는 인생은 여름이 없는 계절이고, 드러머가 빠진 록큰롤이다 (Without love, life is the season without summer, rock 'n' roll without drummer.)
그 밖에도 사랑이 없는 삶이 뭐와 같다가 몇 개 더 있었는데, 이게 가장 기억에 남는군요.
체크 무늬를 만들자! (Do the checkerboard!)
이건 흑인 시위대가 피켓에 써놓은 메시지 중에 하나입니다. 백이 있으면 흑이 있어야 조화가 된다는 참 재미있는 표현입니다. 또 하나 재미있었던 표현은 "TV는 흑과 백이 다 있다 (TV is black and white)"라는 것이었습니다. 요즘 같으면 이렇게 안하고 "TV has colors!" 정도로 쓰지 않았을까요? ㅋㅋ
당신은 나의 영원한 사랑! (You are my timeless to me.)
주인공 트레이시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부르는 노래 가운데 나오는 가사입니다. 영원하다는 표현에 참 가슴이 찡하게 만드는 노래였습니다.
이것이 미래다! (This is the future!)
흑인과 백인이 함께 어우러져 신나게 춤추는 것이 생방송으로 나가는 것을 멈추라고 말하는 방송국 매니저 벨마에게 쇼 호스트인 코니가 거절하며 내뱉은 짧은 한 마디!
빅 사이즈 전문 옷가게 (hefty shop?)
정확한 표현이 잘 기억나질 않는데, 아무튼 헤프티만 생각나네요. 그런 가게가 따로 있다는 것도 재미있고, 헤프티라는 표현을 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온라인에서 온통 어거스트 러쉬가 화제이던데... 아직 못 봤습니다. 그러나, 헤어스프레이! 강추입니다.

2007-12-10

여유있게 걷게 친구

이 노래는 금호 오비 합창단 연습하면서 불렀던 곡인데, 무대에는 오르지 못하고 연습만 하다 흐지부지된 많은 곡들 가운데 하나이다. 대부분의 연습곡이 무슨 교회의 코랄이나 초급 화성학 문제처럼, 다이나믹하지 않은 곡들이었는데, 몇 안 되는 다이나믹이 좀 있는 곡이어서 매우 좋아하는 곡이다. 신나게 불러야 하지만, 빨라지면 않되고, 가사처럼 여유있게 불러야 한다. 악보상으로는 사분음표가 1분에 60에서 66정도 되는 속도라고 하니까 진짜로 "여유"있게 천천히 불러야 하는데, 그보다는 약간 빠르게 쳐보았다. 먼저 피아노 반주 부분을 CLP-270의 기본 피아노로 녹음하고, 그것을 틀어놓고, 합창 부분을 얹어서 바로 곰 녹음기로 녹음했다. 이 노래처럼, 내일 일어날 일들을 걱정하지 않고, 여유있게 걸어가며 사람들의 말을 들어볼 수 있는 삶이 되기를 희망하며...


곡, 연주 정보


  • 작사/작곡: 돈 베지그(Don Besig) 작곡, 김동현 역사
  • 연주 악기: 야마하 CLP-270 (Grand Piano 1, XG Voice Oh, SynthString)
  • 녹음: 곰 녹음기 (비트 전송률 192Kbps, 오디오 샘플 레이트 44KHz, MP3)
  • 연주 시간: 3분 21초
  • 여유있게 걷게 친구 들어보기

가장 끝 네 마디에서 점점 느리게(리타르단도) 해야 하는데 합창 부분과 피아노가 어긋나고 말았네요. 자기가 연주한 것인데도, 아무런 시각적인 단서 없이 오로지 두 개의 연주를 완벽하게 맞추기가 무척 어렵더군요. 그래서 두 사람이 같이 호흡을 맞추며 연주할 때는 서로 눈빛과 몸짓을 교환하는 것이, 여러 사람이 연주할 때는 지휘자의 역할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가사


