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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02

『메타필링』을 읽고

메타필링: 성공과 행복을 결정짓는 감정의 기술 (송오현, 김성태)
메타필링: 성공과 행복을 결정짓는 감정의 기술 (송오현, 김성태)

책을 주의깊게 다 읽었지만, 나는 아직도 메타필링이 뭔지, 감성지능과의 차이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메타가 붙은 이유가, 자기 감정을 인지하고, 이름붙일 수 있는 능력을 특별히 지칭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기의 긍정적, 부정적 감정을 의식적으로 조절한다는 뜻인지, 아니면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하는 특별한 능력을 말하는 것인지 도통 모르겠다. 감정, 감성이 자율신경계의 반응인지, 아니면 의식적으로 조절 가능한 행동과 실천 영역인지도 더 혼란스러워졌다.

신경과학, 심리학, 건축학, 동물 행동 연구, 사회학, 문학, 철학 등 방대한 영역의 매우 많은 문헌들을 탐색하고 그 시사점을 엮어내려고 한 것 같다. 수많은 문헌과 연구를 인용하여 주장을 펼쳐가고 있지만, "왜" 그 맥락에서 그 연구를 인용해야 했는지에 대한 집요한 성찰이 과연 있었을까? 그 많은 실험, 분석, 조사의 풍성함과 정교함은 사라지고, 한 두 마디로 요약된 연구의 결론들은 빈약하고 피상적인 껍데기만 남아서 끝없이 나열되어 있다. 그리고 그 결론에서 과잉 일반화하거나 소위 자기계발서에서 자주 나오는 "좋은 말" 시사점을 너무 성급하게 뽑아내고 있다. "공감", "긍정", "경청", "객관적~~" 등의 요소들이 건강한 삶, 좋은 인간 관계, 바람직한 리더십, 긍정적 조직문화, 종업원 만족도, 성과 향상 등에 정적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들의 인용은 그다지 새롭지도, 신선하지도 않다.

오히려, 신선하고 새로운 것은, 이를테면, 우리가 몰랐던 "공감"의 부정적 측면(예를 들면, 지나친 공감이 내집단 편파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을 사실 증거와 에피소드, 스토리를 통해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한다"와 같은 저자의 주장을 전하는 논설과, "이것을 매일 하는 게 좋다"는 자기개발서의 논조와, "이런 연구 결과가 있었다"는 과학적 지식을 채워주려는 세 가지 목적 사이에서 애매한 줄타기를 하고 있지만, 어떤 목적도 나에게는 와닿지 않았다.

마지막에 부록으로 첨부된 "메타필링 감성지능 측정 설문지"가 과연 얼마나 쓸모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문항들을 자세히 보면, 극단적인 자기 보고 형식인데, 그것도 행동의 빈도나 어떤 상황에서 이런 반응을 주로 한다와 같이 그나마 어느 정도 사실적인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나는 대화 중 분위기나 상대방의 감정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한다."와 같이 자신의 능력을 자기 보고에 의해 측정하는 듯한 문항들이 대부분이다. 마치 IQ 검사를 "나는 큰 숫자들의 곱셈을 암산으로 빠르게 할 수 있다."와 같은 문항으로 검사하려는 것과 같아 보인다.

2025-04-23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기리며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선종하셨습니다. 2014년에 한국에 오셨을 때, 병자와 빈자와 상처 받은 사람들을 향했던 교황님의 관심과 위로가 아직도 따뜻하고 아련하게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권력을 가졌지만 휘두르지 않고, 명예로운 자리에 있었으나 자랑하지 않고, 낮은 곳을 향하여 겸손과 온유와 사랑을 보여주신 그의 삶을 묵상해봅니다. 저는 그와 닮은 삶을 살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런 삶을 살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더 나은 세상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마세요."라고 하신 말씀처럼 그가 뿌려놓은 사랑이 저에게도 오래도록 빛이 되고, 길이 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위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8월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에 앞서 카퍼레이드를 하던 중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김영오 씨를 위로하고 있다. 2014.8.16 (사진 출처: 천주교 교황방한위원회, 연합뉴스)



예전에 작업했던 음악 2개를 골라봤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성인이라 불리는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삶을 영화로 만든 "Brother Sun, Sister Moon"이라는 영화의 주제가의 메인 멜로디를 피아노 솔로로 편곡한 것입니다.

Brother Sun, Sister Moon – Donovan by Greg SHIN

더 오래 전에 이것을 피아노로 스케치했었는데, 악보로 만들면서 조금 달라졌습니다.

Brother Sun, Sister Moon 주제곡 멜로디 피아노 연주 (Box.com)


두 번째 곡은, 2014년 교황님이 한국에 오셨을 때, 그의 방문을 기념하여 노영심이 만든 노래, "코이노니아 (우리 모두 선물이 된다)" 입니다. 

코이노니아 (우리 모두 선물이 된다) – 노영심 by Greg SHIN