여유있게 걷게 친구
그 길을 따라서 걸어갈 때
내일 일어날 일들을 걱정하지 마요
오늘로 충분하니까
여유있게 걸어가며
사람들의 말 들어보아요.
꿈보다 더 큰 삶에서 뜻을 찾아봐요
우리의 모습을 찾아요 날마다
매일 아침 떠오르는 저 태양
바라보며 새날을 감사해요
시간따라 찾아봐요 혼자서 할수 있는 일을
생각해요 친구 그 일들을 놓치지 마세요
기회를 잡아요 인생이란 만드는것
시작해요 날마다 신나게
기회올 때 새롭게 시작해 봐요
믿고 하면 꼭 승리할 수 있어.
높은 야망 하늘까지 열성 다해 꼭 이루세요
생각해봐 친구 그 일들을 놓치지 마세요
기회를 잡아요 인생이란 만드는것
시작해봐 날마다 신나게
새로운 삶 날마다

2007-12-02

포장의 딜레마

오랜만에 신발장을 정리하는면서, 내가 지금까지 모아놓은 비닐 봉지가 이렇게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시장이나 편의점 등에서 물건을 사면서 받은 비닐 봉지, 속옷을 포장하는 비닐, 전자제품 포장 비닐, 회사에서 쓰는 보안용 비닐 봉지, 제과점에서 빵 담아주는 비닐, 시에서 나오는 쓰레기 봉투에 이르기까지 정말로 많은 양의 비닐이 있었다. 사실은 서울에서 이사오면서 버리지 못한 비닐부터 시작해 정말 많은 비닐 봉지가 쌓였다. 이런 비닐들은 여행이나 등산 갈 때에 장비나 옷을 분류해서 담거나, 쓰레기를 모으는 데에 쓰고, 또, 집에서는 공식 쓰레기 봉투에 담기 전에 쓰레기들을 임시로 담아두는 데에도 쓰고, 무척 열심히 써서 없애려고 해도 쌓이는 양이 쓰는 양을 따라가지 못한다.


포장이 상품을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고, 쉽게 운반할 수 있게 하고, 예쁘게 보이게도 하고, 오래 보관하거나 진열할 수 있게 하고, 상품을 구별할 수 있게 하는 매우 중요한 수단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도 무슨 물건을 하나 구입하게 되면, 거기에서 나오는 포장지 쓰레기가 정말 장난 아니다. 동네에서 구입하는 케이크, 계란, 두부, 와이셔츠, 속옷, 전자 제품에서 나오는 엄청난 양의 포장지, 포장 비닐, 플라스틱, 스티로폼과, 그것들을 담는 종이 가방, 비닐, 택배나 우편물의 포장, 심지어는 세탁소에서 세탁물에 씌우는 보호 비닐, 음식물에 씌우는 랩 등등... 그나마 동네 구멍 가게나 수퍼, 재래 시장에서 물건을 사면 대형 마트에서보다 쓰레기가 조금은 덜 나온다. 동네 과일 가게에서 과일을 사면 그냥 과일만 갖고 오지만, 편의점이나 대형 마트에서는 사과 두 개만 사도 상당한 양의 포장 공해가 고스란히 따라온다. 그리고 마트에서는 꼭 필요한 것보다 쓸데없이 많이 사게 된다.


우리 동네 수퍼에서는 비닐 봉투에 식료품 담아주는 것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고객들이 싫어할까봐 봉투값도 받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비닐 필요 없어요." 라고 말한다. 그러나 가끔씩은 나도 예상하지 못할만큼 구매한 물건의 부피가 커지는 경우가 생기고 그럴 때에는 어쩔 수 없이 비닐 봉지를 사용하게 된다. 가끔씩은 장바구니를 미리 준비해가는데, 이게 습관이 안 되어 그냥 무계획적으로 장보러 뛰어나가는 경우가 꽤 많다.


비닐이 땅 속에서 썩기까지는 최대 500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리고 땅 속에 버려진 비닐들은 물과 공기의 유통을 차단하여 식물이 자라지 못하게 하고, 토양의 질도 나빠진다고 한다. 소비자로서 내가 사용하는 비닐의 양도 이렇게 엄청난 것을 생각하면 정말 한숨이 나온다. 사실 전혀 포장하지 않은 상품이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포기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생산자와 소비자, 유통업자 모두 포장의 공해를 줄이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개별 소비자로서는 뭘 할 수 있을까? 그리 많지는 않겠지만, 얼른 생각나는 것들로는... 과대 포장이 되지 않은 유통 경로가 단순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 꼭 필요한 것만을 소비하는 것, 계획적인 소비를 하는 것, 장바구니를 사용하는 것, 비닐 봉지나 종이 가방 사용을 거부하는 것 정도? 어쨌든 포장 쓰레기로 인해 좁은 집에 사는 나도 숨이 막힐 지경이다.

2007-11-23

Beautiful Dreamer (포스터, 꿈길에서)

Here is another piano practice with my new digital piano, Yamaha Clavinova CLP-270. Stephen Foster's Beautiful Dreamer is short and easy to play but quite an adorable tune. I recorded the piano part first and then added the melody with "Recorder" patch from XG of CLP-270. CLP-270, actually, provides extremely poor XG set :-(. The "Recorder" is one of the most distinguished among the full of mediocre instruments. I feel sorry for my clumsy fingering and slightly asynchronous notes between the melody and accompaniment as a result.


Listen to Beautiful Dreamer

2007-11-10

내 마음 속의 엘가, 사랑의 인사

디지털 피아노를 샀다. 10년간 써오던 키보드를 보내고, 그 빈 자리가 너무 허전했는지 생각보다 훨씬 빨리 저지르고 말았다. 국내에서 구입 가능한 범위에서는 꽤 알아주는 야마하의 고급 기종인 CLP-270을 선택했는데, 집에 도착하고 몇 번 쳐보니 실망이 무척 컸다. 아무리 디지털 피아노가 좋아졌다 해도, 어쿠스틱 피아노의 풍부한 배음과 자연스러운 울림, 다이나믹한 연주의 즐거움을 느낄 수가 없었고, 어딘지 모르게 답답했다. 중음역대는 샘플링이 촘촘하게 되었는지 상당히 좋은 소리가 났지만, 저음역대와 고음역대는 급격하게 순하지 않고 높이를 알기 어려운 타악기같은 소리가 났다. 몇 시간 동안 쳐보면서 "이건 아니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지만, 또 그렇게 시간이 가다 보니, 내 귀가 그 소리에 익숙해진 건지 그런대로 적응이 되었다. 그리고 61건반 키보드에 비하면, 터치감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았으므로 좋은 점만 생각하기로 했다.


몇 가지를 시도해보다가, 첫 녹음곡으로 엘가의 사랑의 인사를 골랐다. 피아노 솔로로 할 수 없는 곡이기도 하려니와, 내 마음 속에 있는 기억에 의존해서 제멋대로 바꾸고, 복잡하고 어려운 부분은 생략하고, 왜곡한 "짜가" 버전이다. 녹음이 끝나고 실제 원곡은 어떨까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더니 세상에! 원곡은 마(E)장조였다. 마장조는 샾이 네 개나 붙어서 나에게는 아주 날카롭다는 선입관을 주는 조성인데, 내 마음 속에는 왜 증4도(또는 감5도)로 가장 거리가 먼 내림나(Bb) 장조로 남아있었을까? 어쨌든 엉터리 내림 나장조의 피아노 솔로로 바꾼, 엘가의 사랑의 인사로 새 피아노와 인사하였다.


엘가의 사랑의 인사 듣기

2007-11-04

거대한 검은 커넥션?

김용철 전 삼성 법무 팀장이 천주교 정의 구현 전국 사제단에 밝힌 내용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충격적이다. 삼성의 영향력은 정치, 언론, 정부, 학계 등 모든 힘 있는 사람들에게 닿아 있는 것 같다. 그러니 이렇게 세상이 발칵 뒤집힐만큼 썩은 냄새가 진동하고, 역겹고 구린 정황들이 제시되어도, 기자실 통폐합에 맞서 언론 자유(?)의 목소리를 높이던 주요 신문들은 지금까지도 모른 척 하고 있고, 신정아, 변양균 사건에는 그렇게 빨리 움직이던 검찰은 수사할 생각을 안 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삼성으로부터 밉보여 광고가 떨어져나가면 언론사 생존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을 감수하고도 용감하게 관련 사실을 전하는 몇몇 소수 신문사와 언론들의 외침이 애처롭기만 하다. 주요 언론사들의 비겁하고 의도적인 외면과 직무 유기, 침묵 가운데에서도 자발적인 수많은 블로거들이 삼성의 문제를 의미있게 다루고 있고, 블로거들을 이어주는 블로고스피어를 통해 그들이 교류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대다수 네티즌들이 잠재적인 범죄자로 보이는 한나라당의 정두언 의원 같은 사람에게는 눈에 가시같겠지만... 아무튼 얼마나 거대한 검은 커넥션이 숨어 있길래 대한민국의 대표 입들과 손들이 입다물고 뒷짐지고 있는 것일까? 가만히 있으면, 곳곳에 포진된 삼성 사람들에 의해 이번에도 역사에 묻혀버리진 않을까?

2007-10-22

신디사이저를 무료로 드립니다.

2007년 10월 22일 월요일 저녁 8시 2분에 추가: 죄송합니다. 생각보다 관심을 가진 분이 많아서 드릴 분이 바로 결정이 되었습니다. 제일 먼저 연락 주신 분에게 드리기로 약속했습니다. 감사합니다.


GS1000 synthesizer제가 가지고 있으면서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들었던 엘지전자의 GS1000 신디사이저를 무료로 드립니다. 제품이 아마 지난 1995년경에 출시되었고, 제가 1996년 즈음에 중고로 정확히 65만원에 구입했습니다. 그 당시 신제품 가격은 120만원 정도 했을 것입니다.


조건


무료로 드리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제품이 상당히 무겁고(본체가 13.8kg) 크기 때문에 택배로 보내드리기 어렵습니다. 직접 와서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여기는 경기도 오산입니다. 가져가실 분은 개인 메일(sshin90 골뱅이 야후 쩜 씨오 쩜 케이알)이나 댓글로 연락주십시오.


포함된 것들


건반 본체, 엑스(X)자 모양 받침대(다리), 서스테인 페달, 전원 케이블(220볼트), 보면대, 운반용 가방(품질이 조악합니다.), 사용 설명서, 소니 다이나믹 마이크 F-VX600


건반


5 옥타브의 61개의 플라스틱 건반이 있습니다. 건반 세기는 인식을 하지만 무게가 너무 가볍고 터치감이 전혀 나지 않기 때문에 빠른 피아노곡이나, 클래식 음악처럼 익스프레션을 세밀하게 조정해서 치는 것은 좀 어렵습니다. 그리고 C6(높은 도) 근처의 두 세 개의 건반이 약간 고장났습니다. 매번은 아니고 가끔씩 건반에서 손가락을 뗄 때에 음이 한 번 더 나오는 현상이 생깁니다.


음색


그럼에도 "신디사이저"라는 이름을 그래도 붙인 이유는, 지금 봐도 상당히 막강한 기능과 꽤 괜찮은 음색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레이어(layer)라 불리우는 음색 혼합, 패닝(panning, 좌우 음량 조정), 센트(cent) 단위로 조정 가능한 피치(pitch), 톤(음색의 밝기), 떨림(modulation)의 속도와 깊이, 각종 리버브(reverb)와 코러스(chorus) 효과는 물론이고, 엔빌로우프(소리의 어택(attack), 디케이(decay), 서스테인(sustain), 릴리스(release))까지 그래프를 보면서 조정 가능한 음색 편집 기능이 있습니다. 기본적인 GM 128음색과 편집 가능한 사용자 음색 128개, 그리고 8개의 드럼 킷을 내장하고 있으며, 16 채널 미디 연주가 가능하니, 건반 기능은 차치하고 그냥 미디 사운드 모듈로 쓰더라도 큰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녹음


녹음은 6개의 트랙으로 가능하고, 악보나 피아노롤(piano-roll)로 편집이 가능하고, 내장 메모리 또는 플로피 디스크에 저장 가능합니다. 리듬은 98개의 기본 리듬과 98개의 사용자 정의 리듬이 있고, 8개까지 사용자 정의의 반주 스타일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작업들은 대부분 PC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거의 써보진 않았습니다.


스테이지 피아노 기능


무대에서 사용하기 좋게 8개의 드럼 패드가 있고, 여기에 음색 셋트를 32개까지 저장해놓고 바로 불러서 쓸 수 있습니다. 피치 벤드(pitch bend)와 모듈레이션 휠(modulation wheel)이 달렸는데, 제가 중고로 구입할 때부터 모듈레이션 휠이 고장나 있어서 한 번도 써보질 못했습니다. 물론 미디 인, 아웃, 쓰루(through)와 헤드폰, 에코 조정 가능한 마이크, 라인 인, 아웃 단자 기본으로 다 있습니다. 친구로부터 받은 서스테인 페달이 있는데, 달그닥 소리가 워낙 심해서 조용한 곳에서는 쓰지 못합니다. 음, 그리고 15와트짜리 스피커가 두 개 내장되어 있습니다.


그 밖에


그 밖에 뭐가 있을까요? 내장 데모곡과 음악 선생님(music teacher) 기능이 있고, 손가락 연습용 곡들이 몇 개 있습니다. 정말 쓸 데 없는 기능이지요. 동시 발음수는 24인데 그 당시로서는 대단한 거였지만 요즈음 나오는 악기들에 비하면 한참 낮습니다. 그러나 어차피 이 건반으로 페달이 많이 들어간 어려운 클래식 피아노 곡을 연주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24 동시발음수가 특별히 부족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열에 한 번 정도 전원을 올릴 때에 메모리가 리셋되는 현상이 생깁니다. 그러면 메모리에 저장해놓은 셋팅이나 곡들이 초기화됩니다.


실제 연주된 악기 소리


아마 어떤 소리가 나는지가 제일 궁금하실 것입니다. 예전에 제가 녹음했던 몇 개의 곡을 들어보고 판단해보십시오. 기계적으로 조작하지 않고, 직접 실시간으로 GS1000으로 연주한 것입니다.




곡 이름사용 음색기타
해벗누리Glock Piano(?), ViolaGS1000에서 2트랙으로 저장하고 PC로 녹음
영화 뮬란(Mulan) 중 리플렉션(Reflection)ElPiano 2, Glock Piano
언제나 시작은 눈물로 앨범에서 잘 가오 그대Nylon Guitar, SynthStr2
오페라 까발레리아 루스띠까나 중 간주곡MellowViol, Slow Strings
ReminiscencePiano 1녹음을 잘 못해서 잡음이 끼었음.
뮤지컬 캣츠 중 메모리Piano 1
애니메이션 라퓨타 주제곡Piano 1, Stereo Piano
평창 사람들에게(동요 무궁화를 변형)Piano 1, Stereo Piano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중 밤의 음악GlockPiano, ElPiano 1
영화 아이스 캐슬(Ice Castle) 중 Looking through the eyes of loveElPiano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